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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안 가본 동네 탐방하기에 열을 올렸던 7월 중순부터 말까지의 기록
큰 일 안했는데도 왠지 뿌듯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카페에 들렀다가 아사쿠사로 내려가서 나폴리탄 먹고 쿠라마에 구경할 거다 신--나
마츠모토 세이초 소설에 나올 것 같은 철로
아무래도 추리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거죠 과몰입 그만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알게 된 건지 기억도 안 나는 곳들이 구글맵에 찍혀 있곤 한데 그 중 하나였던 곳이다
아침(이라고 하기엔 10시 반이었지만)부터 거의 만석이었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프렌치 토스트 세트를 먹고 있었지만 어쩐지 쉬폰 케잌을 시킨 나
일본 킷사에서 블렌드 커피를 시키면 대개 씁쓸한 것이 나오곤 하는데 이제 거기도 익숙해져서 곧잘 마시곤 한다 (원래는 강경 산미파)
저 커피포트가 타원형으로 납작해서 특이한 모양이었는데 트레이 공간도 많이 안 차지하고 좋았던 것 같음 하나 사올걸 그랬어요
내가 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헛걸 보고 있는건지 아님 진짜 누가 부채를 전봇대에 꽂아놓은 건지 혼란해
오모시로이나
여기 재밌는 동네네요
인파로 가득한 센소지를 최대한 피해서 이날의 목적지인 페브러리 키친으로
도쿄살이 5개월째.. 이젠 제법 인내심이 생겨서 어디 가면 착하게 잘 기다려요
미처 몰랐는데 아사쿠사에 작은 놀이공원이 있었고 페브러리 키친 앞에서 대기하는 내내 미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가운데는 갈라줘야 제맛
나폴리탄도 오믈렛도 너무x100 좋아하는데 그야말로 나를 위한 음식이었다 담에 집에서 해먹을 때 오믈렛 올려서 먹어봐야지
도쿄에 한 5년 정도 살면 전부 가볼 수 있을까..
아무튼 또 열심히 걸어서 아사쿠사 아래의 구라마에로 이동. 요즘 뜨는 동네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일요일에 방문해서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었고
자체 AI가 있어서 몬가 웃겼음
이맘때 한창 일본어 책 사는 거에 꽂혀서 (마치 작년 독일 여행 때 베를린에서 책 와장창 샀던 것처럼..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슬슬 무거운 것들을 사들이기 마련인가 보다)
이곳 저곳 구경하던 와중에 김초엽 책이 있는 걸 보고 반가워서 까치발로 사진 찍었지만 정작 한 권도 안 읽어봤음 MZ 실격
야마시로야 토이샵에 와 보았어요
구경하는 건 역시나 우리 핑크돼지뿐.. 여기 너무 번잡하고 좁아서 이날 이후로 두번 다시 오지 말아야겠다 하고 결심함 ㅋㅋ 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와 이날의 나들이는 종료
아자부다이힐즈는 처음 갔던 순간부터 좋아했고 도쿄를 떠나기 전까지도 틈틈이 갔다
전망대가 무료일 때 와봤어야 했는데 아쉬워
진보초의 라이스카레 만텐에 방문한 날
23년도 가을에 도쿄 놀러왔을 때 가려고 했는데 문 닫아서 실패했던 곳이다
앉자마자 블랙 커피를 내어주는 곳.. 가게를 둘러보면 고로 아저씨가 앉아서 밥 먹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의 장소..
안도 밖도 너무너무 덥고 습했는데 땀 흘리면서 카레 한 접시 비우는 경험 귀하네요
밥 조금 달라고 했는데도 양도 엄청 많아서 막판에는 카레와 돈카츠와 밥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지만 (..)
담에 또 방문한다면 다른 토핑의 카레를 먹어보고 싶다.
(+) 옆자리 사람이 밥 오오모리로 주문했는데 일반으로 나와서 컴플레인 했더니 주인 아조씨가 쿨하게 그릇 가져가더니 밥솥에서 밥 한가득 퍼서 툭. 하고 얹어줬던 게 기억에 남음
토핑 종류 많은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냅다 추천을 받아 가져온 것. 역시 롯폰기는 일본의 이태원인 것인가(...) 양도 많고 맛있었고 팔라펠은 언제 먹어도 마싯서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먹을 것에 진심이었던 매일
나의 선호도는 웬디스 < 모스버거
진짜 매일매일 이게 사람 살 수 있는 날씨인가 싶었던 7월의 중순~말.. 중간에 진짜 열사병 비슷한 것도 걸렸었고
양산과 티슈 데오도란트 그리고 핸디 선풍기 없이는 도저히 외출을 할 수 없었다
주말에 일어나서 이번주는 어디 나가 볼까 하고 아이폰 날씨앱을 켜면 (아침 8시였음에도 불구하고) 38도라 시발.. 하고 다시 침대에 눕는 사태의 반복
한국 오면 도저히 입고 다닐 수 없을 오시노코-유니클로 콜라보 티샤츠를 사버리다
근데 차라리 한국에서 입고 다니는 게 낫겠음 𝒮𝒾𝒷𝒶𝓁 이걸 입고 동네를 못 벗어나겠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너무너무 귀요버
이날 일본어로 말을 너무 마니 해서 지쳐버렸다
드!디!어! 산토리홀에 가는 날
유빈 왔을 때 같이 킷떼에서 쇼핑했던 new반팔셔츠와 (비슷한 게 옷장에 100개 정도 있네요) 함께 외출
이맘때 빠져 있던 타케시타 도리의 소품샵 (Good day) 에 또 참새처럼 들러 본
시나모롤 인형들을 째려보다가 발걸음을 돌린다..
