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계속해서 202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이자 월요일의 마지막 포스팅
슈베린 여행은 계속된다
마르크트플라츠를 뒤로 하고 슈베린의 하이라이트인 슈베린 성을 항해 가보아요
광장에서 남쪽길로 쭉 내려가다가 Schloßstraße라는 이름의 길로 들어서면
🥹...
오늘 하루종일 마법같은 순간들을 몇 번이고 체험했지만 이때 느낀 기분은 특별해
해가 지기 전 슈베린성을 보기 위해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뒤를 따라본다
내가 봐 온 성은 스페인의 알카사르들밖에 없는데
깎아지른 절벽 위에 높이 위치한 그야말로 "요새"같은 성만 보다가 이렇게 로맨틱한 궁전 같은 성을 보니 감회가 새로워
그렇게 성 앞에 도착
슈베린 호수 안의 작은 섬에 지어진 성으로 방금까지 열심히 다리를 건너 이곳에 왔다
그 와중에 슈베린 호수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어서 깜짝 놀랐음. 독일에서 네 번째로 넓은 호수라는데 첫 번째는 어디일까
귀여운 신호등 보고 또 못참고 찍음
독일은 신호등에 진심이군아
이전에는 메클렌부르크 공작의 사저로 사용하였고 현재는 주의회 의사당이 있고
방문객들을 위해 내부의 일부를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시간도 없었고 (생각보다 볼 게 없다는 후기를 봐버려서) 입장료도 아까웠기에 그냥 1층의 기념품샵에서 슈베린 마그넷이나 하나 집어서 나오기로 결심
그리고 내가 오늘 하루종일 함부르크에서부터 뤼벡을 거쳐 이곳에 오기까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인파는 다 여기에 있었음
후 이것도 원헌드렏퍼센트 마음에 들진 않지만 슈베린성이 잘 보이는(?) 마그넷이라는 점에서 일단 만족합니다
공짜 화장실 찬스까지 이용하고 나서 밖으로 나왔다
생각보다 넓어서 한바퀴 돌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아까 뤼벡에서 그랬던 것처럼 열차 시간 맞추려고 역까지 전력질주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돌아온다.. 반드시..
정말 평화롭고 예쁜 동네였어
역으로 가는 길은 대관람차를 바로 보며 갈 수 있는, 대성당 왼편의 길을 택해 보았다
양 옆 상점들이 열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우선 가진 것에 만족하기로 해요
마켓은 전부 닫았어도 트리 불은 켜주니 외롭지 않으네요
전세계 어딜 가나 이런 공기, 이런 분위기에선 늘 향수 비슷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영화나 책을 통해 얻은 간접 기억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보름달이 반겨주고 있었다
2시간 전 설레이는 발걸음으로 나왔던 슈베린 호프바노프로 돌아왔어요
이놈들아 이대로 못 간다 잉잉
잘 참고 (..?) 한국 돌아와서 먹었는데 딱 기대하던 마지팬의 맛 한가득이어서 만족쓰
제발 한국에 리타스포트 전.종.류.와 시즈널 상품들 알뜰하게 가져다 주시면 안될까요 몇 번을 말하지만 제가 다 사먹겠읍니다 부탁이에요
두 도시 당일치기는 역시 힘들어 그치만 후회는 없어
함부르크 호텔에 복귀하니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크리스마스라 문 연 식당은 거의 없을 게 100%라 또 의도치 않게 생존 미션이.. 시작되어 버렸다네요
하루종일 추운 날씨에 돌아다닌 탓에 뭐라도 좋으니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었던 상태
엘리베이터에 안내문 붙어 있길래 파파고 돌려봤더니 지하 주차장 출입 관련 안내문이었다. 그런데
"내리고 나면 호텔에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출입구를 떠나지 마세요"
"출구 전에 U2를 누르면 문이 더 빨리 닫힙니다"
... 나폴리탄 괴담인가요
*
아무튼 우선은 숙소 근처의 베트남 쌀국수 집에 가보기로 한다. 벌써 백번 쓴 것 같지만 이 호텔 모든 게 킹벽했지만 주변이 조오오금 무서운 분위기였는데~~~ 분명 구글맵 영업 중이라고 해서 이새키들 내가 백프로 믿을 순 없지만 그래도 리스크 테이킹을 해야 쌀국수도 먹을 수 있는 것이겠지 하면서 열심히 찾아가는데 그 와중에 길이 너무 어둡고... 근처에 무리지어 있는 남자들이 너무 많고... 호달달 떨면서 땅만 보면서 겨우 도착했는데 가게가 어둠 속에 잠겨있어서 좌절함 하아아아아 전화라도 해볼걸
님 생각해 보니까 또 뤼벡~슈베린 호다닥 간다고 점심도 안먹고 오늘 먹은거라곤 마지팬 케이크바께 업자나요
ㄴ (ㅅㅂ) 괜찮습니다 저 단거 좋아합니다 뭐라도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라믄서 호텔로 터덜터덜 돌아오는데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호텔 맞은편의 (불을 환히 켠) 인도 레스토랑이었다
Mehndi Restaurant & Bar라는 곳인데 지금은 이전해서 다른 곳에 있더라
나만? 있는 거 아니야? 하면서 들어갔는데 다행히 두어 테이블에서 현지인들이 오붓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기고 있었음
아마 치킨 반달루..? 였던 것 같고
난까지 알차게 주문했는데 밥을 저따만한걸 가져다주시더라 최고의 혜자 식당
싹싹 긁어먹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로컬 그 자체의 맛(;) 이었는데 굉장히 낯설면서도 이국에서 먹는 국물이란 종류와 관계 없이 늘 든든한 것이죠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에 인도카레를 먹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인생은 정말 알 수 없게 흘러가는군아
그리고 아까 사온 도너츠까지 조져본다
오피스 시즌1 좀 꾸역꾸역 보다가 역시 별다른 재미를 못 느끼겠어서
...
......
정신 차리니 오열하고 있었음 (ㅋㅋㅋㅋ ㅠ)
더 이상 마음속에 틱, 틱..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버린 사람이 바로 요즘의 내가 아닌가 싶어 심경이 매우 복잡하더라구요
그렇게 부은 눈으로 잠이 들고야 만다. 아무튼 즐거운 크리스마스였어
크리스마스를 해외에서 즐거이 보내는 요행(?)이 내 삶에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상황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으로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 하루
'Vagabond > 2023 Deutsch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8 :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베를린으로 (0) | 2024.12.29 |
---|---|
Day 8 : 함부르크 마지막 날, 성 미카엘 교회, 시청 (1) | 2024.12.29 |
Day 7 : 슈베린, 인공 호수, St. Marien Dom (1) | 2024.12.22 |
Day 7 : 뤼벡 성 페트리 교회, 대성당, 슈베린으로 (0) | 2024.12.20 |
Day 7 : 뤼벡의 겨울, 홀슈텐토르, Wiener cafehaus (0) | 2024.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