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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9일


돌로레스 이달고에서 과나후아또로 가는 날

날마다 아침이 점점 더 추워지고 있었다. 밤 또한 마찬가지. 암튼 이날 사방이 라임 색깔로 칠해진 돌로레스 이달고의 숙소에서 눈을 떴을 때도, 온몸이 달달 떨릴 정도로 추웠다. 전날 묵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꽁으로 얻게 된 샤워실 딸린 더블룸이었지만, 기대가 무색하게 샤워기에서는 찬물이 졸졸 나왔다....멕시코 숙소에서 뜨신 물이 나올 확률은 1/3이라 보면 되지만 ^*^ 이날따라 그 사실이 슬프게 느껴졌네


*

멕시코 Vevo를 틀어놓고 온갖 흥겨운 라틴 음악을 들으며 준비를 마치고 터미널로 향했다. 과나후아또로 가는 버스는 어쩐지 3등 버스 뿐. 이곳 버스는 대개 화장실이 딸려 있어서 2등 버스라고 할지라도 한국 일반 버스보다 훨씬 시설이 좋은데, 3등 버스에는 그 좋은 화장실이 없었다. 뭐 그래도 나머지 인뿌라는 2등 버스 못지 않은걸?!! 하고 손을 뻗어 안전벨트를 매려 했는데


없다...안전벨트가....없엌ㅋㅋㅋㅋㅋㅋzzzㅋㅋ등골이 서늘해졌다. 게다가 돌로레스 이달고에서 과나후아또로 가는 길은 1시간 내내 구불구불한 산길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마을이 보였다. 버스가 점점 아래로 내려오며 알록달록 소문대로 예쁜 과나후아또의 시내도 가깝게 보였지만 김귤희는 어지러워 쥬금



2박을 할 나의 숙소

다른 호스텔에 비해 가격도 비싸고 보다시피 센트로와도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택한 이유는 역시나 테라스가 있었기 때문.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전망도 무척 좋았다. 다만 수많은 계단들을 날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느라 많은 생각이...들었음....경치란...몰까...。•́︿•̀。



다행히 처음 도착했을 땐 택시 아저씨가 센스있게 계단 위쪽에 내려 주셨다

핫핑크색 숙소 건물과 그 뒷편으로 보이는 오밀조밀한 집들에 감탄



어딜 가나 익숙한 멕시코 호스텔 침대보까지


*

약한 몸살기와 어지럼증 때문에 힘들었지만 잽싸게 밖으로 나왔다. 과나후아또는 내가 멕시코에 오기 전부터 너무너무x389818341 가고 싶던 곳이었기 때문. 그치만 돌이켜보면 생각보다는 그리 좋지 않았다. 역시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망하나 봐여



신나게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뭔가가 내 다리를 스쳐서 화들짝 놀랐다. 아래를 보니 이 고먐미였음.

고양이가 다리에 비비적대는 건 나랑 친해지고 싶은 거라고 어디서 주워들었는데....하며 김칫국 드링킹을 시작한다



세상 예쁜 애기였는데 털도 깨끗하고 ㅠㅠ 주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세상 시크한 척은 다 하면서 계속 나를 졸졸 따라와서 버리고 가기가 힘들었다 ☹ 힝...고앵이...



10여분간 잘 놀다가 마저 하산



여러 모로 사카테카스 생각이 나게 했던 과나후아또

산등성이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광산도시라는 점도 비슷했다.



어느덧 투톤이 되어버렸던 나의 머리...



망자의 날이 2주 가량 남았을 때였던가. 이미 산미겔 데 아옌데에서부터 꾸준히 보이던 아즈텍 메리골드는 과나후아또에서도 여기 저기 피어 있었다.

