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2015년 1월 21일 * 칠레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 아르마스 광장에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던 내 남미여행 마지막 동행.. B오빠와 함께 펭귄이 사는 막달레나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을 타러 간다. 선착장에는 역시나 물구나무 서서 봐도 관광객인 것 같은 사람들 절반, 칠레 현지인들 같았던 사람들이 절반. 하긴 산티아고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젤란 펭귄🐧으로 가득 찬 섬은 아무래도 신기하겠지 표를 살 때 점원에게 얘길 들었던 대로 배는 무척이나 컸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배에 줄지어 탔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전부 수용하고도 한참 남을 정도의 크기 덕분에 가는 내내 갑판을 전세 내며 바다 사진을 백장은 찍은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배로 마젤란 해협을 건너고 있어...(울컥🥺) 낮게 날아가던 갈매기들 시..
2015년 1월 21일 글로리아 아주머니네에서 먹는 여행 50일째의 아침. 뜨끈한 빵과 치즈 두 조각, 그리고 핫초코와 따끈한 우유를 내어 주셨다. * 오늘은 칠레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교환학생 학기 종강 후 여행을 가야지! 하고 결심하고 계획표를 짰을 때까지만 해도 딱히 '50일 동안 여행해야지' 라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딱 50일을 맞춰 여행하고 멕시코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떠나 향한 곳은, 산티아고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는 푼타 아레나스. 처음 푸에르토 몬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을 때도 '참 낯선 이름이다' 라고 생각했던 그 도시로 돌아간다. 여행일수가 길어질수록 어째 무거워지기만 하는 (나 되게 열심히 옷가지 버리고 다녔는데 기념품들 때..
계속해서 2015년 1월 20일 와! 살아 돌아왔다! 비몽사몽간에 도착한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버스 터미널을 나와 마을로 돌아간다. 시내 중심가와 마을 사이에는 사진에 보이는 가파른 오르막길 언덕이 있는데, 3일 전의 내게는 마치 파이네로 가는 버스에 타기 위해 넘어야 하는 예비 등산 실습처럼 느껴졌다. 4일치 짐을 매고 헐렁한 등산화를 어설프게 신고 이곳을 올라가던 그때의 나는 '아 디졌다... 큰일났네...' 하고 생각했지만. 파이네를 정복하고 난 지금은 이 언덕 위에서 여유롭게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었구나 ✌️😉 새삼스럽지만 참 아름다운 마을이야. 트레커들로 북적이는 곳만 아니라면 살아보고 싶은 곳인데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였고 김귤희의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였다. 배낭 따위 당장 바닥에 던..
2015년 1월 20일 칠레노 캠핑장에서 이르게 시작하는 이날의 일정 *드디어 4일간의 대장정.. 내 22년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던 토레스 델 파이네 W트레킹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늘은 W코스를 왼쪽(서쪽)에서 오른쪽(동쪽)으로 시작한 최대의 이유가 되는 날. 바로 라스 토레스의 일출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그 말인즉슨 새벽부터 일어나 약 2시간 반 정도를 등반해야 한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해도 뜨지 않은 캄캄한 신새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김귤희는 그 당연한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휴대폰 후레시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맨몸으로 이곳에 왔던...것...이다....쓰다 보니 이 어이없는 패기는 뭔가 싶어서 당황스럽네 😳 다행스럽게도, 전날 같은 일정으로 칠레노까지 왔고 또 같은 산장에 묵..
2015년 1월 19일 김귤희 만으로 23살 되었던 날 전날 13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뻗었던 쿠에르노스 산장에서 시작한다 아침은 따끈하게 수프 데워 먹기. 미역국 대신 브로콜리 수프라니나탈레스 Unimarc에서 대충 집어 온 인스턴트 수프들인데 생각보다 맛있었던 것 같다. 하긴 그렇게 걷고 뭔들 맛이 없겠어 숙소에 걸려 있던 귀여운 가방 쿠에르노스 산장에서 인상 깊었던 건 다른 게 아니라 위치 그 자체였다. 바로 옆에 그림 같은 호수가 있기 때문.떠들썩한 파이네 산장과는 달리 조용한 산속에 있어서 더 평화로운 느낌.. 여유가 있다면 여기 하루 묵으면서 주변 산책도 하고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트레킹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갈 길 바쁜 한국인은 오늘도 그저 배낭 짊어지고 갈 길을 간다..
