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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4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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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동행 엘리아스와 함께하는 과나후아또 여행은 계속된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때였지만 우리 둘 다 호스텔에서 아침을 빠방하게 먹은 탓에 밥 생각이 없었다.
그리하여 조금 더 한량처럼 이곳 저곳을 다녀보기로 함
걷다가 발견한 la casa de japon이라는 특별 전시장
스페인어 이름을 일본식 한자로 음차해서 써 주는 걸 하는 모양이었다. 입구에는 유카타를 입은 멕시칸 언니가 있었고 안에는 서예 잘 쓰게 생기신 일본인 아저씨가 계셨음. 나를 보고 넘나 반가워하며 니혼진데스까? 하셨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어서 죄송함니다..
그리고 신난 나의 동행ㅋㅋㅋㅋㅋㅋㅋ은 30페소를 내고 종이가 아닌 자기 팔에 이름을 써 달라고 함
어차피 샤워하면 날아가 버릴 이름이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나 보다. 귀여운 친구였음.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역시나 세르반띠노 축제 초청국가답게 일본 음식을 파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약 3개월째 타향살이로 심신이 지치고 끈기 있는 쌀알이 매우 그리웠으므로 여기서 점심을 먹자고 엘리아스를 설득함. 알록달록한 벤또들도 팔고 있었고....한국 백화점 푸드코트 생각이 나며 기분이 몰랑몰랑해졌던 기억.
초밥이 아니라 롤이어도 그저 힝복
벤또가 너무 비싸길래 튀김우동을 시켰다. 이따다키마쓰~~
엘리아스는 의대생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젓가락질을 배운 지 10분만에 마스터하는 놀라운 학습능력을 선보였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먹었는데 어느 나라나 의대생들은 힘든 것처럼 보였다. 메리다에서 공부를 하는 엘리아스는 마야 원주민 부족들이 사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의료 봉사도 하고, 머리 터지게 수업도 듣고 실습도 하고 뭐 그렇게 부지런히 살고 있는 친구였음. 우동 먹으며 마야어 배웠던 추억은 잊지 못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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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고는 먼저 D.F로 돌아가야 하는 나의 동행을 배웅하기 위해 큰길까지 조금 걸었다.
과나후아또 센트로 구경은 언제 해도 재밌단 말여
후아레스 극장도 또 만났다
어제 지나가며 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 재밌어 보인다고 생각했는뎈ㅋㅋㅋ오늘은 나도 있다 사진 찍어줄 사람
극장은 월요일 휴무라 닫혀 있었는데 다들 펜스 넘어가서 사진 찍고 있길래 우리도 동참해 보았다
엘리아스가 매우 심오한 구도로 찍어 주었네◝(⁰▿⁰)◜
그리고 이 사진을 끝으로 나의 동행은 D.F로 돌아갔다. 학기 끝나고 메리다에 가게 되면 만나자! 했는데 내가 메리다에서 딱 죽기 직전까지 아파서 골골대며 미처 마지치 못한 기말 과제나 하는 바람에....언젠간 연이 되면 또 보겠지 ㅜㅜ
혼자 남은 김귤희는 어제부터 눈독을 들였던 카페에 가보기로 한다
지도 첨부를 넘 하고 싶은데 이름도 위치도 기억이 잘 안 나네
커피를 시켜놓고 야외 좌석에 자리를 잘 잡으면
이렇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다리 위의 예쁜 카페였는데 말이다 힝
읽으라는 책은 안 읽고 그저 다리 아래로 지나다니는 사람들만 하염없이 구경
모두가 이 다리 위 테라스 자리를 탐내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만 버티고 일어나야 했음
다시 시내 중심으로 가본다
어제 못 가본 골목골목을 다니며 사진이나 찍어야지 하며 출발
또 다른 이름의 극장. 여전히 세르반띠노 축제에 와서 연극 하나 안 보고 있는 나....