원주민들은 Cempasuchil로 불렀다는데 그 이름이 더 예쁘게 느껴지는 건 물론. 다만 어려워서 자꾸 아즈텍 메리골드라고 부르게 되네 ;ㅅ;



기나긴 계단을 내려오니 아까는 내려다보였던 집들이 이제는 올려다보이기 시작

과나후아또의 센트로로 가기 위해서는 10여분을 더 걸어야 했다. 조금은 너전하고, 밤에 혼자 걸으면 약간 무서울 것 같은 길이라 과나후아또에서는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곤 했다. (쫄보)



웬만큼 차가 복작복작해진 걸 보니 센트로에 다 왔나봐



가장 먼저 만난 성당

과나후아또 센트로에 대한 첫인상을 솔직히 말하자면 '뭐지 왜 이렇게 너저분하지' 였다. . . 축제 기간 쁠러스 일요일이라 사람이 넘 많아서 그랬겠즤


*

오랜만에 화려하게(..) 점심이란 게 먹고 싶어져서 바에 들어갔다

하지만 낮부터 취객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만 맞은편 자리에 앉아 귀찮게 하는 탓에 힘들었음....싀벌 바 자리에 앉을걸



결국 가게 주인에게 눈치를 줘서 쫓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나의 사랑스러운 점심 메뉴는 바로 바삭한 생선튀김일 들어간 피쉬 타코



뜨라디시오날한 타코는 아니지만 맥주를 부르는 맛있는 맛 +_+

나도 어쩔 수 없는 외국인인지 몰라도 지금까지 멕시코에서 먹었던 타코 중에 이게 제일 맛있어 버렸다 미안해 내 멕시코야....내 입맛은 세계시민인가벼...


이 바 되게 마음에 들어서 지도 첨부하고 싶은데 위치도 상호도 기억이 안 나서 슬픔

암튼 다 먹고 나와서 본격 동네 구경을 시작했다.



역시나 거미줄 같았던 과나후아또의 구시가지

그저 끌리는 대로 걷다가 시선을 끄는 예쁜 골목이 보이면 슬쩍 들어가 보고 뭐 그런게 재미 아니겠니



알록달록 콜로니얼 풍의 도시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인지라, 그 명성에 걸맞게 어디를 가든 다채로운 색깔들의 건물이 줄지어 있다.



한없이 조용했던 이 골목




타임 투 셀프타이머



슬슬 대로변으로 나와볼까나



나오자마자 시선을 끌어당기는 후아레스 극장

이곳을 중심으로 멕시코 3대 축제인 세르반띠노 축제가 열린다. 190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행사. 연극을 중심으로 이런 저런 공연 예술들이 극장과 광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극장에서 하는 건 표 가격만 몇만원인지라 쿨하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광장에서 하는 공연이나 몇 개 볼까 했는데 그것도 시간을 못 맞춰서 결론적으로 세르반띠노 축제 기간에 과나후아또까지 가서 공연은 1도 못 본 바보가 되어 버림  



그치만 김귤희는 행보카다

닝겐들이 너무 많아서 멕시코에서 실로 처음으로 주말 저녁 강남대로에 온 기분을 느꼈지만....과나후아또에는 원래도 관광객들을 비롯해서 사람이 많은 편이라 하는데 이날은 축제까지 겹쳐져서 유난했던 듯



축제 분위기 물씬



모두가 인증샷을 찍는다는 이 동상을 지나



그만...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던 김귤희는 전시 볼 마음도 없으면서 박물관으로 돌진하게 되는데....



성당 지하에 위치한 묘한 분위기의 전시장



그러거나 말거나 목적을 달성하고 기분 좋아짐



위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떤 일본 작가의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별로 흥미가 없어 빠르게 나왔다. 이번 세르반띠노 축제의 초청 국가가 일본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조금 뒤의 이야기...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동화 속 세상

과나후아또 구시가지에는 곳곳에 이런 지하 터널들이 있어 괜시리 여행 온 기분이 뿜뿜



그리고 산 꼭대기에는 전망대도 있다. 여기서도 보이는 저 무시무시한 인파

다음날 아침 일찍 올라가 보기로 다짐했다.



어쩐지 과나후아또 주의 택시는 전부 초록색이네



칠레 엔 노가다가 단돈 70페소라니 내일은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지! 하고 부질없는 계획을 세워보았다

쁘띠한 과나후아또 산책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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