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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6년 8월 19일

 

 

 

 

우에노 공원 옆의 무사시노라는 돈카츠 집으로 고고싱

 

 

가는 길에 파칭코 가게가 있었는데

운좋게(?) 내가 지나갈 때 문이 화아알짝 열려 내부를 보아 버렸다...사스가 파칭코의 나라 일본...

 

 

골목 안쪽에 숨어 있던 무사시노에 도착. 바람직한 외관이다.

 

 

여행객들도 많이 오는 집인지 영어가 병기되어 있었다. 아 잘 찾아왔구나 (?) 싶었던 순간

 

*

이날 신은 테바 샌들이 하루종일 내 발과 잘 맞지 않고 말썽이라,, 우에노 공원에서 걸어오는 내내 정말 피곤했지만. 가게에 도착하니 피로나 힘듦이나 뭐 그런 것들은 싹 사라져 버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규모에, 매장 한가운데 주방을 빙 두르고 있는 바 형태의 식탁에는 누가 봐도 동네 주민인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두 일본 할머니들 사이에 끼어앉은 캉코쿠진도 조용히 히레까스를 주문하고 입을 닫습니다. 왠지 스마트폰 만지는 것조차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기에. 한참을 갈색 탁자만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등장한 히레까스. 런치 특선으로 1000엔에 저렴하게 맛볼 수 있었다. 밥에 국까지 주셔서 넘나 풍족하고 좋았던 것...

 

 

그리고 이거 존맛탱이었답니다. 돼지고기임에도 불구하고 한 입 먹자마자 고기가 녹아서 사라지는 현상이 ㅠㅠㅠㅠㅠ 

일본식 밑반찬 잘 못 먹는데 배가 넘 고팠는진 몰라도 같이 주신 저 반찬도 맛났고, 미소시루도 그렇고... 심지어 양도 혜자로워서 다 먹고 나니 배가 넘모 불러버렸던 탓에 곧바로 일어나지 못하였고ㅋㅋㅋㅋㅋ 가만히 앉아서 녹차나 홀짝홀짝 마시면서 배를 꺼트리다가 자리를 떴다.


그 와중에 내 맞은편 바에 앉은 아저씨께서 식사를 마치자마자 연신 주방장 아저씨에게 자신이 맛본 돈카츠 중 최고라며 칭찬을 날려주시는 것을 목격. 내가 일본어 문맹이어도 그건 분명 알 수 있었어. 그 뉘앙스는 분명 '이 집 돈까스 잘하네' 였다구....

거기에 깍듯이 허리를 굽히며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주방장님의 모습이 또 인상깊었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본 느낌이랄까. 

 

 

*

다음 목적지는 본디 도쿄대였다. 사실 대학교보다도 오챠노미즈 역의 아스트랄한 전경을 보고픈 맘이 컸다. 

 

오차노미즈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바로 이것임 (출처는 ㄺㅂㄷ위키)

 

초록색 강과 그 위를 어지럽게 교차하며 지나가는 철길들의 왠지 모를 세기말적인 풍경.... 다만 그것이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치만 그 다음 행선지인 오다이바와의 연결이 매우 좋지 않았고, 아침에 너무 늦게 나온 탓에 시간도 없었으므로, 노련한 여행자인 척(?) 일정을 수정했다. 그 일정이란 게 사실 전날 밤에 급하게 짠 거라서 이 모냥입니다 헤헷 ★

 

그리하여 도쿄대는 담에 방문하기로 하고, 일단은 오다이바 行  유리카모메 열차를 탈 수 있는 신바시 역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신바시 근처에는 긴자가 있지요. 아 내가 드뎌 그 유명한 긴자에 가보는구나/ㅁ/ 하며 출발함니다.

 

*

 

 

긴자로 가기 위해서는 우에노오카치마치 역으로 가야 했다.

나는 어쩌다 보니 히로코지 역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잘못 왔다 싶어 화들짝 놀라 다시 계단을 뛰어올라가 오카치마치 역의 입구를 찾아 헤매였지만 알고보니 히로코지와 오카치마치 두 역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고.... 오늘도 머리가 딸려 몸이 고생합니다 몸아 고멘네 ㅠㅠ

 

*

그렇게 무사히 긴자선에 탑승하여 진짜 긴자역으로 출발한다 . . .

 

 

도오챠쿠시마시타

그런데 긴자역에서는 어디로 가야 하지 ㅇ_ㅇ 계획에 없던 방문이라 굉장히 얼떨떨한 상태로 거리로 나선다. 

