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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4일 일요일

 

 


 

 

노잼도시 하노버에서의 두 번째 아침~~ 그리고 본격적인 독일 크리스마스 연휴의 시작이었다

오후에 함부르크로 이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오전에는 하노버를 잠시나마 구경해 볼 생각

 

그리고 대부분의 가게들(물론 슈퍼마켓을 포함)이 24일인 이날부터 26일 화요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전날에야 알게 된 나.. ^ㅅ^ 다행히 아침거리를 비롯한 몇몇 식량을 비축해 두긴 했지만 이날은 호텔 조식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준비를 마치자마자 1층의 로비 옆에 딸려 있던 카페로 내려갔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투숙객 명단 중에 KIM은 나밖에 없었고

 

 

빠르게 안내를 받아서 테이블에 착석. 했는데

입장과 함께 순간 찾아온 얼어붙는 듯한 정적.. 그리고 카페 안의 모든 독일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의아해 하는 시선이 나에게 꽂히는 엄청난 경험을 하다

순간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왔나 싶은 기분이 들어 무척 당황했으나 ^ㅅ^ ...  어쩌라고요 하는 마음으로 한분 한분 빠안히 쳐다봐 드림...

 

 

주문한 카푸치노가 금방 나왔고 역시 독일에서는 카푸치노류를 먹는 것이 남는 장사인 것 같았다. 마히떠

 

 

(+)

이 말을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돌이켜보면 독일에는 보이지 않는 인종의 결계(..)가 쳐져 있는 듯한 공간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가 이런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또는 카페였던 것 같다. 여행하며 종종 이런 곳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안에 있던 분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입장과 식사 그리고 퇴장을 했어야 했음. 당연히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아니 뭐 어쩌라구요 저도 아침 점심 먹고 다녀야 하는걸요 나라고 이런 비싼 곳에서 밥묵고 싶겠냐^^? 불만 있으믄 니들이 나가시든가 ^^~ 마인드로 웃으며 다님..

 

암튼 이 호텔 직원들이 하나같이 정말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했고, 위치도 최고였고, 합리적인 가격에 무료 미니바 서비스 그리고 앤틱한 시설까지 맘에 쏙 들었지만 마지막 날 아침식사를 하며 느꼈던 이 불편한 기분만큼은.. 다소 유감이었다. 그치만 그건 이 호텔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하노버에 올 일이 있다면 여기 또 묵고 싶어요

 

 

암튼 맛있게 잘 먹고 올라와서 밖으로 나가 보아요

 

 

가자,,,,,,,,,

 

 

도합 24kg짜리 짐을 끌고 다니는 것에도 꽤나 익숙해진 여행 6일차

(짐이라고 쓰고 업보라고 읽는다)

 

 

이 호텔의 이런 저런 것들이 기억에 오래 남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이 엘리베이터일 것

아무튼 로비에 짐을 맡겨놓고 밖으로 나왔는데

 

 

~황량~

 

 

예상보다 더 심한디요

 

독일은 안 그래도 일요일에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데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이기까지 했기 때문에 거리는 더더욱 휑했다. 체감상 스페인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보다 훨씬 더 .. 뭐랄까 .. 쓸쓸한 풍경이었던 것 같은데 그건 아마도 독일 사람들마저도 12월엔 즈그들 나라를 떠나 스페인으로 휴양을 갔기 때문일 것이다 😇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36번 관광지인 하노버 중앙역을 기점으로 빨간 선을 따라 출발합니더

 

 

하노버의 레드 라인은 총 길이 4200m, 36개의 하노버 시내 볼거리들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는 투어 코스라고 합니다

하노버에서 반나절 또는 한나절을 보내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

 

 

https://www.visit-hannover.com/en/Sightseeing-City-Tours/City-tours/Der-Rote-Faden-Hannover/The-%22Red-Thread%22-Hannover

 

Die Roter Faden Broschüre - Visit Hannover

This is a floorline visitors’ guide of a different kind. All you have to do is follow the Red Thread! Here you can buy the brochure for 3,- Euro: Tourist Information HannoverErnst-August-Platz 830159 HannoverTourist Info Neues RathausTrammplatz 230159 Ha

www.visit-hannover.com

 

 

정식 명칭은 Red Thread군요

 

홈페이지에 pdf로 다운받을 수 있는 맵도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실제로 36개의 관광 스폿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나는 연휴에 방문했기 때문에 관람해 보지는 못했고, 건물 외관이나 거리, 공원 위주로만 둘러봤다.

