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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9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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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바쁘게 다녔더니 아직도 11시라니. 돌이켜보면 이날처럼 일찍이 다닌 날은 또 없었다 (....)
바트 커피를 나오니, 역시나 사방이 예쁜 치앙마이의 흔한 거리가 반겨준다
라탄 가방은 파는 곳마다 기웃거리며 망설였지만 역시나 사지 않고 돌아와 버렸다.
조금 가다 보니 아니 저런 꽃나무가? 집주인 분은 부럽네? 하면서 자세히 보니 호오오 그 유명한 치앙마이 편집샵인 나나이로와 1층 카페인 Nowhere roast and brew였다! 홀린 듯 가까이 가본다.
프리함 그 자체였던 1층 분위기
선베드 같은 곳에 서양 애들이 엄청나게 드러누워 있었고,,들어가 볼까 하다가 입구에서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어서 걍 돌아서 나왔다.
맞은 편의 그림 가게에서 또 한참 눈을 떼지 못했다. 코끼리 좋아하는 사람에게 태국이란....천국일까....
아니 그런데 이 길 뭐지. 같은 올드타운인데 내가 묵는 숙소 근처인 수안 독 게이트 근방과는 딴판인 분위기였다.
이런 아기자기함이라니
그렇게 길이 너무 예쁘다고 혼자 내적 호들갑을 떨며...방금 끼운 필름을 여러 방 소진한 후 (치앙마이의 필름도둑은 그냥 치앙마이 그 자체인 듯)
근처에 그래프 카페가 있다길래 구경이나 해볼 겸 가 보았다.
그치만 역시나 만석. 앉을 수 있을 거란 기대조차 하지 않았거등요 ^_ㅠ
맞은 편의 빨래나 찍어보는 빨래더쿠
요런 저런 골목길 모습들
걷다 보니 이 길은 내 생각보다 훨씬 좁은 길이었고 이따금씩 오토바이들을 마주쳤다.
그치만 천천히 조심스럽게 달려주는 치앙마이 사람들 너무 좋아
부러운 삶
서양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서양 느낌의 가게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끔은 유럽의 어느 더운 나라에 와 있는 기분도 들었다
여기는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면 한 번쯤 와보고 싶었던 빵집
내가 없어서 못 먹는 덩어리빵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식사빵 최고야 ㅜ^ㅠ
자주 보여서 더 좋은 코인 세탁방
*
원래 이쯤에서 그래프 테이블이라는, 그래프 커피 사장님 아내분이 하신다는 레스토랑에 가려 했는데 가보니 다른 식당이 들어서 있더라. 폐업했나 보다 흑흑....그래서 다시 목적도 기약도 없는 산책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보니 적응이 안 되는 야자수들
잠시 서점 앞에서 길을 잃었다
저렴했지만 뭔가 귀신 나올 것처럼(?) 낡은 책들이 쌓여 있었다. 온갖 레트로 빈티지 다 좋지만 헌책방의 매력은 잘 모르겠는 나,,호홋
일단 오던 길을 쭉 따라 내려가 본다.
김귤희는 이 길이 너무 좋아서 이날 걷고, 다른 날에 또 와서 걷고, 나중에 님만해민 머물며 올드타운 놀러왔을 때도 또 걸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가게 이름으로 말하자면 북쪽으로 쿤깨 쥬스부터 남쪽으로 선데이 마켓 거리까지? 세로로 쭉 이어지는 좁은 골목이다. 곱은 졸목
나의 치앙마이 베스트 골목으로 임명 땅땅땅
아니 나 세탁기 왤케 좋아하냐고 이 글에서만 몇번째냐곸ㅋㅋㅋㅋ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슬슬 더위에 지쳐갈 무렵 오른편에 작은 사원이 보였다.
오늘도 이너피스를 꿈꾸며 살짝 들어가 본다. 법당 안은 아니고 바깥의 의자에 앉아 승천할 것만 같은 지붕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진. 필름으로도 찍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풍경 소리가 들려와서 마음의 평화를 찾ㄱ..보다는 풍경을 하나 사 가고 싶다는 생각뿐 (물욕의 노예)
에잇 뭐 어떠냐 사고 싶은거 다 사고 살아야지~~~( っ ‘▽’)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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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빠져 나와 이번에는 서쪽으로 걸었다. 점심은 깔끔한 양식이 먹고 싶었으므로 wawee bistro라는 곳에 가려 했는데, 막상 가보니 외관이나 느낌이 너무 별로였던 것이다. (낫 치앙마이 느낌) 제길....어딜 가야 하나.....하며 다시 방황하다가 어느 상가 건물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람들로 가득 찬 식당이 하나 보이는 것이었다?
음? 으음?? 하면서 다가갔더니 종업원 분께서 자연스럽게 나를 빈 자리에 앉히셨다.