 

이곳엔 수많은 백화점들이 있었지만 저는 백화점 명품관에 그다지 익숙한 사람이 아니므니다...

백화점 1층의 그 번쩍번쩍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병아리 직장인이 된 지금에도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어서 혼자 가면 병든 치킨처럼 비실비실거리다가 늘 슬쩍 빠져나오곤 하는데 이땐 오죽했겠니

 

 

온통 쇼핑백 아이콘인 긴자의 구글맵이어라

 

그리고 한때 도쿄에서 가장 호화로운 명품거리였던 긴자의 백화점은 그 고급스러움의 정도(!)가 한국 백화점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남색 중절모에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 입은 점원들이 이랏샤이마세-! 하고 꾸벅꾸벅 인사하고 그러는데 내가 어떻게 거길 들어가냐고^_ㅠ 오급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다니는 분들이 들를 것 같은 그런 백화점인걸요....

 

 

그래서 어쨌냐. 뭐 갈 곳 없이 거리를 헤매었다는 것. 몇 군데를 부질없이 들락날락거리다가 거리로 나오고 그랬다. 내가 긴자에서 뭔가를 즐길 거란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지만 정말 이렇게 못 즐기고 있을줄은...

 

*
그렇다면 긴자에서 또 가볼 만한 곳이 어디가 있을까. 여기엔 미도리 스시라는 유명한 스시야의 본점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이미 천국의 히레카츠를 먹고 배가 매우 불러버렸기에 차마 또 스시집에 갈 수는 없었다. 결국 갈 곳은 카페뿐이구나.... 우연히 발견한 도토루 커피 매장에 고향집 돌아온 댕댕이마냥 반갑게 입성하여 보았다.

 

 

이곳이었는데 일년 사이에 폐업했구나 나의 추억 하나가 이렇게...★ㅠㅠ

 

 

도토루에는 역시 토토로 (?)

 

늘 그렇듯 아이스 코히를 주문한다. 먹던 걸로 주세영

맛은 뜻밖의 꿀맛이었고, 더치커피를 기본으로 주는지는 몰라도 꽤 깊은 맛이 나서 놀랐다.

 

*

밍기적거리며 일기도 쓰고, 다음 행선지인 오다이바의 맛집도 찾아보고 (처참할 정도로 없었다고 한다 꺼이꺼이) 하며 내 곳이 아닌 것만 같은 낯선 긴자에서 그나마 무얼 해야 가장 즐거울지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도토루 커피로도 풀어줄 수 없는 긴자의 이질감.. 프랑프랑 매장에 들러볼까 했는데 그것도 왠지 귀찮아졌고. 돌아다니는 것 자체에 현타가 오고. 이틀만에 집 생각;ㅁ;

 

 

그래서 그냥 곧장 신바시역으로 가기로 한다. 한푼이 아까운 그지 여행자이니 걸어가기로 함

가는 길엔 긴자의 고층 건물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어 좋았고, 독특한 조형물 같은 빌딩들이 많았다.

 

 

아찔

 

 

빨간 타쿠시

 

각 나라의 탈것들을 알뜰살뜰 직어오는 게 로망이라고 어째 여행기란 여행기마다 쓰고 다니는 것 같다?! 그치만 그런 건 없구요. 저는 아무래도 축적하는 삶을 살기엔 너무 순간순간을 막 살아가는 사람인가 보다 8ㅅ8

 

 

조금씩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김귤희는 왜 늘 괜찮겠지,,하며 우산을 두고 나오는지? 25년을 같이 살았지만 알 수 없어

 

 

흔한 지하철역 출구의 럭셔리함

 

 

도쿄에선 이런 형태의 횡단보도를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에선 여의도 한 군데에서밖에 못봄

 

 

그렇게 파워워킹하다 보니 긴자의 상징이라는 와코백화점의 시계탑까지 알뜰하게 보게 되었음

 

*

소문난 명품거리 긴자를 탐방한 당시 김귤희의 소감 : 역시 도쿄는 돈을 많이 벌어서 와야겠다

(이번 10월에 직장인 신분으로 가게 되었지만....여전히 긴자 백화점에서 카도를 펑펑 긁는 일은 없을듯 흑흑)

 

 

긴자에서 신바시까진 딸랑 한 정거장이므로 걸어가는 것도 낫밷

 

 

그렇게 신바시까지 씩씩하게 걸어가는데 비가 점점 많이 오는 것이었다. 아 우산을 사야 하나 싶을 정도였지만 또 이내 그쳐주셨다. 

