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2일 드디어 두 자리 째로 접어드는 여행일수. 앞으로 가야 할 곳들이 더 많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 그리고 답지 않게 부지런했던 여행 초반부와는 달리 이맘때의 나는 매일이 늦잠이었다. 모처럼 8시 반까지 푹 자고 일어났다. 샤워기 수압은 여전히 말도 안 되게 강하고, 너무 사치스러운 거 아닌가 괜시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한참 샤워를 하고 나서야 언니와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도 자리로 가져다 주시고 꽤나 맛있기까지 했던 내 기준 가성비 짱짱 호텔...흑 * 오늘은 어찌 보면 카리브해 여행의 하이라이트랄까. 칸쿤 해변에 가는 날이다. 뚤룸과 플라야 델 까르멘 바다에 발을 디딘 건 칸쿤에 오기 위해서였지만, 며칠째 카리브해를 보고 있으니 그놈이 그놈 아닐까 하는 ..
2014년 12월 11일 * 아무것도 안한 날~~ 전날 밤에 들어온 언니와 한껏 늦잠 자고 점심이나 먹어야지 하며 우선 밖으로 나온다. 이곳은 플라야 델 까르멘의 카오산 로드(?)로 알려진 곳이다. 온갖 기념품 가게와 수영복 매장 등이 널려 있는 곳 카오산 로드 자체도 거품이 심하다던데 그럼 여긴 거의 버블 이코노미 수준인 걸까 방황 끝에 점심은 피자로 낙점 베지테리언 피자로 먹었는데 진심 최고...짱맛... 처음 D.F에 왔을 때 나르디랑 먹었던 피자부터 시작해서 멕시코에서 먹어본 피자는 지금까지 다 맛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 북미의 피자 클라쓰인가요 (????) (+) 역시 여행자들이 많은 동네는 채식주의자용 메뉴가 많아서 뭐랄까... 여행 당시의 나는 베지테리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피부에 와 닿는 편..
2014년 12월 10일 카리브 해에서의 여행도 슬슬 막바지로 접어든다. 오늘은 이런 저런 일들 ㅡ 바야돌리드에서 한량짓, 뚤룸에서 카드 분실 등등 ㅡ 로 미처 방문하지 못했던 뚤룸의 마야 유적지를 가보기로 했다. 마침 플라야 델 까르멘의 해변이 이틀 동안 즐길 정도로 맘에 들진 않았고, 동행 언니도 아직 뚤룸 피라미드를 가 보지 않았고, 언니가 여행하며 알게 된 이탈리안 아조씨가 이날 렌트카로 뚤룸에 간다고 하여 냉큼 차를 얻어타고 함께 출발하게 되었다. but.. 만나기로 한 거리에 나가서 아저씨를 기다렸으나 그는 어찌된 일인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즈 디스 이탈리안 타임....? 결국 우리가 렌터카 샵까지 가서 아저씨를 직접 픽업했다 30분쯤 달려 금방 도착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미친 듯이 넓..
2014년 12월 9일 (많이는 못 즐겼다) * 드디어 플라야 델 까르멘에서의 제대로 된 아침이 밝았다 YAY 전날 너무 개고생을 하며 다녀서 그런지 몸을 일으킬 기운이 없었다.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침대 위에 펼쳐놓은 소듕한 침낭 안으로 더욱 더 온 몸을 말아 넣었다. 그렇게 9시까지 잤을까.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긴 아침을 주지 않는 곳이었으므로, 언니와 나는 가까스로 침낭에서 빠져나와 길거리로 향했다. 플라야 델 까르멘 해변 근처의 식당들은 대개 비싸다.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한 바닷가 지역을 벗어나 실제 시내 중심가로 조금만 향해도 가격이 점점 내려가는 걸 체감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걸어갈 여력이 없었으므로. 그냥 숙소 5분 거리의 비싼 식당에 들어왔다. 구운 식빵과 커피가 5..
