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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크리스마스인 오늘은 뤼벡과 슈베린에 가는 날이에요
둘 다 너무 기대하고 있던 소도시이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일어났어야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오늘은 크리스마스 당일이기 때문에 새벽부터 미친듯이 울려대더라
진정해 이넘들아 제발~!~!~!~~~!! 알겠다고~!!!!
사람들 독일빵에 원성이 자자하던데 큰 불만 없이 맛있게 잘 먹었던 나,, 식사빵 조와
(+) 함부르크 이 호텔 주변 치안 빼고 모든게 킹벽했는데 특히 캡슐커피 머신 있는 게 김귤희에게 딱이었음.. 하루 2개씩 주는 캡슐 알차게 다 에스프레소 내려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근데 머신 소리가 진짜 개 개 개 커가지고 옆방들은 물론이고 윗층 아랫층까지 들릴 것 같았던 게 웃포
고작 이거 뽑겠다고 이 난리인 것이 너무 황당해서 영상 찍어놨는데 사라졌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자비 없이 캄캄하군요
주무시고 계신 (..) 분들을 지나 무사히 함부르크 중앙역에 도착
8시 30분 출발하는 레기오날 익스프레스를 타요
며칠 전 브레멘 가다가 불시에 48유로 티켓 검사 (..) 당했는데 네트워크 이슈 때문에 무임승차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에 트라우마 생겨가지고 이번엔 열차 타기 전부터 화면 띄워놓고 계속 새로고침하며 역무원 언제 오나 기다림
다행히 머지 않아 와주셨고 독일 도착한지 7일차에야 겨우 레기오날 티켓 검사에 제대로 응하다. . . . . .
춥고 축축한 독일의 겨울 아침마저 열차 안에서 내다보면 아름답구나
그렇게 함부르크를 떠난 지 50분 정도가 지나 뤼벡에 도착했다
뤼벡으로 가는 열차에서는 내내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을 읽었다. 길 잃은 예술가들의 이야기 꽤나 재밌어..
뤼벡에 가기로 결심한 것에 토마스 만의 지분이 적지 않게 있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크리스마스 연휴로 그의 생가는 영업하지 않고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를 함께 전하며
나의 이번 독일 여행 최북단 도시인 뤼벡에 도착
기분 탓인지 조금 더 차가워진 것 같은 공기를 가로질러
생각보다 훨씬 작았던 뤼벡의 중앙역을 빠져나왔다.
곧바로 뤼벡의 구시가지(altstadt)를 향해 걷기 시작. 강으로 둘러싸인 요새 같은 느낌의 구시가지라니 지도로만 봐도 너무 멋지고 이것이야말로 한자동맹의 중심 도시의 위엄(?) 같고
아니지 전날이 뭐람.. 독일에 온지 7일째인데 이렇게 맑은 날을 보는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구시가지까지 약 15분 남짓 걸으며 또 이런저런 풍경들을 눈에 담아 보는데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성큼 다가온.. 암펠만🥺🥺🥺🥺🥺🥺🥺🥺🥺
뤼벡이 구동독이었다는 거 완전 까먹고 있었잔어 ~ 뒤이어 베를린 넘어가서 지겨울 정도로 봤지만 이때는 실제로 처음 본 것이었기 때문에 신기한 맘에 사진 찍다가 신호 놓쳐주고 (..)
뤼벡의 성문인 홀슈텐 토르가 보인다. 그 와중에 🎄트리🎄보고 또 마음 따뜻해짐
크리스마스 연휴에 온몸으로 찬바람 맞으면서 사람도 없는 길거리 헤집고 다니는 여행 다신 하고 싶지 않다가도.. 이런 걸 보면 또 이 시즌에 독일에 오고 싶어진다니 사람의 마음이란 뭘까
무려 15세기에 지어진 성문. 양 옆의 첨탑도 멋지지만 가운데의 아치문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요...
뤼벡의 관문이자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세 말 상업도시로 번영했던 뤼벡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덜어... 🥹
내부는 역사박물관이라고 하는데 이날은 당연하게도 휴업이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뤼벡 입성을 스스로 축하하며 (?)
뤼벡 자체가 정말 동화속 마을 같았는데 이 홀슈텐토르가 특유의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느낌이었다
Salzspeicher 즉 소금 창고로 과거 뤼벡이 발트해에서 난 소금을 중계 무역하는 허브 도시였던 시절에 쓰이던 곳이라고 한다
흥미롭게 생긴 건물 보면 텐션이 올라가는 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강변을 산책하고 싶었으나 역시 발트해의 사나운 바람 (.. 뤼벡까지 올까) 때문인진 몰라도 풍속이 태풍 수준이었고
뭣보다 그냥 기온이 낮았던 것 같애 함부르크보다.. 너무너무 추웠어.. 사진에서는 그저 평화롭기만 한게 킹받네요
(독일 여름에 오고 싶다는 말 앞으로도 100번 정도 더 할듯)
아무튼 일단 강가의 바람을 피해야겠고
늘 그렇듯 뤼벡에서도 대충 여기랑 저기 가 봐야지~ 하고 안일하게 구글맵에 별만 찍어온 상태.. 우선 대성당부터 조지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마을 남쪽의 대성당으로 향했다
추위에 떨며 대성당으로 향하는 불쌍한 외국인 관광객..
