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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9년 2월 23일
코지 인 치앙마이에 짐을 던져 놓고 거리로 나왔다. 낯선 더위와 더 낯선 오토바이 소리 한 가운데로
제일 먼저 찍은 제대로 된(?) 치앙마이 사진은...댕댕이였던 것이다
어디로 가 볼까 하다가 한국에서 미리 봐놨던 죽(여기서는 쪽이라고 하는 모양) 파는 집으로 가본다
태국 사람들은 아침으로 쪽을 많이들 먹는다고 한다. 문 닫는 시간이 임박했기 때문에 걸음을 재촉해야 하겠지만 다섯 보에 한 번씩 샤따를 누르고 싶은 심정이 되어 자연스레 걷는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 오토바이, 빨간 썽태우, 툭툭, 길가의 무성한 풀 나무들까지 모든 것이 신기
이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도. 이 길을 오갈 때마다 눈에 밟혔는데 한 번도 못 가봤네
멕시코 살 때 많이 봤던 이 꽃도 봤다. 여름 느낌!
숙소에서 나와서 이 골목까지 5분도 채 안 걸었을 텐데, 그 사이에 이미 치앙마이에 폴인러브 상태가 되어 여기저기 카톡을 보내고 난리였다.
서쪽으로 무작정 걷다 보니 수안 독 게이트가 있는 해자가 나왔다.
큰길로 나오자 어마어마한 먼지와 매연이 나를 반겼다. 아 이것이 바로 동남아...?
소소하지만 수안 독 게이트도 한 번 봐주고
가려고 했던 죽집을 갔는데 이미 열시 반이 넘어 문을 닫아버렸다 인생
그리하여 바로 옆의 Mix Kaffee에 도전해 보았으나
아니? 오자마자 여행에 마구니가 꼈나
그렇게 도착한 지 30여분 만에 갈곳을 잃어버렸고..
예쁜 해자나 보며 산책을 해볼까 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직 치앙마이에 도착한 지 반나절도 안 된 상태였기 때문에
1) 더위에 적응이 안 됨 2) 매연과 길건너기에 적응이 안 됨....특히 2번이 문제였는데 저 해자 길로 가기 위해서는 길을 건너야 했다. 하지만 이쪽 저쪽에서 쌩쌩 달려오는 차들을 뚫고 저곳으로 건너가기가 너무도 무서웠던 당시의 lv.1 초심자 김귤희
그러다 스벅을 만나서 순간 반가웠지만. 새벽 수완나품 공항에서 스벅 커피를 얼마 주고 사먹었는지 되새기며 ^0^ 로컬 카페를 찾으러 간다 흑
일단 보이는 골목으로 진입. 갑자기 나온 일식집에 순간 띠용..
향긋한 세제 냄새가 나는 세탁소도 지난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세탁소 냄새만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적의 미라클
그러다 문득 세탁소 맞은 편에 카페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0분만 걸어도 목이 칼칼해지고 땀이 비오듯 나는 이곳에서 한계점에 다다른;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선 카페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음...
우연히 들어온 것 치고는 나름 치앙마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카페였다. 선풍기 아래에 앉아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금방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원샷. 나중에 알았지만 근처에 서양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유명한, Tikky Cafe라는 곳이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웨이팅이 장난 없다고. 몰라서 다행이었지 만약에 거기 갔으면 땡볕에 또 줄을 섰겠지
이런 창밖 풍경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카페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치앙마이 사람들. 동남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가 보다
괜시리 흑백으로도 찍어보고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
안에 널찍한 자리들도 많았다. 구글맵 후기를 보니 콘센트도 잘 되어 있어서 작업하기 좋은 듯
치앙마이에서 후리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작업 공간을 찾는다면 여기 와보십쇼
그렇게 이 카페는 친절한 점원, 후리한 공간, 저렴한 커피와 머리 위 선풍기 정도로 기억되나 했건만....내 옆에 앉아 있던 어느 외국인 아저씨가 떠나기 전에 갑자기 쭈뼛쭈뼛 내게 와 자신의 폰을 건내주며 사진을 한 장만 찍어 달라는 것이었다. 탁자 위에 카메라를 2대나 올려놓고 있어서 그랬을까 (흑흑) 아저씨는 밖으로 나가 자신의 오토바이에 오른 뒤, 원하는 구도까지 상세히 알려주고는 결과물을 보고 엄지를 치켜 올리며 러블리 포토! 하고는 오토바이와 함께 흙먼지를 일으키며 떠났다. 사실 내 옆에서 커피 마시고 있을 땐 덩치도 크고 무섭게 생긴 분이어서 쫄아 있었는데 아니 되게 귀여우시잖아...행복한 여행 되셨길....
