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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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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버렸다 마지막 날
늘 맛난 우리 호스텔 아침. 팬케이크가 조금 탔어도 마냥 좋다.
체크아웃을 위해서 키를 반납하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주방에 가서 아주머니들과 작별인사를 했던 것이었다.
그리울 거야 D.F의 내 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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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티에 온지 사흘만에야 소깔로로 향했다.
숙소 앞 El Universal 본사도 그리울 거야 엉엉
가는 길에 또 만난 후아레스 기념비. 시티에 왔으면 두번 세번씩 봐줘야 하는 거 아임니까?
봐도 봐도 또 셔터를 누르게 되는 위엄 넘치는 기념비
그리고 바로 옆의 예술궁전
마지막 날인데 날씨가 이렇게 좋으면 슬프잖아요,,,,(질척질척) 께레따로 돌아가기 싫었단 말이에요,,
카메라를 안 가지고 다녔던 (아예 공항 락커에 꽁꽁 넣어 두었었다) 3개월 전을 떠올리며 클로즈업 사진
맞은편의 SEARS 백화점도 멍하니 구경해 본다
여기 윗층 카페에서 보이는 예술궁전이 그렇게나 예쁘다던데, 멕시코를 떠나기 전에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지만 결국 못 보고 왔네
이 유럽풍의 아름다운 건물은 포르피리오 디아스 통치 시절에 지어진 것이라 한다. 소문난 프랑스 빠였던 디아스의 업적(?) 중 하나가 바로 멕시코시티 곳곳에 유럽풍의 거대한 대리석 건물들을 세워 놓았던 것.
멀리서 봐도 그저 예쁜 예술궁전. 생각보다 규모가 그리 크진 않다
처음 왔을 때 안에 들어가서 오로스꼬, 리베라, 시케이로스 라인업의 벽화들을 보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좋았던지라 또 들어가볼까 하다가,, 이날은 집에 가야 하는 바쁜 날이었으므로 패스
그냥 예술궁전의 외양만 실컷 보다 떠나보기로 한다. 보기만 해도 맘이 좋아지는 저 호박색 지붕..
사진이나 한 장 남기고 부지런히 소깔로로 걸음을 옮겨 보았다 챠오 베야스 아르떼스
가는 길 계속해서 나오는 고풍스러운 대리석 건물들. 멕시코 수도의 Centro Historico란 이런 모습이다 이놈들아
죽음의 날 연휴가 끝난 11월 3일이었지만 여전히 관련 장식들이 가득했다
드디어 나왔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소깔로 가는 길
처음 이 거리를 봤을 때의 나는 유럽여행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고 서방 국가라고는 멕시코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걸어서 5분이면 끝나는 이 짧은 길을 걸으며 온 사방을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었었다. 소매치기 분들 저를 안 털고 무엇 하셨는지,, 그리하여 이때는 그때만큼의 짜릿한 감정은 느끼지 못했지만. 원래 처음 마음에 들어온 건 그 이후에도 이유 불문하고 좋아하게 되는 법이니까.
흔한 멕시코시티의 자라 건물입니다 열분덜
이때 괜히 들어갔다가 겨울옷 뽐뿌를 거하게 받고 나와서.. 귀국하기 전까진 절대 입을 일이 없을 것만 같은 모직코트가 사고 싶어졌다.. 맞은편의 포에버21도 알차게 구경하고 께레따로에 돌아가자마자 안떼아 쇼핑몰에 가야지(๑´ڡ`๑) 하고 결심함
다행히 결국 안 샀다 가끔은 쓸모 있는 나의 자제력~~4년 전에도 훌륭했구나~~~~(자화자찬)
종로의 금은방들처럼, 소깔로 앞의 이 거리에도 보석상들이 줄지어 있다
그리고 이 길의 끝에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과 구성당이 나란히 나란히. 언제 봐도 위용 넘치는 장면이다.
연휴가 끝난 월요일 아침이어서 그랬을까. 소깔로는 매우 한산했다.
전통의식을 하는 인디언 복장의 사람들의 고함소리 그리고 약초 태우는 냄새로 정신이 좀 혼미해 줘야 내 소깔로인 것을...
사람에 쓸려 다니며 가방 걱정 지갑 걱정 휴대폰 걱정을 안 해도 되어서 좋긴 했지만
멕시코 관광지에 왔다면 응당 있어줘야 하는 기념품 노점도 멀찍이서 구경해 보고.
