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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9년 5월 25일




일단 멍하니 페리에서 내렸는데


사쿠라지마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1) 차가 있다면 걱정 없이 차로 다니면 되고 2) 없다면 사쿠라지마 순환버스를 타면 된다. 문제는 순환버스라는 게 30분 배차 간격이라는 것? ^ㅅ^ 그리고 관광객들로 미어 터진다는 것...? 하지만 이건 이부스키의 1시간에 비하면 대단히 합리적인 배차였다....


우선 그 순환버스라는 걸 타러 밖으로 나왔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안내 데스크에서 지도라도 한 장 얻어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또 사쿠라지마에서 사람들이 가고 보는 곳은 어차피 다 똑같기 때문에 나처럼 암 생각 없이 나와도 지장은 없다..



어쩐지 입구부터 빠칭코 가게가 반겨줌


버스 정류장은 선착장 바깥으로 나와서 50m 정도 걷다 보면 바로 눈앞에 있었다. 하선하자마자 뛰어왔어야 정시에 버스를 탈 수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미 버스는 만차여서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출근길 9호선 바이브 느껴야겠냐고....그러느니 무의미한 30분을 택할래요.....



결국 아까 섬으로 들어오며 봤던 신사나 구경해 보기로 한다

츠키요미 신사라니 이름이 참 예쁘네 (月讀)




헥 근데 어쩐지 오르막길인데요 속은 기분

그치만 바다가 보이는 신사라니 일단은 용서하자...



귀여운 스티커도 있고



작고 아무도 없는 내부. 인기척이 1도 느껴지지 않는 게 괜히 무서워서 호다닥 내려왔다



그치만 역시 바다 최고입니다



★바★다★

정류장에 앉아서 남은 15분 정도를 보내고 버스를 탔다. 역시나 아까와 같이 만차 상태로 출발.



사쿠라지마 로쏜은 어쩐지 특이하게 저런 갈색이었는데 이유가 있었을까나




달려라 버스



겨우 차지한 자리. 이 순간 이후로 순환버스를 앉아서 탄 적은 없었다..


*

사쿠라지마에는 유명한 전망대가 3개 정도 있는데, 원래는 그 중 첫 번째인 가라스지마 전망대에서 내리려 했다. 그치만 막상 엉덩이 붙이고 앉으니 너무 편해서...(오전에 돌핀포트까지 걷는다고 그새 피곤했나 보다) 어..? 어어?? 하다 보니 우리 버스는 다음 전망광장인 아카미즈를 향해 가고 있었음..



그래서 어쩌다 보니 여기 내렸다. 더군다나 사람들도 여기 와장창 내려서 정신없이 떠밀려 내리게 됨.



아니 근데 풍경 실화

ㅣ시

실화입니까...여기 뭐냐구요....여기 그냥 무슨 가고시마 출신 가수가 라이브 콘서트 해서 유명해진 광장 아니어요.....? 그런데 이 들판은 뭐고 예쁘게 보이는 저 바다는 뭐에요...



이 세상 평화로움이 아니었다



삼각대 시동



뒷편으로는 화산 전망대 답게 분화구가 보인다. 사실 사쿠라지마 섬 어딜 가든지 분화구가 보일 것 같기는 하다만



이게 사실 아카미즈 광장의 랜드마크임. 콘서트 기념비 같은 것인데

나에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주변의 스고이한 경치였다...꜀( ˊ̠˂˃ˋ̠ )꜆ 시간이 30분 밖에 없었던 게 아쉬울 정도





한참 이런 저런 사진 찍으면서 즐겼다. 노래도 듣고 싶었는데 카메라들과 셀카봉 삼각대, 그리고 이어폰을 함께 다루는 건 무리데스였으므로 포기




표정 왜 화났냐고 눈부셨던 거니




여기가 바로 힐링 맛집...아카미즈 전망대..★



곳곳에 대피소 안내가 있는 걸 보니 역시 활화산 섬이 맞구나



그렇게 햄보카게 구경하고 시간 맞춰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줄을 섰다. 가고시마 여행은 대부분 버스 배차간격과의 싸움이 되는데 (....) 그러다 보니 이게 여유로운 여행인지 바쁜 여행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

순환버스 노선도가 뜻밖에 잘 나와서 TMI....

많이들 가시는 건 1번에서 출발해서 4번 족욕탕, 5번 가라스지마 전망대, 6번 아카미즈 광장, 11번 유노히라 전망대이고. 4번은 사실 페리 터미널에서 걸어가도 10분이면 되었다. 나도 쭉 한바퀴 돌고 1번으로 돌아온 담에 내려서 걸어감



여기서 연기 나오는 것도 보고 감격

시간 맞춰 딱 도착한 버스를 타고 유노히라 전망대로 출발했다


이번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서 갔다. 유노히라 전망대는 사쿠라지마 분화구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던데, 그래서인지 버스는 꽤나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다. 길은 구불구불하고 험했고, 버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달려서 (가끔 보면 일본 기사님들은 정말 운전 천재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안전바를 꽉 쥐게 되었다.



아카미즈 광장에서 20분쯤 달려서 도착



가장 가까운 전망대라고는 하는데 솔직한 소감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는 것....
왔으니 사진 몇 장 찍어주고 (저 돌 앞에는 줄 2메다는 서서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었으므로 포기함)





의문의 장독대


순환버스가 여기서는 15분 정도 정차해서 사진 찍는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일부러 30분을 보낼 필요는 없었다.

