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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나도 내가 베를린을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

 

 

베를린 채원하우스에서 하루의 시작

 

 

= 워미스 웜뱃 인형 궁둥이를 두들기며 일어나는 것

똑같은 거 사고 싶었는데 한국에 들어와 있는 워미스 종류가 너무 적었다 😭

 

 

아침

 

 

사흘 동안 채원이가 주방에 남겨주고 간 것들로 이것저것 만들어 먹곤 했다 (대부분 요거트와 그래놀라 그리고 바나나)

요거트는 Alpro에서 나온 오트 요거트였는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아침마다 엄청 퍼묵고 한 통 새로 사다가 또 먹고 그랬다네요 제발제발제발 한국에 들어와 주시면 안될까요.. 😶 

 

몇달 뒤 도쿄 있을 때 마트에서 알프로를 보긴 했는데 저 오트 요거트는 없어서 아쉬웠음

 

 

지도 보는 게 뎡말. 죠아

 

 

오늘은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베를린 돔까지 걸으며 주변의 이런저런 것들을 같이 둘러보고 난 뒤 미테 지구에서 오후를 보낼 계획이었다

짧은 여행 일정에 온갖 도시들을 끼워넣다 보니 베를린에서 보낸 시간은 만으로 사흘 정도였고 내 의지와 관계 없이 다소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하게 됨

 

 

이게 또 얼마만의 맑은 날씨야

 

 

어젯밤에 갑자기 폭우 쏟아져서 C/O에서 비맞으면서 U반역으로 뛰어갔던 것은 전생의 기억 같네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가는 S반을 타러 가요

 

동네 구경이 즐겁다

 

어딜 가나 행사 포스터들이 잔뜩 붙어 있던 벨린

 

 

 

 

 

도착했다네요

 

이놈들 또 거리명으로 출구 써놨어 하아아ㅏㅇ

 

 

브란덴부르크 문이라고 써 놓지 않았더라면 또 험한 꼴을 봤겠군

다행히 알파벳 읽을 줄 아는 사람이어서 저 글자를 따라 타박타박 걸어 나가다 보니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요

 

 

Tada~~

 

 

그 와중에 트리 해체하고 있는 것에 먼저 시선이 가버려

 

멋지다 역시 베를린의 랜드마크

 

 

아침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독일 여행하면서 관광객들의 틈바구니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은(..) 몇 안되는 순간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가 생각나는 디자인

 

 

그것이 신고전주의이니까 (끄덕)

 

 

나폴레옹이 뺏어갔다가 전쟁 지고 돌려준 승리의 여신상이 보이네요

 

 

그 뒤 독일 분단으로 인해 베를린 장벽과 함께 동서 분단의 상징이 되었다가 다시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곳

베를린 마라톤의 출발점이 이곳 브란덴부르크 문이라는 사실도 좋아한다 언젠간 꼬옥 도전해보고파

 

 

일단 10KM라도 뛰어보시고 그런 말을 하세요

 

 

머쓱

근처의 Pariser Platz를 둘러싸고 미국, 영국, 프랑스 대사관과 호텔들이 자리해 있다. 지척에 국회의사당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이 주변이 베를린의 정치 중심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왔다감

 

 

다음은 바로 근처의 홀로코스트 기념비

 

 

 

 

24시간 열려 있으며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오후가 되면 사람들로 꽤나 붐비기 때문에 조용한 감상을 원한다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

 

 

평방 1.9만 미터제곱 넓이의 부지에

 

 

약 2천 7백개의 콘크리트 블록들이 사람 한두명 정도 지나갈 수 있을 틈을 두고 빽빽히 서 있는 곳

미국의 해체주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디자인하였고 2005년 완공되었다고 한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요하게 서 있는 콘크리트들

 

 

위에서 내려다보면 비석 같지만

 

 

내부를 걸어 보면 그 자체로 공포와 압박감을 주는 벽이 된다

 

하늘이 유난히도 파랗네요

 

아까도 말했지만 이 곳은 베를린 최중심부나 다름이 없는데

 

 

이런 곳에 거대한 추모공간을 건설한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충분한 의미가 있겠지만.. 애초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다.. 그 생각을 최근에 (이 여행을 다녀온 지 1년이 지난 24년 12월 바로 지금)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아우슈비츠 전시관 청소 장면을 보면서도 했다

 

 

걷다 보면 이따금씩 양옆에서 사람이 튀어나와 서로 깜짝 놀라는 것까지 이 건축물의 의도일까

 

다들 뭘 느끼고 계신지 물어보고 싶어요

 

이쯤 보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 보기로

 

빠져나오자마자 베를린 텔레비전 타워가 눈앞에

 

 

... 나 진짜 함부르크에서부터 독일의 텔레비전 타워들이 왜 이렇게 좋을까 그냥 하루종일 쳐다보고 있고 싶어

Unter den Linden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길을 따라 계속해서 텔레비전 타워를 보며 걷는다

 

 

이제야 뭔가 여행을 온 것 같네

 

알럽산책

 

 

갑자기 한산한 길이 지겨워져서 Unter den Linden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텔레비전 타워가 더 가까이 보여서 감격함

 

길 끝에 보이는 브란덴부르크 문

 

 

가운데가 그냥 흙길인 것이 다소 의아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길이야~~

 

 

우측 하단의 U반 싸인까지 완벽한 베를린 같다

 

 

그렇게 그저 앞을 보고 걷던 김귤희의 눈에

 

 

 

 

갑자기 등장한 암펠만 샵

 

 

여기서요? 갑자기요?