계속해서 2015년 1월 18일 이탈리아노 캠핑장에 짐을 던져놓고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향해 본다이 여정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맨몸으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야 출발부터 엄청난 자태의 파이네 봉우리가 반겨준다 언제 봐도 놀라웠던 파이네 국립공원 안의 물 색깔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가는 계곡의 이름은 Valle de Frances 즉 프랑스 계곡으로 불린다. 어째서 칠레 최남단에 프랑스 이름이 들어간 계곡과, 왠지 영국의 향기가 나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가 있을까. 아무튼 이 프랑스 계곡을 따라 브리타니코로 올라가는 트레킹 코스는 날씨운에 따라 천지차이라고 한다. 돌길을 따라 쭈욱 기어올라가는 길이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전망대에 도착할 때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길만 이어지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2015년 1월 18일 *W트레킹 두 번째 날! 파이네 산장을 떠나 브리타니코 전망대를 거쳐, 쿠에르노스 산장까지 이동하는 날이다이날은 저질체력 김귤희에게 최대 고비였던 날이기도 한데 🤭 W트레킹은 텐트 없이 시작한 이상 무조건 산장을 예약해야 한다. 성수기에 그냥 가면 자리가 없기 때문😓 산장 예약비는 무조건 선입금이었고 (2달 전 멕시코에서 전부 입금처리했다) 당일 예약 취소는 2015년 기준 불가했다😥 따라서 일단 길을 떠난 이상... 예약된 산장까지는 무조건 가야만 하는 것이었다😭 나탈레스 시내는 10시쯤 해가 졌지만 여긴 산이기 때문에 일몰 시간은 -1~2시간으로 계산해야 했고🥺 뭣보다 산에서 해가 지니 줜나게 무서웠던 것이다. 전날 그레이 빙하에서 돌아오며 언니들과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뭐 이..
2015년 1월 17일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의 W트레킹이 시작되는 날 트레킹 내내 제대로 일기를 쓰지 못해 기억도 기록도 빈약해서 아쉽다. 근데 뭐 산속에서 멋진 경치 보며 걷기만 했으니 딱히 에피소드도 없지만 0ㅅ0 눈을 뜨자마자 한 일은 전전날 미리 사놓은 푸에르토 나탈레스-토레스 델 파이네 왕복표를 배낭 옆주머니에 찔러 넣는 것이었다. 후다닥 씻고, 로비에서 팔던 레몬 쿠키를 하나 사서 같은 방을 썼던 사람들과 함께 나탈레스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대충 사이즈만 맞으면 되겠지 하며 빌렸던 등산화는 생각보다 컸고, 터미널로 가기 위해 넘어야 했던 어마무시한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부터 이미 발목이 저릿해 오기 시작했다. 아 큰일이네. 4일동안 이걸 신고 10시간씩 걸어야 한다니. 두어 시간 정도 달렸..
2015년 1월 16일 45일째 아침. 릴리 파타고니코의 푹신한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간밤 같은 방을 썼던 이스라엘 친구들은 새벽부터 우르르 트레킹을 하러 나갔고. 주변의 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 눈을 비비적거리며 샤워를 하러 가니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고 있었다. 칠레에 와서 이런 바람직한 샤워를 할 수 있었던 곳은 라세레나와 발파라이소 단 두 곳 뿐이었는데 어째서였을까. 볼리비아와 페루에서의 물 온도가 더 따뜻했던 건... GDP와 샤워 물 온도는 정비례하지 않았던 걸까. 아무튼 오랜만에 화장실 거울에 김이 서리는 걸 목격하여 마냥 기뻤다. *씨리얼과 식빵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 있자니 식탁에 굴러다니던 오렌지 하나가 보였다. 다음날부터 시작될 W트레킹이 나를 하루에 몇 시간이나 걷게 만들지는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