얼떨떨한 상태로 메뉴판을 받아 봤더니 아니 뭐야 여기 블루누들이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의 일치 무엇
정신 놓고 다니다가 블루누들 발견하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목이 넘 말라서 콜라부터 시키고 (펩시를 주다니 마이너스 오십점이다) 메뉴판을 들여다보는데 뭐가 너무 많은 것이었다. 결국 아조씨에게 추천을 구걸함. 가장 많이 먹는다는 8번 Stewed beef noodle로 알려 주셔서 그걸로 주문했다.
금방 나와 주셨다. 태국에서 먹는 태국식 첫 쌀국수...두근두근...하며 먹었는데 와앙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익숙하고 맛있었다. 고기는 부드러운 소고기 장조림 같았음. 국물은 안 느끼한 갈비탕의 맛? 암튼 배려해 주셨는지는 몰라도 고수를 안 넣어 주셨는데 그래서 그런가, 후루룩 후루룩 맛있게 먹었다. 나 고수 그냥 샐러드처럼 퍼먹을 수 있는데 따로 달라고 할 걸 그랬나
행복하게 한 접시 흡입. 먹으면서 계속 '남은 일정 중에 여길 또 올 수 있을까' 고민하며 먹었다..
서양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
로컬 식당이라 왠지 후리하고 정신 없을 것 같았지만 편견이었나 보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체계적인 곳이었다.
해피하게 식사 마치고 다시 거리로 ★
근처의 두 Wat들을 다녀와 보기로 결심했다. 어쩌다 보니 계속 땡볕 시간대인 오후 1~4시에 밖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네..
왓 판타오와 왓 체디 루앙이 있는 이 근방에는 관광객용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이 많았다.
아아 어제 내가 돌아다녔던 수안 독 게이트 근처는 변방(;;) 이었고 여기가 올드타운의 중심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순간들
그렇게 왓 판타오에 도착했다. 무척 작은 규모였고, 어쩌다 보니 정문이 아닌 옆의 쪽문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작부터 어쩐지 우리 동네 사원 같은 친근한 느낌으로 입장해 보았는데
이 풍경을 보고 '동네 사원' 생각을 접게 되었다. 하아 넘 아름다워
오랜 목조 건물에 황금빛 탑, 뒤로 보이는 야자수 나무까지 모든 게 조화로워서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았다.
전날 갔던 왓 프라싱과는 다르게 하나의 단촐한 건물로만 이루어진 사원인 듯 했다.
사원 뒤쪽에는 이런 정체불명의 색종이들도 있고
노란색 예쁜 꽃들도 있다
산책할 것도 없이 정말! 정말 작은 사원이었지만 어쩐지 구석구석 안 예쁜 곳이 없었던 왓 판타오.
강쥐까지 있어....♥ 여기 제 최애 사원 하면 안될까요....온지 이틀밖에 안 되었지만요....
다시 하염없이 이 풍경을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옆의 어떤 중국인이 중국말로 말을 거는 게 아니겠는가. 아니 몰라요 한국인이에요.... 그는 나의 미놀타 엑스칠백이를 가리키며 자기도 니콘 FM4가 있다고 서툰 영어로 말을 이어갔다. 아닛 재력을 갖춘 필붕이시네
미놀타로 나를 찍어준다고 하여, 거절할 건 없으니 한 컷 맡겨 드렸다. 이후에는 디지털로도 찍어준다느니 혼자 다니냐느니 부담스럽게 해서 그냥 도망옴
사원 안쪽에도 들어와 보았다. 역시나 작은 사원이었지만 어쩐지 조잡한 느낌 없이, 내부도 마음에 쏙 들었다.
앞에는 이따금씩 기도하는 태국 사람들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여기 돌아와서 헌화를 해보는 걸로 하며
한참 동안 그저 가만히 앉아서 오래된 나무 건물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이따금씩 바람이 불어와서 어디서 오는 걸까 했는데, 아마 태국 사원들은 앞뒤로 문을 활짝 열어 놓아서 그랬던 것 같다.
옆문으로 보이는 사랑스런 풍경
그렇게 법당을 한바퀴 빙 둘러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스페인 남자애들이 와서, 스님들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이런 식으로 생겼었다 --> □
□ □ □
□ □ □ □)
축구 포메이션 같다고 해서 갑자기 터져버렸음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이래뵈도 불교유치원 나온 모태불교(ㅠㅠ)인데 웃긴 건 어쩔 수 없다구요
나오는 길. 치앙마이 대부분 사원들에는 입구에 치마나 보자기 같은 걸 빌려주는 곳이 있었다
이곳 왓 판타오의 아저씨는 자꾸만 관광객들에게 사원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셔서 (스피드웨건인가) 그걸 보고 사람들이 또 물어보고, 아저씨는 또 대답하고, 다른 사람들이 또 와서 물어보고 ㅋㅋㅋㅋ 해서 보고 있기만 해도 왠지 재밌었던 것
그렇게 왓 판타오를 나의 치앙마이 최애 사원으로 점찍어 두고, 바로 옆의 왓 체디 루앙으로 향했다!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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