 

 

그렇게 암펠만 신호등을 건너 암펠만숍으로 홀린 듯 들어간다

 

 

뤼벡에서 미리 봤지만 또 봐도 증말 귀엽군요

 

 

베를린 왔으면 뭔가 여기서 기념품 안 사가면 안될 것 같잔아요

 

 

그냥 돌아가면.. 뭔가 여행자로써의 뭔가를 배임하는 것 같잔아요

빨리 동의해줘

 

 

영원히 고통받는 암펠만 친구들

 

암튼 그래가지구 들어옴

 

 

근데 독일놈들 기념품 진짜 못 만들어가지고

 

 

?

 

 

예쁜 걸 찾는게 너무 어려웠다... 나는 진짜 조금만 예쁘게 만들어 줘도 바로 지갑 여는 사람인데 지갑이 안 열리네

 

 

그나마 이 비누가 눈에 들어와가지고 하나씩 삼

 

그나마 또 젤리가 눈에 들어와가지고 젤리를 샀어요...

 

 

팀 시니어님 애기들 먹으라고 한 봉지 증정

 

 

암펠만은 그냥 신호등에 들어있는 게 제일 귀여븐 것 같다는 소감과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점원분들이 매우 친절하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기록해 봅니다

 

 

비누 두 개에 젤리 한 팩 산 것치고는 꽤나 큰 봉투에 담아주셔서 하루종일 요긴하게 씀

 

 

계속해서 베를린 돔 방향으로 걸어보기

 

멋진 서점이 있어서 냅다 기록

 

 

여긴 결국 안 들어갔지만

이날 미테 지구를 시작으로 며칠간 서점이 보일 때마다 뛰어들어가서 개큰구매를 함. 역시 여행 막바지가 되어야 마음이 풀리고 지갑도 열리고..

 

 

베를린 돔까지 한적한 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어딜 가나 비건 메뉴가 있어서 신기했던 베를린

 

웅장한 대리석 건물들 사이로 신호등과 전깃줄이 있는 게 좋아

 

 

 

 

걷다 보니 훔볼트 대학

 

길 양쪽으로 건물들이 있었다

 

 

광장은 여러 이벤트 목적으로 쓰이는 모양인데 이때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었고, (전세계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작은 집회가 열리는 모양이었고

이때로부터 약 4개월 뒤 세월호 추모 행사가 열려 나의 친구가 다녀갔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날은 가이드 투어가 한창이었던 곳

 

아마 평생 대학이라는 곳을 동경할 것 같다

 

본관 정원에는 유명한 졸업생들의 동상이 있었는데 이제 그 클라스가 막스 플랑크 뭐 이런

 

건물 앞에서 중고책을 팔고 있길래 잠시 구경하는데 아니 뭔 한국 일본 순정만화들이 이렇게 많은 거에요

 

일반 책도 있었는데

 

또 여기에 시선이 멈춤

 

 

이렇게 팔리게 된 사연이 궁금해요

 

 

멋진 대학을 볼 때마다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쯤 멈추게 될지

 

... 아무튼 전진

 

 

문득 또 사진 왼쪽의 건물이 눈에 띄어가지고 들어가고야 만다

이러다 베를린돔은 언제 가고 점심은 언제 먹고 미테는 언제 갈라고 그래

 

 

 

 

 

 

 

노이에 바허 (Neue Wache)라는 기념 건축물로

본래는 프로이센 왕국의 경비 초소 즉 군사적 목적으로 설립된 건물이지만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에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으로, 그리고 나치 정권 당시 선전 목적으로 변모하였다가

60년대 다시금 동독 정부에 의해 파시즘과 군국주의 희생자들을 위한 기념관으로,

그리고 90년 통일 이후 비로소 전쟁과 독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기념관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근현대사의 풍파를 온몸으로 맞은 곳 

 

내부는 텅 비어 있고 중앙에는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상만이

 

천정을 통해 무심하게 떨어지는 자연광을 받고 있다

 

누군가 매일 꽃을 바치는 걸까

 

조용히 나와서 다시 베를린 돔을 향해

 

계속해서 나를 따라잡는 단체 투어

 

 

그들은 나와 베를린 돔마저 동시에 입장하고 만다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는 베를리너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게르만 역사 박물관을 지나 베를린 돔으로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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