*
그리고 계속되는 올드타운 산책
어딜 가볼까 하다가 왓 프라싱으로 향했는데, 가다가 저멀리 파고다의 형상이 보이는 게 아니겠냐
정말 작고 조용한 사원이었음
치앙마이 곳곳의 작은 사원들을 둘러보다 보면 이너피스를 얻을 수 있다고(....) 익히 들었기에 슬쩍 들어와 봤던 곳. 그치만 이때까지만 해도 왠지 법당 들어가고 하는 게 눈치가 보여서 쭈뼛쭈뼛 보다가 바로 나왔다.
태국 애기들도 발견. 교복이 넘 예쁜 것 같다. 머리에 묶은 하얀 손수건도
자동차 엔진 소음과 매연이 뒤섞인 길을 걷는 중
상상했던 것보다 치앙마이의 올드타운은 너저분하고, 혼란스러웠고, 자유분방했다. 유럽이나 멕시코의 historical zone 느낌을 생각했던 무지한 나로써는 상상도 못 한 분위기....오히려 멕시코 중심부보다는 외곽 동네의 느낌에 가까웠달까. 께레따로 살 때 우리 집 근방의 골목들이 떠올랐다. 그건 그렇고 돌아온 지 4년이 넘었건만 여전히 어딜 가든지 멕시코와 비교하고 앉아 있네 나도 참
Wat Pha Bong이라는 또 다른 사원. 아니 정말 사원이 발에 채이게 있잖아??! 신기해..힝힝...하며 계속 왓 프라싱을 향해 전진했다.
이 사거리에서 길 건너다가 어떤 서양인 남자애랑 사이좋게 객사할 뻔 했다. 무서운 치앙마이 도로들;;
도착했습니다
호오 이곳이 바로....! (얼마나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행 책자에서 꼭 와보라고 해서 와본 곳)
때마침 행사 중이었는지 사원 내부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중앙의 본당(?)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어서 우선 뒷편의 작은 건물들로 와 보았다. 와 근데 태국의 사원 건물 정말 예쁘네. 오기 전 사진으로 봤을 때도 놀라웠고, 어렸을 때부터 동남아시아의 사원들은 쭉 궁금했었건만! 실제로 보니 이곳 사원들은 대개 금빛이었고, 햇살 아래서 어찌나 빛나고 있었는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었다.
저 파고다는 말해 무엇 할까..그야말로 온통 황금빛
내부도 넘나 화려하고 멋져서 사면 모두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한다
밖은 초록초록한 것이 또...참으로 아름답고...흑흑 죽어서 극락 세계에 왔나봐
해가 질 때 오면 더 멋질 것 같은 탑들
여기서 또 필름카메라 봉인 해제(...) 해서 사진 미친듯이 찍었다
태국 정원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 시간
파고다에도 가까이 가 보았다. 넘 덥고 눈이 멀 것 같이 밝았다. 살려줭
책이나 걸어서 세계 속으로(..) 혹은 남의 블로그에서만 봤던 소승불교 스님들도 뵙고 ㅠㅠ
운 좋게 전통공연도 얻어 걸려서 볼 수 있었다. 이런 운은 겁나게 좋은 나란 존재..
관광객 핫플레이스
본당도 들어와 봤는데 사람만 많고 특별한 건 느끼지 못해서 빠르게 나왔다.
첫 동남아 사원이라 모든 게 좋았으면서도 다만 밤비행기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야,, 얼른 체크인 하여 눈을 붙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아직 이곳의 살벌한 더위에도 적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왓 프라싱은 빠르게 보고 안녕
점심을 먹으려고 찜해놨던 곳으로 가본다. 가다가 수많은 여행사들을 마주쳤는데 치앙마이에도 어마어마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걸 여기서 처음 알았다. 띠요오옹
서양 사람들은 참 투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뜬금없는 생각
작고 소소하지만 예쁜 풍경들을 지나 Amrita Garden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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