그 와중에 또 이 미친놈들이 (농담입니다) 10시부터 성탄 미사 시작한다고 종을 미친듯이 울려가지고
간다고요 저 지금 미사 간다고요!!!!!!!! 대성당 가는 길이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작해
크리스마스까지 카운트다운 하는 거였을까
이새끼들이
뤼벡은 어쩐지 독일보다는 북유럽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이구나.. 하며 평화롭게 주위를 둘러보아요
이런 곳에서 바이킹 선생님들의 기개를 느끼고 싶진 않아요
아무튼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성당 근처를 한 바퀴 돌며 뤼벡의 겨울 즐겨보기,.,
뤼벡에 성당과 교회가 (체감상) 꽤 많았기에 여유가 된다면 찬찬히 하나씩 둘러보고 싶었지만.. 바쁜 여행자라 체류 가능한 시간이 3시간 남짓이었던 것이 슬퍼
중세 북유럽 지역에서는 석재가 부족했기 때문에 구운 벽돌이 주로 건축 자재로 사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지역 특유의 양식인 벽돌 고딕 (Backsteingotik)이 탄생하였고, 뤼벡 구시가지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이 양식으로 지어진 집과 구조물들이 잘 보존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정말정말 아름다워서 길을 걷다가 매번 넋을 놓고 구경하긴 했어
진.심. 너무너무 추워서 어디든 들어가고 싶었지만 문을 연 카페조차 찾을 수 없었다
중간에 아무 은행 ATM에 들어가서 10분 정도 몸을 녹였음.. ㅅㅂ 제 여행이 왜 이렇게 하드코어한 것이죠
계속해서 도시 안쪽의 마르크트 광장 쪽으로 들어가다가 문득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
르네상스 시대에 증축된 계단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사람들 복작할 때 왔으면 어땠을지 상상해보게 되어 🥲
마지팬 호불호 갈리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제가 또 이걸 .. 괘좋아하거든요
마침 뤼벡의 특산물이 마지팬이라 하고 그 유명한 니더레거 본점이 뤼벡에, 2층의 마지판 박물관과 함께 있다기에 꼭 들러서 어케 만드는지 샅샅이 구경하고 한박스 사가고 싶었는데 당연하게도 크리스마스라 문 닫았길래 약간 절망함
(나중에 보니 역에도 팔고 베를린에서도 팔고 (왜죠) 베를린 공항에서도 팔고 오만데 널려있길래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또 너무 예쁘고~~~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조화롭고 오히려 특색이 있어서 좋고
하 저 뤼벡에 살면 안될까요
진짜 한달 정도 살면서 맨날 건물들 구경하고 싶어
문을 연 곳이 몇 개 없었기 때문에 선택지 없이 바로 들어간 곳
독일 사람들 크리스마스에 다들 집에 있는 줄 알았는데 카페에 사람 열라 많더라구요
그리고 역시나 들어갈 때부터 시선 집중 당함 사실 이날 뤼벡-슈베린 돌아다니면서 아시안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이,,이게뭐죠
아 뤼벡까지 와서 어떻게 다른 케잌 시키냐고~~~~~
근데 맛이 없었음;
그리고 계산서 받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물론 종업원들이 개바빠보이긴 했다) 접객이 묘하게 띠꺼웠기 때문에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은 카페는 아니었다. 사실 뤼벡에서 진짜 가고 싶은 카페 두어개 따로 찾아왔는데 죽기 전에 츄라이 해볼 수 있길 바라며
화장실 가려는데 또 저기 앞에 돈 걷는 분 앉아계신거 보곸ㅋㅋㅅ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또 1유로를 갈취당하고 만다...
그러나 내가 이 카페에서 만난 모든 종업원들 중 저분이 가장 내게 친절하셨음 그래요 화장실 돈 내고 가는데 기분이라도 좋아야죠
이.. 이 추운 겨울에.. 아니 근데 내가 이런거(?) 목격해도 괜찮은거니 너무 비둘기의 사생활 같은데
바람에 저 표지판이 넘어져 있는거면 이건 이미 자연재해가 아니냐고요
그렇게 카페와 시청 근처를 하염없이 빙빙 돌면서 추워하다가 뤼벡에 감탄하다가를 반복하며
시청 뒷편의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 목조 가판대들이 줄지어 있답니다
아마도 뤼벡에서 가장 유명할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마켓 북동쪽의 마리엔 교회와 뤼벡 시청 건물이 너무 멋져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폐장한 놀이공원 같기도 하고,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영화 세트장 같기도 하고 혼자 비현실 속에 뚝 떨어진 것만 같은 기분
이것이.. "한자동맹 시대 중심지의 권위"
그렇게 광장과 마리엔 교회를 뒤로 하고 서쪽의 성 페트리 교회 전망대로 가 보기로 한다
1.5시간 남은 (다급한) 뤼벡 여행은 투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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