3월에 왔을 때부터 가죽 카드지갑을 사고 싶어서 엄청 찾고 다녔는데 맘에 쏙 드는 걸 찾을 수 없었음
도대체 머가 맘에 안들어서 ㅇㅈㄹ인건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봤지만 답을 모르겠음 그냥 별로 안 사고 싶었던건가(?? 쓰다가 깨달음)
사람 별로 안 많을 시간대를 잘 골라서 자리도 잡았다
도넛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크림 도넛 맛있게 먹었고.. 근데 날이 너무 더워서 크림이 실시간으로 맛탱이 가는 느낌이라 서둘러 흡입함
전시를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날은 기념품샵 구경만 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빈티지 엽서 콜렉션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음. 딱히 모으는 취미는 없지만 좋아하는 분들은 오시면 환장할듯
키치조지의 빌보드도 생각나는데 뭔가 거기보다 더 "찐"인 것 같았다
그밖에 여러 상품들 재밌게 구경했고 지하에 카페에서 팔던 유리컵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예뻤는데 한국 들고 올 자신이 없어서 못 샀다
(이러고 3주 뒤엔가 들고 갈 결심 마친 상태로 다시 갔을 때 다 팔려있어서 오열함 역시 눈에 보일 때 바로 사야해)
가보고 싶었던 H Beauty & Youth도 들러서 반팔 니트를 삼
근데 산와머니가 왜 여기서 나오는 거죠
산토리홀 근처 아크힐즈 츠지한에 와서 이른 저녁을 묵어요
이 한두 푼 하는 음식도 아닌 걸 무슨 국밥마냥 먹네
이날은 도쿄필의 라벨 쿠프랭의 무덤 그리고 브루크너 7번을 감상하러 왔다
사실 NHK교향악단 연주를 딱 한번만 더 듣고 싶었는데 이맘때쯤 아시아 순회 공연(..) 중이였어서 산토리홀에서 그들의 연주를 듣는 일은 없었다네요 아쉬워라
베를린필 콘서트홀과 동일한 빈야드식 홀이라고 하는데 진짜 모랄까 느낌이 비슷했어요 (알못)
그리고 이날 연주가 황홀할 정도로 좋아서 2시간 내내 폭 빠져서 들었는데요
4월의 NHK교향악단 연주에 이어 일본 오케스트라 직관 2회차였는데 사운드의 조화로움 자체는 따라갈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목관이 정말 잘 하더라 ㅠㅅㅠ 끝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림...
취한 것 같은 기분으로 집까지 돌아왔다. 최고의 밤!
며칠 전 우연히 예약에 성공한 긴자의 하치고에 갈 것이다
근데 인제 오후 3시인
벼르고 있던 긴자 웨스트에 갔는데 웨이팅이 있길래
누가 봐도 웨스트 대기하다가 (만년필에 관심 없이) 들어온 사람
그렇게 15분 정도 근처를 배회하다가
샐러드 샌드위치와 블렌드 커피를 먹었다
커피가 기가 막혔음
이렇게 멋진 블렌드 커피라니 바로 오카와리 갈겨..
도보 15분 정도 거리의 이데미츠 미술관으로 향했다
뮤지컬 노관심 + 굳이 일본에서 뮤지컬 보고 싶지 않음 이슈로 패스
상설전은 없고 때마다 기획전이 열리는 모양이다. 도쿄 오기 전까진 전혀 몰랐고 히로코상이 추천해줘서 오게 된 곳이었음
내부는 사진 촬영 불가였는데.. 뭐랄까.. 전시관에 가득 찬 도자기들만으로 이렇게나 감동을 받을 수 있다니 여러 모로 대단한 전시였다
기간 내 한번 더 보러 오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두 번 올 기회는 없었다
근데 내가 한국인이어서 이런 말 하는 건 아닌데 솔직히 중국 한국 도자기들이 너무 압도적이더라구요
미안 팩트니까 이해해주세요
예 킵고잉
셰프 추천 메뉴로 시켜보아요
트러플과 푸아그라 그리고 라비올리.. 와 츄카소바의 조합이라니 도저히 상상이 안 갔는데
퓨전 라멘의 미래가 밝네요 (..)
따봉 날려드리고 나왔음
틈만 나면 유라쿠초와 히비야 일대를 걸어다니기
5층인가에 아트북들 많이 파는 서점이 있었는데 우연히 드레스덴의 성 소피아 교회를 보고 반가워서 사진 찍음
사실 저런 류의 책 (유럽의 대성당..) 을 오랫동안 찾아다녔는데 사올걸 그랬다
요코하마 1박2일 여행으로 이어지는 다음 게시물은.. 언젠가 쓰겠지..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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