 

 

암튼 어제 봤던 크리스마스 타워부터 지나보아요

 

 

양 옆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걸어잠그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는 전날과 사뭇 달랐다

ㅎ....이게 니더작센 주의 주도인지 아님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물의 텅 빈 도시인지 뭔지

 

 

크리스마스 타워를 지나니 이런 것이 나왔어요

 

 

 

 

쓸데업시 정성스럽게 위치도 첨부해 봅니다

 

 

어젯밤 저녁 먹을 곳을 찾아 헤매이던 나를 구원해 준 짐블록,, 반가워,,,

 

 

휑~

 

 

휑22~

 

 

..얼른 다음 장소로 이동합시데이

 

 

 

 

 

이어서 방문한 곳은 오페라 하우스

 

 

전날 밤에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이 건물을 슬쩍 보긴 했는데

 

 

하노버에 살았다면 문화 생활 겸 자주 방문했을 곳이겠구나 싶었다

전형적인 오페라 극장 같은 외관이 꽤나 볼만했구요

 

 

🌈

 

 

...??

 

하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는 독일인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극장 옆에는 홀로코스트 기념물이 있었다. 방문한 김에 함께 둘러보고 오면 좋을 것 같음.

 

도심 속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간에 추모의 장소를 마련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다..

 

Hannover, Germany

 

누군지 알고 찍어 온 거죠

 

 

(..몰라요..)

카를 카마쉬라는 하노버 출신의 교육학자라고 한다

내 앞에 가던 사람들이 이 동상을 찍길래 따라 찍어본 것일 뿐; 

 

 

아무튼 계속해서 빨간 선을 따라가 보아요

 

라이프니츠 조각상이 있길래 잠시 구경해본다

 

 

 

왜.. 이곳에? 하고 좀 의아했는데 라이프니츠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40여년을 살았던 도시가 하노버라고 한다 재밌네용

나중에 구시가지 쪽에 가 보니 라이프니츠가 살던 집도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레드라인이 길 건너라고 해서 머고 하믄서 건넜더니 이런 설치미술을 발견함

 

 

회전 가능한 나사..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름이 너무 정직한데요)

작가인 Hans Wolf Lingermann은 하노버가 위치한 니더작센 주 출신의 조각가라고 함

 

 

직접 돌려볼 수 있었담니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돌려줌

 

이어서 또 다시 사람 하나 없는 길을 걸어보아요

 

 

한적해서 좋다기보다는..

제발 누구라도 나와 함께 걸어줬으면 싶었음 🥹 이런 날씨에 이런 곳을 혼자 걷고 싶지 않아요ㅠ

혼자 여행할 때 지키는 몇 가지 철칙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적 드문 곳 나홀로 다니지 않기라고요 ㅠㅠㅠㅠㅠ 나름 대도시라는 하노버에서 그런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어

 

 

*

 

 

 

머 그런 생각들을 하며 빠르게 걸었고 다음 장소인 Aegidienkirche(에기디엔 교회)에 도착했다

 

본래 14세기에 지어진 교회였으나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인해 파괴되어 잔해만 남아 있는 곳이다. 전쟁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복구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나는 그냥 이런 게 있다~ 정도만 알고 왔는데

 

 

모퉁이를 돌고 이 교회가 보이자마자 꽤나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보면 통째로 날아간 지붕과 종탑, 군데군데 새까맣게 그을린 외벽이 주는 아우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하필 또 햇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우중충한 날에 여기 오다니

 

(와중에 신호등에 붙어 있는 스티커가 너무 귀엽고)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진심 기절할 뻔 했는데

 

 

왜냐면 안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하...

길거리에 사람은 커녕 차 하나 보이지 않는 풍경에 익숙해진 채로 여기까지 왔는데 갑자기 어둑한 내부에서 누군가 움직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다리 풀려서 주저앉을 뻔 했네

 

그 와중에 그도 나를 보고 너무 놀라길래 오히려 미안했다 ㅋㅋㅋ ㅠ

나가실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더 이상 안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슬쩍 들어갔다.

 

 

텅 빈 교회 내부. 그리고 십자가와 (아마도) 성모상

 

폐허를 본 게 살면서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 폐허처럼 소름 끼치는 곳은 이때까지 본 적이 없었다

이후 방문한 함부르크나 베를린에서도 이런 건물들을 종종 봤는데 하노버의 이 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었음.. 

 

얄팍한 감상만을 말하자면 정말 으스스한 공간이었고 (마치 공포영화 세트장 같았다)

조금 더 정제된 감상을 말하자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마음 깊이 바라게 되는 곳이었다.