이때는 어느덧 이 나라에 살게 된 지 4개월째였을 때고 실제로 시티를 여행하면서도 어디 옆 동네에 잠깐 마실 나온 것처럼, (물론 매순간 들뜨긴 했지만) 익숙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모두의 관광지에 오니 멕시코시티에 처음 도착해서 쭈뼛쭈뼛 소깔로를 구경하던 여행자 김귤희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암만 그래도 체게바라는 너무 뜬금없잖아요 아조씨
걸음을 돌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 입장. 여전히 참 크구나
그리고 카톨릭 성당, 그것도 무려 멕시코 수도의 까떼드랄 안에까지 들어선 죽음의 날 제단. 이거야말로 바로 멕시코적인 면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웅장한 내부
황금빛의 커다란 제단까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1524년 건축을 시작해서 240여년만에 지어졌다고 한다. 세비야 대성당이 1400년대 후반에 완공된 걸 생각하면 시기상으로는 바톤 터치인데, 양식은 식민지에 그대로 빼다 박았는지 매우 흡사한 느낌.
성모상도 다시 찍고
때맞춰 잘 들어왔는지 오르간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햇빛이 성당 내부 곳곳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 찔끔
이 자물쇠들은 뭐였을까
미사도 살짝 구경해 본다
스페인어로 미사 참석해 보는 게 소소한 소원이었는데 께레따로에서도 못 봤던 미사를 D.F에서 보게 되네
지난번 왔을 때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흑인 예수상
이때가 14년이었고....그로부터 2년 전인 12년도 (지금으로부터는 7년 전이네 후아)
2학년 2학기에 패기롭게 미술사학과 수업을 신청해서 듣다가 이 흑인 예수상에 대해 듣고는 실제로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뿌듯한 맘으로 옆의 구성당 혹은 Sagrario 예배당에도 가본다
내부는 연식 가득한 이런 느낌
지반이 약한 멕시코시티인지라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반바퀴 빙 돌아 바로 옆의 템플로 마요르를 구경하러 가본다.
이렇게 보니 소깔로는 정말 여행자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네
고대 테노치티틀란의 사원이었던 이 곳
월요일이라 입장은 하지 못했다
어쨌든 해맑. 저 배낭의 주인분이 찍어준 사진
sagrario 예배당은 아무리 봐도 임팩트가 상당했다. 가라앉고 있다는 서사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소깔로를 한 바퀴 돌아 나갈 차례
광장의 한 변을 차지할 정도로 기나긴 대통령궁을 따라 걸었다.
월요일의 대통령궁은 중요한 행사라도 있었는지, 큰 차들과 양복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성당 두 채가 한눈에 보여서 기쁘고 신기
대통령궁 안에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있다고 하는데 왠지 분위기가 삼엄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한산한 소깔로를 맘껏 돌아다닐 수 있음에 감사
막상 소깔로 광장 자체는 차도가 절반에 펜스로 막혀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이나, 아니면 멕시코 다른 도시들의 Plaza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엔 다르겠지
꽤나 오랜 시간을 걸어 광장의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 당도했다
시티의 택시는 금빛 자주빛. Radio taxi라고 불리는, 가장 흔하고 또 공식(?)으로 취급받는 택시이다.
워낙에 불법택시가 많은 중남미이기 때문에 사실 저 색깔로 도색되어 있다고 해도 탈 때마다 조심스러워지는 건 매한가지지만...
업무태만에 부패도 심하다는 멕시코 경찰들이지만 시가지에 배치된 순경(?) 분들은 하찮게 길을 물어봐도 그저 친절하셨다.
처음 왔을 때는 경찰분들이 계신다는 자체만으로도 쫄아서 무서웠는데 이맘때쯤 되니....그저 여기 계신다는 자체만으로 맘이 든든해지는 것...
신기했던 악기. 옆의 레버를 돌리면 음악이 나왔다.
이걸로 소깔로 방문은 끝. 한바퀴 빙 돌기만 해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멕시코를 떠나기 직전이었던 15년 2월에 또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그러지 못했지 (이게 다 산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개미지옥 때문이다)
소깔로를 빠져나오는 길엔 이 집에 들러보았다
바로바로 3개월 전 왔을 때 들렀던 Santa Clara! 멕시코의 베스킨라빈스 정도 위상이려나
그때는 스페인어로 아이스크림 하나 사는 것도 힘이 들었는데 (이럴 거면 왜 한국에서 중급까지 배우고 왔나 싶었을 정도) 어느덧 그때로부터 세달이 지났고. 그렇다고 딱히 이때도 스페인어로 주문 잘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ㅋㅋㅋㅋㅋㅋ여전히 점원이 콘으로 줄까 컵으로 줄까? 를 빠르게 말하면 못 알아듣는 현실....제2외국어란 몰까....
어디서나 보이는 라틴아메리카 타워를 바라보며 다시 레포르마 거리 쪽으로 돌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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