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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4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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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두 번째 행선지는 코요아칸!
UNAM이 있는 Universidad 역에서 3정거장쯤 더 올라가면 코요아칸 역이 나온다.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 프리다 칼로가 태어나고 생을 마감해서 더 유명해진 이 곳은 본래 프리다 칼로의 생가인 Casa Azul을 보러 온 몇몇 관광객들을 제외하면 굉장히 한적하고 조용하지만, 주말이나 축제 기간만 되면 온통 사람들로 붐빈다. 실로 D.F의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동네.
다만 코요아칸 지하철 역에서 casa azul과 코요아칸 시장까지 가려면 꽤나 멀어서 버스를 타야 함
나와 동행 동생이 도착했던 날은 하필 주말+연휴 크리로 공원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3개월 전에 왔던 내 기억 속 평화로운 코요아칸은 목요일 오전이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걸 이제야 깨닫..
소깔로 뺨치게 사람이 많았다. 어쩐지 이 광장으로 오는 내내 길이 엄청나게 막힌다 했지
그럼에도 작고 예쁜 마을이다. 우선 배가 고팠던 우리는 식당을 찾아 두리번 두리번
이런 분들 안 계시면 멕시코시티 번화가가 아니죠 예예
멀리서 보면 더 진짜 같은 것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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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멕시코시티에 와서 길거리 음식 혹은 타코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제대로 된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나의 동행 아가를 위해... 이날의 점심은 흔한 광장 옆 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음식은 평타에 식전빵까지 줘서 넘 좋은 것
돌이켜보면 남미에서는 식전빵이 무료였는데 이게 엄청난 행복이라는 걸 16년도에 스페인 여행하며 알게 되었즤...
동생이 시킨 Arachera. 대부분 이렇게 소고기 구이와 몇 가지 사이드 메뉴가 나오는 음식이다.
그리고 나는 갑작스럽게 몰레를 시켜봄
그동안 누가 먹는 걸 한두입 먹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온전히 시켜서 먹은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학기 끝나고 1월에 몰레의 본고장인 푸에블라나 와하까에 갔을 때 먹으려고 아껴놓았던 것인데....도저히 그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구요.
닭가슴살 + 몰레라는 가장 흔한 조합이었는데 그 맛은 뭐랄까 좀 어려운 맛이었다. 분명 맛있기는 한데 먹다 보면 묘하게 질리는 맛? 매우면서도 고소하고 단맛도 나고 끝맛은 씁쓸하고 전체적으로는 춘장 소스 같기도 하고 내가 이걸 쓰면서도 뭐라는지 모르겠는 ㅋㅋㅋㅋㅋㅋㅋ 맛이었는데 아무튼 먹어본 데에 의의를 두기로...:;(∩´﹏`∩);: (푸에블라에 가기 전까진 다시 먹지 않겠구나 싶었다)
다 먹고는 당연한 수순으로 후식을 죠진다
새삼스럽지만 낙농업이 발달한 서양 나라들의 길거리 아이스크림 문화(??) 가 너무 부러움
40페소라길래 아이스크림 치고는 좀 비싼데? 했지만 아저씨가 디따 큰 콘을 꺼내시길래 곧바로 수긍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서 성당 구경하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행복한 순간 만끽. 여행을 하며 가장 평화로운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이어서 근처의 기념품 시장 구경
역시나 사람이 무척 많았다. 죽은 자들의 날 연휴를 맞아 다들 거리로 나오셨는지
어김없이 이 곳에도 제단이 있었다. 학교에서 버디 파티 할 때 받았던 해골모양 사탕과 똑같은 게 놓여 있어서 반가웠음
공산품이었던 거냐
환하게도 웃었네
오늘 늦은 오후에 코스타리카로 돌아가야 했던 동생은 여기서 아쉬운 맘을 가득 담아 해골을 4개나 샀다./
과나후아또나 산미겔의 아기자기한 공예품 시장이 좀 그리워졌지만
나름 이런저런 걸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저 조악한 비틀즈 병도 웃겼고
아마도 재떨이로 쓰라고 가운데를 눌러 놓은 것 같았다.
죽음의 날에 먹는 빵 모양을 한 양초도 구경. 불을 붙이면 진짜 이 빵처럼 달달한 설탕 향기가 날까
이맘때쯤 께레따로 내 집 옆의 빵집에서도 죽음의 날 빵을 팔아서 맨날 사먹었는데....넘 그립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먹을거리 구경. 저건 코코넛 라임이었나. 하나 사먹어 볼 걸 그랬다
천장에도 매대에도 온통 스켈레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3시 반이 넘었고, 동생은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러 호스텔로 먼저 떠났다
3일 동안 여러 모로 고마웠던 동행이었는데 코스타리카에서 어학연수는 잘 끝냈으려나 ㅠㅠ 지금쯤 잘 지내고 있을까 ㅠㅠ
홀로 남은 김귤희는 또 스벅. 애정하는 레포르마 거리의 수많은 스타벅스들 중 한 군데에 들어왔다.
하루종일 남으로 북으로 다니고 있었기에 피곤해 죽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오늘을 이렇게 마무리하긴 좀 아쉽다는 생각에 금방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레포르마 거리를 걸어 본다
콜럼버스 동상도 지나고
달은 벌써 떠 있고
유리창에 비치는 석양도 보면서 레포르마 거리를 걷는 거 너무 행복해
그러다가 충동적으로 Chapultepec 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어디서 내려볼까 고민하다가 어느덧 종점인 Autoridad 역까지 옴.
뭐지 이 무대책은ㅋㅋㅋㅋㅋㅋㅋㅋ
본래 Autoridad~Polanco 근방은 멕시코시티 내에서도 부촌으로 유명한 곳이라지만, 한남동 느낌의 포쉬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다고들 하지만...이날은 일요일 밤. 전부 문을 닫은 가게들과 사람 하나 없는 길거리는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원래 밤에는 사람이 없는 게 더 무섭그든요....이것은 진리....
어느 회사 오피스에 있던 이 그림마저도 밤에 보니 심장 떨어질 것 같고
낮에는 현지인들 관광객들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차풀테펙 공원도 밤이 되니 너무 조용
아직 시간은 7시쯤이었지만 얼마 전 끝나버린 썸머타임 때문에 해는 6시 반에 져버렸고. 온 우주가 나의 빠른 귀가(....)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Autoridad 역으로 돌아갑니다. 꼭 우리나라 7호선 9호선마냥 계속계속 아래로 내려가서 땅속 오브 땅속을 다니는 열차였다.
그렇게 모두가 출근 준비 등교 준비로 바쁜 일요일 밤의 텅 빈 지하철을 타고 슝슝 달려 호스텔로 복귀하였다..이날의 일정은 이렇게 8시쯤 빠른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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