돈 아까워서 참은 보람이 있네. 세상에서 우산 사는 돈이 제일 아깝고 40엔짜리 우산도 사치같고 뭐 그런 것 아니겠니

 

*

무사히 당도하여 오다이바행 유리카모메 열차를 타러 가본다 슈슝

 

 

무려 New Transit 유리카모메라니 KIA 탑승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짜쟌. 지하철 기계들이 자꾸 내 표를 먹고 안 돌려줘서 슬펐는데, 유리카모메는 이러케 영수증까지 예쁜 종이로 인쇄해 주기 때문에~~~ 제아무리 기계가 표를 먹어도~~ 나는 갈매기가 그려진 영수증을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지~~~~ 촤하핳

 

사소한 것에 매우 기뻐하며 플랫폼으로 간다. 유리카모메는 경전철이므로 무조건 1-1에서 앞유리창을 봐야 개이득임

 

 

잰걸음으로 1-1의 맨앞 창가 자리를 쟁취하여따

 

5년 전 오사카에서도 항만 지역에 갈 때 난코 포트타운이라는 무인 전차로 갔던 생각이 난다. 바닷가를 달리는 전철을 무인철로 만드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

햐 멋져라

이날의 일정 중 가장 좋았던 건 유리카모메 탑승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일본이 미래도시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이 유리카모메는 정말이지 ㅠㅠㅠㅠㅠㅠ 특히나 일본의 항구로 가는 길이 유난히 미래적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코하마의 항만 지역 이름도 '미나토미라이'이고....이들은 항만과 바다에 미래가 있다고 봤던 걸까요.


이 아중에 유리카모메의 커브 구간은 굉장히 사정없었고(....) 속도도 겁나 빨라서 거의 무슨 청룡열차급이었다. 전 구간이 고가도로 위를 달리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지상으로부터 상당한 거리를 두고 달릴 수 있어ㅡ대략 건물 5-6층 높이쯤 되려나ㅡ빌딩 숲속을 자유로이 활강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답니다. 쓰고 보니 이거 완전 도심형 롤러코스터 아니냐??!! 응 물론 내리막길은 없어.... 아무튼 꿀잼이니까 담에도 이거 타고 오다이바 가보고 싶다고 생각함.

 

 

그렇게 도심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왼편에 바다가 짜잔. 항구 덕후 김귤희의 가슴이 설레어 오기 시작....설레이는 이마음은 몰가....

 

 

이유 없이 항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Puerto' 글자가 들어간 이름의 동네들을 여행했던 순간들이 남미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구요. 내가 후쿠오카에 가고 싶은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근처에 나카사키가 있기 때문이었구요.... 포항 통영 속초 부산 목포 다 사랑합니다.... 제주도 갔을 때 잠깐 들렀던 모슬포항도 넘 좋았꾸. 구구절절 어떤 포인트를 왜 좋아하는지 써 보자면 뭔가 그 특유의 너저분한 느낌과 비린내가 좋고. 특히 위 사진의 저 느낌... 똑같이 생긴 창고들과 거기에 무미건조하게 붙어 있는 창고 번호 그리고 낡은 선박과 크레인들, 이른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바뀔 때 시야를 뒤덮는 물안개 등등이 넘 좋다ㅠㅠ

 

 

그렇게 한참을 항구뽕에 빠져 있다 보니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기 시작

 

 

슝슝~~

 

 

다리 아래로 요로케 지나간다. 유리카모메 만세 ㅠㅠ

 

 

저멀리 관람차가 보이네

 

 

알 수 없는 것들도 보이네

 

 

오다이바에 가까워 오기 시작한다 으앙 내리기 싫어영,,

 

아무래도 밤에 타는 것보단 낮에 타는게 더 멋진 것 같으니, 나중에 혹시 지인이 탄다고 하면 꼭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의 늦은 오후에 맨 앞자리에 타라고 조언해 주기로 다짐하였다. 하아 유리카모메는 사랑이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 

 

 

이곳에 내려보았다

 

 

사진 필터가 왜 이러냐

남쪽 출구와 북쪽 출구 두 개가 있었는데 대충 북쪽을 찍어 나오니 이런 데크가 나왔고, 나름 선방했구나 싶었다. 본격 오다이바 탐방은 투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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