2014년 12월 8일 새벽 6시에 띡띡거리는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싸이언 폴더폰 쓰던 시절... 굿모닝 알람에 잠이 깨던 고3 때엔 늘 개운하게 일어났던 것 같은데, 어쩐지 스마트폰 알람 소리는 맥이 빠진단 말여.... 하며 온갖 뻘생각 끝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간밤 날씨가 많이 흐려 있었기에 일출이 안 보이면 어쩌지 어쩌지 했지만 wow.. 딱 일출 시간에 맞춰 나왔더니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었다 ㅠㅠ 다들 곤히 자고 있는지 뚤룸 해변에는 나 혼자 뿐이었고, 파도소리와 새소리를 제외하면 주변은 한없이 고요했다. 아니 이 좋은 걸 나만 보고 있네. 한편으로는 이 풍경을 나 혼자 보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기뻐져 왔다. 나란 인간 생각보다 소유욕이 강한 것이었을까.. 새벽의 기분 좋은..
2014년 12월 7일 Mama's home 호스텔에서 눈을 뜨자마자 엄습하는 추위. 나는 지금 유카탄인데 왜 춥지....하고 주섬주섬 침낭 밖으로 나왔다.아니 침낭???? 내가 왜 침낭 안에 있지???? 도미토리의 풍경은 전례 없는 난장판이었고 에어컨은 더없이 씽씽 돌아가고 있었다. 최소 5시간은 멈춤 없이 18도로 돌아갔을 것 같은 추위. 내 옆 침대에는 서양 남녀가....(*ଘ(੭*ˊᵕˋ)੭* ੈ♡‧₊˚ 에라이 그만 하자 암튼 배가 고프니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호르헤 아저씨가 빛의 속도로 만들어 가져다 주신 과일+요거트+무슬리+꿀의 조합 마침 내려온 도미토리 멤버들과 진상 조사를 한 결과 범인은 내 윗침대에서 자던 사람이었다. 에어컨 리모콘을 자기 배에 깔고 자버리는 바람에 우리 모두는 얼어 죽을 ..
계속해서 2014년 12월 6일 해질녘 바야돌리드에서 탄 버스는 두 시간을 씽씽 달려 뚤룸 Tulum 에 도착했다. 좌회전도 우회전도 한 번 없이 그저 평탄한 도로를 달리는 여정이었다. 물놀이 후 무척 노곤하고 나른한 상태였음에도 그 점이 신기해서 한숨도 자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카탄과 킨타나 로오Qunitana Roo 주는 왜 죄다 도로가 이런 식으로 나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치첸이사-바야돌리드-뚤룸까지, 그리고 뚤룸-플라야 델 카르멘-칸쿤까지 이르는 모든 길은 그저 일직선이다. 개발이 안 된 상태였다가 뒤늦게 관광지로 개발되며 아직 교통망이 정비 중인 건지 조심스레 추측해 보다가 아? 생각해보니 한국도 고속도로들은 다 그렇자너? 멍충이인가??? 하며 이상한 깨달음을 (....) 얻고 ..
계속해서 2014년 12월 6일 *바야돌리드를 많은 여행자들이 거쳐 가는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근처의 아름다운 세노떼들을 보기 위함이다. 마을에서 차로 10분, 자전거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니 (대부분의 세노떼들이 투어로 가야 하는 위치라는 걸 상기해 봤을 때) 굉장히 솔깃하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 따위는 탈 수 없는....배워도 배워도 앞으로 페달을 밟지 못하는.....무능력자......그렇지만 원래 여행지에 오면 알 수 없는 패기가 솟아나는 법이다. 호스텔에서 워낙 싼 가격에 자전거를 빌려주길래 미친 척 하고 한 번 밟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객사할 것을 염려한 호스텔 스탭 언니가 '차도 옆길을 씽씽 달려야 해!!! peligroso!!' 라고 해줘서 이내 ..
2014년 12월 6일, 종강 후 여행 4일째 바야돌리드에서의 첫 아침이다.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식만 먹고 곧바로 뚤룸으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전날 호스텔 스탭에게 받은 지도 때문에 오전부터 나는 매우 망설이고 있었다....다름이 아니라 바야돌리드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멋진 세노떼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려 두 개나! 메리다에서 위경련 + 과제로 자의와는 상관 없이 요양을 하느라 못 갔던 세노떼라니 따흑....그리고. 전날 해지기 전에 호다닥 둘러봤던 바야돌리드 시내의 모습도 눈에 아른거렸다. 아 나 그러고보니 어제 데낄라만 마시고 그냥 집에 와 버려서 초콜릿 시식도 못 해봤네. 에라이. 어차피 앞으로 며칠은 실컷 볼 카리브해 바다니까 오늘 하루쯤은 포기해도 되겠지. 하며 바야돌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