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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24 ~ 2015. 1. 4
애증의 볼리비아....일정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지만 어느 것도 제 의지는 아니었구요? ㅋㅋㅋㅋ
뒤이어 가게 될 칠레 숙소는 W트래킹을 위한 산장 말고는 전혀 예약을 해 놓지 않았는데, 그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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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의 매력은 무수히, 정말 무수하게 꼽을 수 있었다.
북부의 루레나바께 정글과 중부의 코차밤바를 못 들러본 건 아직까지 아쉽고. 우유니 마을 자체는 머물기 참 힘든 곳이었지만, 우유니 사막은 만인의 버킷리스트인 이유가 있었다. 물이 찬 소금사막도 좋았지만, 2박 3일 투어를 하며 봤던 풍경들은 매분 매초가 경외 그 자체였음. 라틴아메리카학을 잠깐이나마 배웠던 입장에서, 포토시를 지날 때에는 더없이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볼리비아의 광활한 자연은 축복이었고, 그 때문에 벌어진 참사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 아픈 역사가 되었던 것이다.
볼리비아가 가장 내게 선물 같았던 이유는 (페루가 현지인들의 따스함 때문이었다면) 그곳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 때문이었다. 지금보다 훨씬 미숙했던 내게 많은 걸 알려줬던 감사한 동행 분들. 덕분에 칠레를 여행하는 내내 외로움에 몸부림치곤 했지....4년이 지났고 어디서 뭘 하고 지내시는지는 대부분 연락이 끊겨 알 수 없지만, 모두들 그때보다 더 행복하게 지내고 계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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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는 아래와 같았음!
1. 코파카바나/태양의 섬
- 이런 높은 곳에, 이렇게 바다 같은 호수가 있다니. 코파카바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모양이고, 이곳에서 머물렀던 숙소는 남미 여행을 통틀어 최악의 컨디션이었지만. 어쩐지 이 사진을 찍던 순간의 쌀쌀한 공기(고산지대라 꽤 썰렁했다)마저 아직 기억이 날 정도로 나는 이곳이 좋았다.
- 티티카카 호수와 태양의 섬은 역시 천국이 아니었을까. 너무 힘들었지만 너무 감사했던 이곳에서의 하루.
2. 라파스
- 남미여행을 통틀어 진심 젤루 무서웠던 라파스. 다행히 든든한 동행 두 분을 만나 내 동네처럼 휘젓고 다녔다.
라파스 사람들과 굉장히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
- 킬리킬리 전망대에서 본 전경. 이 숨막히는 풍경이 아니더라도 라파스는 매연 때문에 숨쉬기 힘든 도시였다.
그치만 또 나는 여기가 너무 좋았다는 거 아니겠니?!!!? (띠용) 치안 걱정에 밤에는 감히 나가지 못하고 숙소에 박혀 있었는데, 내 침대 옆 창문으로 보이던 은하수처럼 빛나던 촘촘한 불빛들이 잊혀지질 않는다.
3. 수크레
- 아아, 이곳은 정말이지 볼리비아의 치앙마이 같은 곳이랄까 (치앙마이 가본 적 없음 주의)
멕시코의 모 도시와 비슷한, 정말 정말 개미지옥같은 곳. 하얀 벽에 빨간 지붕으로 가득한 구시가지, 온갖 맛있는 음식들, 싸고 싱싱한 과일... 여기서 남미의 처음이자 마지막 호텔 투숙을 했는데 단돈 3만원에 더블침대에서 대각선으로 누워서 잤다. 이때는 그것조차 아까워하곤 했는데 쩝
- 묘하게 수크레는 미식의 도시여서 전세계 음식들을 싸게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남미여행을 하며 만났던 여러 동행들을 여기서 또 마주칠 수 있어서 행복했음. 우유니까지 같이 이동해서 더 좋았고.
4. 우유니 사막
- 먼저 선셋 선라이즈부터. 아쉽게도 우기에 갔지만 비가 덜 와서 무한하게 찰랑거리는 반영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좋았고, 연말연초를 함께 복작거리며 보내게 되어 다행이었네. 아 그리고 선라이즈를 하며 본 별들은 정말.....후....
- 내겐 선라이즈 선셋보다 더 좋았던 2박 3일 투어
- 여기 주저앉아서 소금물에 엉덩이 적시면서 점심 먹어본 ㅅㅏ람....? 저요...
- 둘째날의 핑크호수
2박 3일 투어 내내 함께 했던 동행분도 기억에 남는다. 아타카마까지 같이 여행했었는데 지금쯤 잘 살아 계실려나...
- 어느 사막 마을에서 본 오로라 같은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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