모든 광장이 공연 무대가 되는 기간이지만, 월요일이라 그런지 또 이날은 무료 야외공연이 없었다 슬퍼라
그치만 이렇게 그림 같은 광장이라니 공연이 없어도 그저 좋은 것. 과나후아또의 발코니들은 또 얼마나 화려했는지 보고만 있어도 눈이 즐겁다.
길거리 꽃가게들도 틈틈이 구경
어느 골목이나 사람이 많지만 가끔 운 좋게 한산한 곳도 거닐 수 있었다. 해도 천천히 기울고 있었고.
이름처럼 햇살 가득한 길도 보고
과나후아또 대학 옆의 어느 미술관에도 흘러들어가 보았다. 여기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
교회 건물 지하였다. 그림 사진은 못 찍게 해놓아서 밖에서 슬쩍 찍었는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작품 엄청 좋았다고 옛날 블로그에 써 놓았네..
건물 안에서 보는 오래된 교회 벽과 파란 하늘도 좋았다
멕시코의 오랜 건물들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가 그리운 요즘
평생 볼 바로크 양식도 다 보고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답게 기념품 가게들도 즐비해 있어서
또 국기들도 잔뜩 달려 있어서 소소한 즐거움
새들마저 알록달록 예쁘고
눈앞의 풍경도 이렇네. 걷는 보람이 있는 도시.
아까 엘리아스랑 갔던 시장보다 조금 더 전통시장스러운 곳도 만났다.
사랑스러운 발코니들
그렇게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운동화를 신었는데도 다리가 아파와서 잠깐 주저앉아 쉬어보기로 한다
데이터는 그저께 다 써버렸고 (멕시코는 편의점에서 충전을 해서 써야 하는 식이었는데 돈이 없었음) 휴대폰은 무용지물이었고, 당시 열심히 들고 다니던 아이팟 클래식 MP3는 주변과 나를 차단시키므로....책을 주섬주섬 꺼내서 읽고 있는데 어느 커플이 다가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자기들이 D.F에서 카우치 서핑을 하고 있다며 명함을 주는 것? 하여간 이놈의 영업민족들 방심할 수 없어
영업을 당하고 사진을 부탁함
나이스한 사람들이었으니 언젠가 D.F에 가게 되면 이 사람들 생각이 날 것 같기도 하다....
기운을 얻어 또 다시 발코니 구경 삼매경
히피처럼 배낭에 와펜이나 붙이고 다닐까
그렇게 잘 구경하다 보니 해가 지고 있어서 호스텔로 돌아가 본다
10여분을 걷고 걸어 나의 숙소가 있는 zaragoza 골목으로
호스텔 홈페이지에는 '당신이 만일 zaragoza 골목 입구에서부터 오기 시작한다면 1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고 쓰여 있는데
말이 100+개지 수백개는 되는 듯....그렇게 호흡곤란 상태가 되어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띠용?
어디서 많이 본 고먐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ㅜㅜㅜㅠㅠㅠ
어제 만났던 바로 그 칭구....쓰다듬어 주니 갑자기 나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죄많은 닝겐=나란 닝겐
결국 입구까지 따라와서 한참을 들어가지도 쫓아내지도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었다. 힝....고먐이 넌 집사를 잘못 골랐어......난 외지인이라규..
그러는 와중에 보이는 스터닝한 풍경. 오늘도 과나후아또의 야경은 계단을 숨가쁘게 오른 가치가 있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테라스행
마지막까지 행복한 마무리였다. 물론 저녁은 돈 없어서 컵라면 먹음
다음날 아침 QRO로 버스 타고 돌아오는 걸로....김귤희의 이번 여행은 끗. 다음은 데에페로 간다.
(사족)
과나후아토는 사실 14년도 당시 여행할 때는 그저 그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그냥 심드렁하게 써놨는데 (엘리아스를 만난 건 재밌고 좋았음)
이제 와 사진 보정하다 보니 너무 예쁜 동네였다. 멕시코에 간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인가봐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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