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4년 12월 18일
체크아웃을 늦게 한다고 에스떼반에게 말하고는, 별 생각 없이 지메일을 열었다. 내일 오전에 예약해 놓은 스타페루 항공사에서 메일이 와 있었다. 비행기 시간이 9시 반에서 8시 반으로 바뀌었으니 빨리 오라고. 뭐지 이 쿨하고 갑작스러운 통보는.... 새벽에 리마 공항에 도착하는 게 다행이었달까. 일단 알았다고 메일을 보내 놓고 노트북을 챙겨 카페 안디노로 갔다.
내부는 뭐랄까,, 그렇지 이래야 내 와라즈 카페지! 의 느낌...
크고 넓고 와이파이까지 빵빵한 데다가(순간 페루 아닌줄) 심지어 2층에도 어마어마한 공간이 있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만 유명한 줄 알았지만 현지인들도 끊임없이 몰려왔고. 아직까지 솔--원 환전이 익숙하지 않아 메뉴판을 펼쳐 놓고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다가, 차이티와 감자전 비스무리한 음식 (이름은 감자 케이크였지만)을 시켰다.
5분 후 아주머니가 들고 와주신 차이티. 다섯 번도 넘게 따라마실 정도로 양이 많았는데 맛은 호불호가 갈릴 독특한 맛이었다. 안데스 방식으로 만든 것이라고 함
그리고 이거슨 충격과 공포와 사랑의 감자케이크
이건 아무리 봐도 1인분이 아닌데욬ㅋㅋㅋ 와라즈의 미친 듯한 가성비에 몸둘 바를 모르겠는 것...아마 쿠스코만 가도 물가가 이 정도로 후하진 않겠지. 무튼 기쁜 맘으로 우걱우걱 열심히 먹고 초코쉐이크도 또 시켜서 토하기 직전까지 먹으며 네이버 블로그 사진 업로드를 끝냈다. 덕분에 점심은 패스할 수 있게 되었닼
다 먹고는 2층 테라스 자리에 가서 와라즈 시내 구경. 역시나 별거 없지만 정감 가는 모습
묘한 매력의 와라즈. 흙먼지 날리고 사람 바글바글한 시골 마을이었는데 떠나기 싫었던 건 왜였을까
사람들을 보는 것도 그저 즐겁고
호스텔 앞 거리는 늘 이렇게 시장바닥 같았다
1층 현관으로 가니 막내 에스테반이 전날 만들던 akilpo 글씨를 낑낑대며 붙이고 있었다. 일해라 막내
나 어제 트래킹 했더니 다리 너무 아파,,,했더니 그건 사실 baby를 위한 트래킹이라고 쯧쯧거리는 것ㅋㅋㅋㅋㅋㅋㅋㅋ이틀 머물며 워낙에 정이 많은 친구들이라 금방 친해져서 이쯤 되니 날 보면 놀려먹을 생각밖에 안 들었낰ㅋㅋㅋ그래도 와라즈를 떠날 때 이들이 그리울 것이다
*
그렇게 터미널에 가서 예약을 확정하고
(예약 안 되어 있었다 ㄷㄷ 이놈들 진짜 날 솔거노비로 만들 참이었나...혹시 아킬포에서 예약 대행 신청한 사람이라면 필히 두세번 체크하시길)
기왕 나온 김에 동네 산책을 조금 더 해본다
곳곳이 공사중인 걸로 보니, 아마 지금쯤은 다 완성되어서 와라즈 시내가 딴판이 되었을 것 같다. 벌써 5년이나 지났는걸
이곳 사람들이 많이 타는 미니 택시. 만화에 나올 것만 같은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달린다.
시장 구경은 계속된다
몇 시간 뒤면 떠나야 하는 게 아쉬워서 보이는 대로 길거리 음식을 사먹었다. (....? 인과관계의 상태가...)
광장을 지나 위로 한참 올라가다가 0.7솔에 츄러스도 하나 샀다.
맛있긴 한데 전전날 E양과 사먹었던 맛을 잊지 못하겠었다. 그게 더 바삭하고 크림도 많이 들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려나 힝....뭔가 아쉬운걸.....그래도 동전 하나로 먹을걸 손에 쥐는 이 기분 스고이
페루비안 패스트 푸드라니 매우 흥미가 돋았다 가보지 못해 아쉽네
오늘도 멍멍이들의 환심을 손쉽게 사는 나
덩치가 비슷해서 그런 거니.....아냐 나는 너희 동족이 아냐....손에 먹을 것도 없어 얘들아....
슈퍼에 들러서 다 떨어진 치약과 샴푸, 그리고 티슈도 샀다. 16일차가 되니 슬슬 생필품들이 동나는구나...(메모)
어쩐지 프로 여행자가 된 기분이네. 그렇게 장비들을 갖추고 나니 이제야 페루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쿠스코에 갈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리마에서 와라즈로 떠나왔던 그 밤처럼 좀 설레더라
'Vagabond > 2014 Peru' 카테고리의 다른 글
D+17 : [Cusco] 오얀따이땀보를 지나 아구아스깔리엔떼스로 (0) | 2019.04.18 |
---|---|
D+17 : [Cusco] 드디어 쿠스코, 난생 첫 비자 받기 (0) | 2019.04.18 |
D+15 : [Huaraz] 고난의 69호수 (0) | 2019.04.17 |
D+14 : [Huaraz] 처음 만나는 해발 3,000m (0) | 2019.04.17 |
D+13 : [Lima] 미라플로레스의 오후 (0) | 2019.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