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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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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놓고 돌아다니다 보니 마지막 날이 되었어요
전날 일기예보를 봤을 때 이날은 오전에만 구름이 조금 있고 맑은 날씨였기 때문에.. 일출을 볼 수 있겠다는 희미한 기대를 품고 5시에 일어났다
4월 말 기준으로 일출 시간은 5시 30분이었고
이맘때는 마린시티 쪽에서 떠오르나 보다. 저 멀리서부터 노랗게 올라오는 해를 한참 동안 멍하니 보고 있었다.
소콜로프가 연주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픽
이 정도면 만족-! (역치가 낮은 사람)
그렇게 대자연의 루틴을 목격하고 나니 배가 고파졌고..
전날 하루 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말차 디저트, 에그 베네딕트, 타코 2개, 맥주 여러 캔... 과자 여러 봉지... 뿐이었다. 머릴까 20대의 나는 한식 안 먹고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인간이었는데 🥲 이젠 아닌 것인지,, 이번 부산 여행에서는 밀면 돼지국밥만큼은 안 먹어보겠다고 다짐했었지만 ㅠ 머릿속에 '대지국빱...' 네 글자만 떠 다니는 상태였구요
근처의 24시간 돼지국밥 집에 아침을 먹으러 가 보기로 한다
그래도 마 붓산까지 와서 돼지국밥 먹을거면 최소한 근본 있는 집에 가야 하지 않겠냐 싶었는데
갑자기 이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져서 온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집을 찾아보거나 어디 먼 곳으로 이동할 기력도 없었음ㅋㅋㅋㅋㅋㅋ ㅠ
큰 기대 없이 입갤..
자리에 앉자마자 5일 굶은 인간처럼 쉴새없이 깍두기를 주워먹었다. 맛있었다..
(대선 별로 안 좋아하면서 볼 때마다 대슨~~~ 이러고 있슴)
나 사실
이 전날까지만 해도 '부산여행 와서 아침부터 국밥 먹고 그런거..... <<영양 과다>>다 으이구 현대인들' 이라고 맘 속으로 건방지게 생각하고 있었는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이라서 더 맛있더라,, 🥲 결국 오전 7시부터 밥 한공기 & 국밥을 뚝딱 해 버린 사람 댐
잠깐 산책이나 하다가 들어가 보기로 한다
행복하게 산책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캐리어 끌고 나왔다
붓산 여행 마지막 날의 첫 목적지는 민주공원이었고.. 일단 부산역으로 먼저 가서 캐리어를 맡겨 놓고 돌아다니기로 결심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부산 아파트들을 수집하는 나
4월 말의 부산은 내가 머문 3일 내내 습하고 더웠지만
이날은 특히 더 초여름 같았다. 결국 캐리어 끌고 파워워킹한지 10분만에 반팔인간 됨
부산역 2층의 물품 보관소에 캐리어 집어넣고 나오니 시간은 오전 10시..
민주공원으로 가기 위해 부산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민첩하게 버스를 잡아탔다. 날씨가 더운 걸 넘어서 햇살이 어찌나 따갑던지 이날은 거의 하루종일 계속 반팔인간이었음.. 양팔과 목 뒤에 썬크림 따위 바르지 않았지만 올해 첫 자연 태닝(?)을 부산에서 한다니 나쁘지 않아~ ~ 하며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다니는,, 스울 사람
알고 보니 이곳이 종점이던데 그거 모르고 또 해맑게 하차벨 누른 사람..ㅎ
암튼 도착했습니더.. 여기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왔는데 (목표는 오직 겹벚꽃 구경이었고 네이버에 붓산 겹벚꽃 치니 여기랑 유엔공원이 나왔구요 ;ㅅ; 동선을 고려해서 여길 픽한 것이었을 뿐)
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아버지 어머니들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공원 초입부터 가득했다. 마 이게 바로 붓산 시민들의 공원이다
본 것도 거의 살면서 처음이었지만 그런 겹벚꽃 나무들이 무리지어 있는 광경은 또 처음 봤네,,
오는 길이 결코 평탄하진 않았지만 (!) 오길 잘 했다고 천번 생각했다.
애기들이 책가방 매고 왔다갔다 하길래 뭔가 했더니 도서관을 오가는 것이었다
아래로.. 말없는 겹벚꽂 사진들이 더 이어질 예정임
또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르겠었네
꽤 이른 시간이었는데 (오전 10시 반쯤)
벌써 부지런히 차 끌고 피크닉 오신 부산 시민들..로 근처는 거의 만차 상태였다
암튼.. 약 30분 동안.. 진짜.. 열라 바쁘게
폰카와 롤라이35를 오가며 겹벚꽃 사진만 실컷 찍었다. 필름카메라에 처음 취미를 붙였던 19년도엔 겹벚꽃 때를 살짝 놓쳐서 제대로 찍지 못했고, 20-21년도에는 코어쩌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필름카메라는 방치했었고... 결국 이제야 제대로 된 겹벚꽃 출사를 다녀온 기분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더웠고, 늦은 모닝 큽피도 마시고 싶어서.. 마을버스 타고 보수동으로 내려가 보기로 한다
이날은 넘 더워서 얌전히 버스에 앉아서 하산하는 중이다
보수동에서부터 이어지는 붓산 여행의 (별 것 없는) 마지막 포스팅은 투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