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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5. 06
돈 벌기 시작하고 홍콩 다녀온 얘기
그러니까...그럴 줄은 미처 몰랐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짐을 제때 싸지 못했다. 늦어도 11시엔 인천공항으로 가는 지하철 막차를 타기 위해 집에서 나왔어야 하지만, 정리되지 못한 짐덩이들을 캐리어 안에 뒤늦게 풀어놓느라 11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현관문을 열 수 있었다. 덕분에 고터까지 가서 심야버스를 타게 됨. 5월 초의 자정은 아직 바람이 차게 부는 시간대였고, 블루한 기분으로 블루시한 노래를 들으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시간은 새벽 2시. 돈을 아낀답시고 (돈도 버는 주제에!!!!!) 새벽 6시 반 비행기를 끊은 자신을 한탄하며 간만에 공항노숙을 하려 했으나....배가 넘 고팠으므로......근처의 롯데리아로 달려가 핫치킨 크리스피 세트를 죠지며 출국도 하기 전부터 돼지파티를 시작하였다.
먹고 나니 졸려서 또 바로 잠. 알람 안 맞춰놓고 잤으면 비행기 놓칠 정도로 푹 잤다.
홍익 카운터로 체크인하러 갔는데 어쩐지 웹체크인을 한 사람들을 위한 줄이 더 길고, 더 느리게 줄어드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약간 빡쳤지만 홍익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한 건 이때뿐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건 귀여운 사건에 불과했으므로 웃어 넘기도록 하자 하핳^0^
출발~~~~
벗 셔틀트레인은 새벽에 운행을 하지 않더라. 세수도 못한 지저분한 맨얼굴로 셀카를 찍으며 5시 정각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도대체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6시 20분 비행기를 끊었구요?
어찌어찌 잘 도착해서 면세품도 우르르 찾고. 멍하니 앉아서 동이 트는 걸 바라보았다. 새벽의 게이트는 조용해서 참 좋음.
그리고 좁기로 악명 높다는 홍익 비행기 내부. 원체 어디에 몸을 구겨넣어도 좁다는 생각이 잘 안 드는 새럼이기 때문에, 생각보단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졸릴 뿐....기내의 낯선 한자를 멍하니 보다 잠이 들었다. 아침 비행기만큼 꿀잠을 보장해 주는 곳도 잘 없지
빠르게 날아 홍콩 도착
의외로 일본 공항과 비슷한 느낌에, 더운 나라 특유의 공기 냄새가 났다. 홍콩에 와서 멕시코시티의 공항 냄새를 또 맡을 줄은 몰랐지.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유심칩 파는 가게. 점원이 매우 친절해서 앞으로의 여행(이라고 쓰고 어드벤처라고 읽어야겠지)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사진 찍으라고 친절히 안내해줘서 찍음
공항버스 타러 가는 길. 너무나도 복잡한 공항버스와 너무나도 친절한 안내판
승강장 도착. 말로만 듣던 2층버스를 보고 하트가 뿅뿅이었다는 것
그리고 날씨 무지하게 덥구요....듣던 대로 덥고 습한 날씨. 냉큼 올라와서 토토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대지각 상태로 짐을 쌌음에도 이걸 가방에 던져넣었던 나의 정신머리에게 박수~~~~~!!! 짝짝짝~~~~!!!!!!! 근데 셀카봉은 왜 안 가져왔을까^ㅠ^
버스는 도로 양 옆의 나무에 금방이라도 닿을 듯 바싹 붙어서 빠른 속도로 달렸다.
이내 바다가 나옴. 홍콩은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하나에 공항이 있다고 한다.
와따시의 숙소가 있는 역은 야우마테이. 언제 어떻게 내려야 하냐 두근두근...하며 타지에서 대중교통을 탈 때면 늘 겪는 불안함과 조바심을 가득 안고 안내방송을 열심히 들었다.
한편으론 창밖의 풍경이 넘 좋아서 눈을 뗄 수가 없었음.
사랑하는 항구의 풍경
홍콩 하면 지금도 떠오르는 뿌연 하늘과 물안개, 그리고 항구의 크레인들
빠지면 섭한 고층빌딩들. 영화에서나 보던 낯선 높이와 빽빽한 창문들,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질 정도로 서로 닮은 모습이 신기했다.
와.....제가 홍콩에 왔군여.....*ㅇ*...
주택가와 소방서를 지나
전광판도 지나지나
구룡반도 도심에 도착했다. 몽콕역 즈음 오니 확실히 인구밀도가..바글바글..
내릴 때가 되어 잽싸게 캐리어를 붙들고 하차벨을 누름. 내 하얀 새 캐리어 예쁘지
가지런히 놓여있는 여행객들의 짐
내리자마자 공항보다 훨씬 살벌한 더위와 습기에 할 말을 잃어버려따. 지상에서 보니 더욱 놀라운 홍콩의 고층건물들은 덤.
길을 잃지 않으면 뭐다? 김귤희가 아니다! ^^ㅠㅠㅠㅠㅠ 정반대 방향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호텔에 당도하였다.
어쩐지 홍콩에선 거의 모든 순간마다 미친 듯이 길을 잃어버리고 다녔는데, 동행이 있었더라면 좀 덜했을까. 아님 조사를 더 하고 왔더라면....ㅎㅅㅎ
체크인을 하는데 뜻밖의 고난이 닥쳤다. 안내해 주시는 분의 영어를 1도 못 알아듣겠다는 점......하지만 왠지 내색하지 못하고 세상 잘 알아들은 척을 하여 버렸다. 몰라도 모른다고 못 하는 회사에서의 순간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쥬르륵
그렇ㄱㅔ 1인실같은 2인실, 하지만 1인실로 어차피 쓸 2인실에 당도하였습니다. 창밖 풍경에 잠시 할 말을 잃어주고
끔찍하게도 어메니티가 3 in 1인 것에 당황하고 갑니다....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발명품이니......? 호텔에 쓰리 인 원이라니 뭔 진자 말도 안되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흑흑....내 소소한 즐거움 돌려내라 이놈들아.....ㅠㅠㅠㅠㅠ
그래도 전신거울 있어서 기분 좋았음. 검정색 더운 원피스는 벗어제끼고 이제 슬슬 나갈 준비를 해볼가
하고 1시간 정도 누워서 꿀잠....점심때를 놓쳐서야 슬금슬금 기어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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