 

 

부디 이 지구에 조금이라도 더 오랜 평화를

 

이래저래 내게는 하노버에서 방문한 곳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었다

 

 

비록 인간 역사가 스스로 지어올린 것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의 반복이라고 하지만. 그 덧없음을 곱씹으며 다음 장소로 향했다. 

 

 

 

아 근데 교회 바로 뒤에 이렇게 깜찍한 유치원이 있다니

 

 

역시 명과 암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는 것일지도 몰라 (?!)

 

 

 

 

다음으로 인도된 곳은 레드라인 투어의 (어쩌면) 하이라이트인 하노버 시청

 

 

...아니 눈 앞에 또 엄청난 건물이 나타나 버렸는데요

 

ㅇ0ㅇ

 

ㅇ0ㅇ...

 

 

열 발자국마다 사진 찍으며 이 어마어마한 건물로 다가가는 중이다

 

독일인들에게 시청이란 뭘까.. 그들은 왜 이렇게 시청에 힘을 주는 것일까.. 외관만 봐서는 이게 시청인지 절대왕정 시대의 궁전인지 누가 알겠냐고요; 역시 관료제의 나라여서 성당은 재건을 안 해도 시청은 반드시 호화롭게 재건을 하는 것인가.. 머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하며

 

 

Neues Rathaus, Hannover, Germany

 

위의 전망대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청 전망대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아니 근데 저 건물은 또 뭐냐고요? 하노버 정말 신기한 동네

 

모처럼이니 들어가 봐야지 하면서 가까이 가는 중

 

 

왼쪽 사진의 궁수는 어째서 이렇게 날카롭게 시청을 겨누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다

공무원들 똑바로 일하라고 그러는 건지

 

 

들어가요

 

아 근데 들어오자마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마주함.. ㅇㄴ...내 전망대 돌려줘요.....

 

겨울에 온 내가 잘못이지

 

(날 좋을 때 시간 잘 맞춰서 오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쉬버요)

 

 

그래도 다행히 나머지 시설들은 둘러볼 수 있었고 2층, 3층까지 올라가 볼 수도 있었다

 

머랄까 약간 페촐트의 <운디네> 생각이 났음. 진짜 독일인들에게 시청이란 뭘까?... 어째서 시청이 관광지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님들은 이런 게 재밌으신가요 ㅋㅋㅋㅋㅋㅋ 🥹

 

 

이 시대별 조감도도.. 운디네 생각을 멈출 수 없어

 

 

(이번 여행에서 정작 베를린 시청엔 가보지 않았네)

 

 

1945년의 폐허가 된 도시 조감도가 인상깊어서 따로 찍어 보았다

 

암튼 외관 못지 않게 내부도 꽤 멋졌답니다

 

이날도 어쩌다 보니 들고 나온 셀카봉으로 힘내보기

 

오전 내내 배회하던 하노버 길거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관광객<이라는 존재들

 

 

그들은.. 시청 안에 있었다

다들 효율적으로 돌아다니시는군요 red thread를 따라 정직하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나뿐이었나봐

 

 

다 봤니? 이제 나가자..

 

 

(시청에 들어온 김에 공짜 화장실을 누리고)

 

 

주변 경계할 필요 없이 ATM에서 맘편히 유로도 뽑음

 

 

나도 드디어 트래블월렛이라는 걸 만들어 왔기 때문에 ~ 이번 여행은 출발할 때 100유로만 달랑 들고 왔고 이후 모자란 돈들은 그때그때 ATM에서 뽑아 썼다. 너모너모 편해요

 

 

다들 메리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요

 

 

나가는 길에 웨딩촬영 하러 온 무리도 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치만 시청 구경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재미인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역시 하노버는 노잼도시가 맞다.. 라는 결론과 함께 밖으로 나감

 

 

이런 독일스러운 풍경을 보는 게 그나마 유잼 요소였달까

 

휴관 중이었던 August Kestner 미술관을 지나 시청 뒤의 Maschpark로 가는 중

 

 

하노버에 유명한 현대미술관이 몇 있었는데 (슈프렝겔 미술관을 포함)

이브에 방문한 죄로 그저 지나치기만 하네요

 

 

도착한 공원의 .. 황량한 풍경

 

겨울에 공원에 오면서 무슨 기대를 하신거죠

 

그나마 재밌는 것이 오리 구경

 

무사와요

 

 

여름엔 정말 낭만적인 장소일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ㅠㅠ

겨울에 온 죄로 음기만이 가득한 공원을 거닐다가 돌아가게 된 나...

 

 

그래도 이 광경은 멋졌다

 

그 와중에 또 공사하고 있어서 어이없었음

 

 

절반 정도 남은 하노버 레드라인 투어는 계속됨니다..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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