TMI지만 원래 사쿠라지마 순환버스는 정류장마다 15분 정도씩 정차 시간을 줬다는데, 이런 저런 문제로 지금은 여기서만 정차 시간을 준다. 아마 관광객들이 내릴 때 자리를 맡는다거나 (왠지 생각만 해도 혈압 오름) 집합 시간을 잘 안 지킨다거나 그래서였겠지. 그러지 좀 말자...



이렇게 귀여운 울 순환버스 힘들게 하지 말라구욧 ㅠㅠ


*

돌아오는 버스도 한참 동안 언덕길을 거칠게 내려왔고 안전봉 잡느라 손에 쥐 났다

만약에 여길 차로 왔으면 나는 순환버스 때문에 운전하기 무서웠을 거야....암튼 무사히 항구까지 돌아왔다. 근처에 사쿠라지마를 보며 족욕할 수 있는 곳이 있다길래 걸어가 보기로 했다.

위치~~



가고시마 선착장에서 미리 사온 이로하스 모모. 일본 올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먹는 것 같다



사쿠라지마에서는 엑타로 찍었는데 결과물들 보니까 막 엄~~청 특별히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내 실력이 후진 탓인가요 ㅠㅠ



여기는 레인보우 센터라는 곳이었는데 비수기에는 주민들 스포츠 센터? 성수기에는 사쿠라지마 단체 관광이나 수학여행차 사람들이 오면 단체 숙소로 쓰는 곳...? 아무튼 이 때는 영업 중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한산해 보였다. 지방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8~90년대 쯤 국내여행이 해외여행보다 접근성이 낮았을 때 성업했던 가게들의 느낌이었달까... 다음날 간 이부스키에서도 이런 분위기의 장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다는 야속하게도 예쁘네



족욕장까지 가려면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어야 했는데 중간에 떼껄룩도 만남. 역시나 만만찮은 상대의 필름 도둑이어서 나는 여기 쪼그려 앉아서 힘들게 초점을 맞췄다..



유유히 다니는 페리들




이미 다들 어떻게 알고 오는지 ㅋㅋㅋㅋㅋ 사람들이 많았다. 그건 그렇고 사쿠라지마에 중국인 관광객들 엄청 많아서 신기하였음

물은 생각보다 안 뜨거워서 한여름에도 햇살이 너무 따갑지만 않다면 시도해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버스 타고 다니느라 그리 많이 걷진 않았지만 따땃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천년의 피로가 풀려씁니다 ㅠㅜㅜ 하아 이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네




바다까지 족욕장이 쭉 이어져 있었다. 이런 경치를 보면서 발 담그고 앉아 있을 수 있는데 무료라니요ㅠㅠ 내 26년 인생 중 최고 가성비다 



나가는 길. 유료 낚시터도 있었다. 나 뭔가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의 이런 느낌이 너무 좋은데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하지....어릴 때 아빠 손 잡고 와본 적 있는 것 같은 느낌?






이런 저런 풍경들 보면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약간 웃긴 일도 있었는뎈ㅋㅋㅋㅋ 더위에 쩔어서 인상 쓰면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때마침 밖으로 나온 어느 할아버지가 ‘이쪽으로 가면 ~~~가 나오는교?’ 하고 내게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어쩐지 외국만 나가면 오만 사람들이 다 길 물어보는데 정작 현지인 아닌 유형 = 나)


그래서 아앗 제가 여기 사람이 아니어서요...라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일본어 문장 구사력이 그 정도 레벨까지는 안 나오는 비루한 학습자인지라..,,그냥 ‘스미마세엥~~니혼고가 데끼마셍까라....’라고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이 유창한 억양으로 말했더니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데끼루쟝~~~!!! (할줄 알잖어!!!!)’ 하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배 잡고 웃었다. 죄송해요 할부지...볼일 잘 보시고 가고시마 돌아가셨길...



하씨 넘 웃었더니 배 당겼다



다음 페리까지 10여분이 남아 있었는데 문득 재 아이스크림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배에서 우동 먹을 것이었으므로 참았습니다.

승무원들 눈치를 한 번 보니 미리 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물어보고 바로 배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가는 길에 보는 사쿠라지마 항구도 또 어처구니 없이 예뻐...



카케우동 1그릇 주문. 특별할 거 없는 그냥 우동이지만 넘 맛있었다



호로롤롤롥 먹으니 배가 출발하기 전에 완식할 수 있었음

혹시 사쿠라지마 페리에서 꼭 우동을 먹고 싶은데 15분 동안 흔들리는 배에서 먹기가 망설여지는 사람이 있다면 미리 타서 드세여..★



이윽고 배는 사쿠라지마를 떠나 가고시마로 돌아간다. 사쿠라지마에서 너무 행복하고 만조쿠스러운 한 때를 보내서 아쉬운 생각마저 들지 않았다.






밖에서 좀 알짱거리면서 바다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 이렇게나 금방 도착하는 거리인데 아까 올 때 탔던 요리미치 크루즈가 새삼 얼마나 열심히 빙빙 돌며 다니는 배인지 이제야 알겠다..





우리 배를 맞이해주는 풍경들


내려서 어딜 가 볼까나 하다가 일단 텐몬칸 역으로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선착장 의자에 앉아서 구글지도 검색을 하다가 어떤 싱가폴 여행객들에게 길도 알려드리고 (뮤지엄 어딨냐고 물어보셨는데 모르겠어서 관광 안내소로 토스했는데 어쩐지 감사 인사는 내가 더 많이 받았다 촤핫..)



시티 투어 버스 타는 곳으로 갔는데 와 이것도 지옥의 30분 배차간격이네. 결국 노면전차 역까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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