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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abond/2014-2015 México

뽀너스 시티여행

만만다린 2019. 2. 16. 00:55


2014년 11월 26일



*

어느덧 세 번째 시티 방문. 아무리 멕시코에 눈 따위는 오지 않는다 해도,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쌩쌩 부는 11월 말이었다. 

께레따로보다는 훨씬 추운 시티였기 때문에 멕시코에 와서 처음으로 스타킹과 스카프로 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Primera Plus 버스를 타고 D.F 북쪽 터미널에 내려, 역시나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타고 이번엔 소깔로 근처로 곧바로 향했다. 그리운 Suites D.F에 또 가려고 했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데 억지로 오게 된 여행인지라 도미토리가 아닌 호텔에서 자기로 결심했던 것. 그리하여 출발 직전 봐놓았던 허름한 180페소짜리 호텔 더블룸에 체크인 완료.



도착하자마자 소깔로 근처의 polleria로 갔다

당시 (14년 기준) 네이버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했던 한국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닭고기 집이었는데 의아할 정도로 맛이 없어서 깜짝 놀람....이 퍽퍽함과 느끼함 뭐냐구요....멕시코에 이것보다 백배는 더 맛있게 닭 구워주는 polleria가 얼마나 많은데 ㅜㅅㅜ



사진상으로는 맛있어 보이고



저기서 돌아가고 있는 애들도 다 맛있어 보였는데...흑흑



다 먹고 평일 오후의 구시가지 산책. 3번이나 걷는 길이라 그런지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포에버21에서 옷이나 구경하고


시티에 온 목적이었던 K-POP STORE로 가 보았다. 이번 짧은 1박2일 여행의 목적이기도 했는데, 소녀시대 팬이었던 친구의 생일을 맞아 앨범을 꼭 사다 주고 싶었던 것....당시 멕시코에서 가장 큰 K-POP 매장이 여기라고 해서 레포르마 거리 안쪽의 주택가까지 힘겹게 와 보았던 것인데



??



????



식료품점으로 바뀌었대....이 무슨...

그렇게 감자깡과 고구마깡과 일본식 카레블록을 집어오는 걸로 이 여행의 목적(?)은 변질되어 버렸다...씨디는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주문함...



슈퍼마켓 봉지를 들고 돌아오는 길. 앙헬상이 예뻤다.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후안 발데스 카페에 가보았다. 역시 소문대로 남다른 커피 향기와 풍미. 콜롬비아 언제쯤 가볼수 있을까

에스프레소로 시키길 잘 한 것 같다.



따릉이(?) 설치의 현장도 목격



7월에 처음 왔을 때도 이 트럼프 카드 벤치를 지났는데



그땐 반질반질 깨끗해 보였건만 어느새 이렇게 때가 탄 걸까



역시나 벽화의 도시


이렇게 소소한 레포르마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낮잠을 잤다. 이 숙소에 들락날락 거릴 때마다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분명 열쇠로 여는 방이었건만 문고리가 이상하게 뒤틀려 있는지;; 잠긴 문을 열려고 하면 좀처럼 열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온 동네에 다 들릴 것처럼 덜컹덜컹거리며 애를 쓰고 있으면 그 소리를 듣고 옆방의 네팔 출신 여행자가 방문을 여는 걸 도와주곤 했다. 그라씨아쓰...


솔직히 혼자서 이런 허름하고 방문도 이상한 호텔에서 묵자니 좀 무섭기도 했지만 말여

근데 문이 안열리게 고장이 나서 다행이지 열리게 고장이 났으면 어쩔 뻔 했냐



아무튼 낮잠 자고 부스스 일어나 나온 밤의 소깔로

시티 여행은 3번째였건만 불 켜진 소깔로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숙소가 구시가지에 있으니 부담없이 오갈 수 있어 좋았네



휘황찬란한 대통령궁. 광장 한가운데에 걸려 있는 멕시코 국기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도 반가워

서양의 크고 오래된 건물들에 노란 불이 켜진 걸 보는건 어찌나 좋은지




사정없이 흔들려도 야경은 조아

소프트콘 하나 사먹고 들어와서 뜬금없이 베이비복스(추억의 KPOP) 동영상 보다가 일찍 잠이 들었다.


*

다음날 2014년 11월 27일

눈 뜨자마자 (는 11시) 뽈랑꼬 역의 Cafebreria를 재방문했다. 

멕시코에서 단골식당 수도 없이 만들었는데 D.F에서까지 만들어서 괜시리 뿌듯헙니다 헛헛



지난번에 먹었던 환상의 조합인 수프+샌드위치 세트는 알고 보니 프로모션이었고. 쓸쓸히 Menu del día를 시켰다...

병에 한가득 수박맛 물을 주셔서 일단 즐겁게 먹고



감기로 찌들어 가고 있었던 나에게 행복감을 선사해 준 옥수수 수프와, 지난번에도 맛나게 먹었던 여러 종류의 식전빵들



그리고 콩이 잔뜩 들어간 엔칠라다가 나왔다

메누 델 디아 메뉴판을 제대로 안 보고 시켰던지라 나는 '이게 메인 메뉴인가' 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소소한 메누 델 디아잖아...? 그치만 마시써...하며 성심성의껏 엔칠라다를 다 먹고 콩이 주는 든든하고 벅찬 포만감 ^0^ 으로 행복해하고 있을 무렵



진짜 메인 메뉴가 나와버렸다 생선 스테이크

소스도 밥도 생선도 맛있긴 했는데 세상 이런 배부름으로는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혜자로운 양이었다. 그렇지만 소중한 나의 해산물을 남길 수 없지!!!!! 멕시코에 와서 해산물만 보이면 그릇 바닥까지 긁어먹던 새럼 하며 한 접시를 다 비웠다. 움직일 수가 없어서 강제로 1시간 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겨우 버스 터미널로 갔다. 나의 시티 세 번째 여행은 이렇게 끝....시티에서 제일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에서 얻은 배탈과 함께....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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