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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6. 08. 18
그렇게 왠지 21세기가 아닌 것만 같았던 센쇼지 근처를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스카이트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요 다리를 건너가야 한당
아즈마바시라는 이름의 다리 ㅇㅇ
강은 도쿄 동쪽 지역을 횡단하며 쭉 흐르고 있었고, 긴자선 전철을 타고 도쿄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바시라는 이름의 역을 셀 수 없이 지나치곤 했다
다리 건너편의 스카이트리와 아사히 빌딩, 그리고 스미다 구청
저 미묘한 모양의 조형물은 사실 맥주 거품인 게 함정이다. 누가 봐도 그.. 그거 아닌지
이 강에서 불꽃놀이 같은 걸 하면 참 예쁘겠네
실제로 아사쿠사에서 여름에 하나비 마쯔리를 한다는데 기간을 일주일 간격으로 딱 놓쳤던 터라 더욱 아쉬웠다.
구몬일어 하던 초딩 때부터 줄곧 나의 로망이었던 하나비......8ㅅ8 다음 일본 여행 땐 볼 수 있겠지요
다리 아래쪽에는 이렇게 유람선 선착장도 있었다. 비가 한바탕 퍼붓고 나서 그런지 휑-하였지만
아사히 본사의 아사히 전광판 쏘 수퍼 드라이
그 와중에 놀라웠던 건 여름 저녁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리를 건너다 보니ㅋㅋㅋㅋㅋㅋ 이 황금...그것이 갑자기 맥주 거품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사히의 계략에 당해버렸네요.... 세뇌가 이러케 무섭답니다 ㅠㅠ
이때 도쿄를 다녀온 뒤로, 지상으로 다니는 전철의 모습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본 풍경 중 하나가 되어따
*
그렇게 다리를 지나 건너편의 아사히 빌딩 쪽으로 간다. 흰색 헐렁한 와이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고 검정 넥타이를 매고 짙은 갈색의 가방을 든 회사원들이 하나 둘 건물 밖으로 나와, 지친 표정으로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 다들 퇴근하시네.....' 정도의 생각에서 멈췄겠지만, 이날따라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아 침울한 기분이 들었음. 퇴근하고 집 돌아가서 씻고 티비 쫌만 보다가 누우면 벌써 열시 열한시가 되어버리고, 학생 때야 외로움을 견디며 빨리 저녁이 지나가고 밤이 와 잠이 들 수 있길 바랬다지만 직장을 다니면 저녁이란 자체가 사치라는 걸 넘나 잘 알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사히 빌딩에서 보이는 스카이트리는 왜인지 아까 본 것만큼이나 아득했다.
해가 이미 져버린 지금 난 이대로 괜찮을까.... 아니 아까 다리 건널때는 둘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마냥 가까이 보이더만 이게 뭔 일이래.... 구글맵에 의하면 나는 아직 15분 가량을 더 걸어가야 했고. 컴컴해진 주택가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게 싫어 지하철을 타려니 이미 탈 만한 역을 다 지나쳐 와버렸구요
뭐 어쩌냐... 가던 길 계속 갈 수밖에..... 그렇게 건너온 다리와 동명의 이름인 아즈마바시라는 동네를 통과한다.
원래 여행 첫날엔 신호등도 신기하고 풀잎도 신기하고 전깃줄도 신기하고 남의 집 번짓수도 신기하고 뭐 그런거 아니겠냐
그래도 점점 가까워져 오는 스카이트리를 보며 안도
비록 어둡긴 했지만... 무서울 정도로 인적이 없긴 했지만. 골목길 산책만큼 로컬한 여행이 또 있을까. 첫날부터 이런 소듕한 경험을 하게 되어 좋았다 (?)
을씨년스러우면서도 사람 사는 냄새 나고 포근하고(?..) 뭐 그런 풍경들이 이어졌당
(근데 실제로 길에 사람은 없음 주의)
지나가다가 뭔 열차인지 궁금해서 찾아봄. 이세사키선의 료모 열차인가 (아닐 수도 있음 주의)
무튼 이 철도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이제 스카이트리에 거의 다 왔다는 의미!
개미새기 사람새기 하나 없이 조용+평화로워 좋았다곤 할 수 있겠으나
아무래도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에 굴다리 옆으로 바짝 지나가는 건 무서웠당ㅎㅎㅋㅎㅋㅋ잰걸음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
핳 그리고 이 즈음에선 진짜로 무서웠음 진짜라구우
와따시 남미도 혼자 다녀왔고 멕시코 살 때는 바퀴벌레도 막 때려잡고 그랬지만 어둠을 무서ㅝ한답니다 흨흨
진심 도쿄여행 통틀어 제일 무서웠던 어두컴컴한 주차장을 지나자 드디어 이렇게 스카이트리가 코앞에 보이기 시작했고....불빛아 반가워....
첫날 저녁부터 어드벤쳐 쩔어주신다 정말ㅠㅠ
요약 : 설마 설마 진짜 설마로 도쿄여행 준비를 하다가, 정보라곤 없는 이 무쓸모 글을 읽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밤에 아사쿠사에서 스카이트리 갈 때는 ★전철★ 타세여....(간절) 도부 스카이라인 타면 한방에 한 정거장에 안락하게 감 ㅠㅅㅠ
반갑다 스카이트리..
이 동네의 이름은 오시아게. 무난하고 깔끔한 주택가인 것처럼 보였다만
한국으로 돌아와 웹서핑 하다가 우연히 어떤 칼럼을 읽었는데 이제 신주쿠~시부야 등 도쿄의 중서부보다도, 아사쿠사~오시아게를 아우르는 동부가 더 힙한 곳이 되어간다구 한다. 에잉 그걸 몰랐네....나중에 또 구경 가야지
*
무튼 비싼 입장료 (3000엔이 훌쩍 넘었던 것 같다 부들부들) 내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고층 에레베-타를 타면 꼭 20층 즈음에서 귀가 먹먹해진다는 거. 잠시 까먹고 있었네. 그렇게 전망대에 도착을 하였는데
오랜만에 보는 도시의 야경에 소스라치게 놀람
역시 도쿄는 너무나도 도시였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큰. 그것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좋자나,,, 입장료 3천엔 내고 첫날부터 빈털터리 될 뻔한 것도 이미 잊고 그저 좋았다.
이런거 또 있어줘야죠? 저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이 푱푱 솟아나온다.
애정하는 관람차까지 또렷이 보였다. 오다이바의 관람차였을까. 방향치라 알 수는 없구여
끝이 없이 펼쳐진 도시의 불빛에 할말잃,,
도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이곳이라던데, 그래서인지 발밑의 모든 것들이 너무 작고 개미처럼 느껴졌다. 아 내가 전망대에 올라왔구나! 가 아니라 어쩐지 비행기 타고 성층권으로 돌진하고 있는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개인적으론 며칠 뒤에 모리타워에서 봤던 야경이 더 좋았다는 것이다
찍어올 땐 분명 예뻤는데 한국 와서 보니 왜 금붕어 유령이니
헿 셀카봉이 보여버려서 fail
그리고 진심 사람 엄청 많았구요....중국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나 놀람.......남산타워 온줄...
삼각대 없는 자의 최후
아마도 내가 건너온 강. 저 x자 다리가 뭔지 궁금하구나
삼각대 없는 자의 최후 (2)
그리고 이쪽이 나의 베이스캠프(?) 아사쿠사 동네인 것 같다!! 저 차 다니는 다리와 유람선을 보니 알 것 같음.
(아닐 수도 있음 주의) (방향치 주의)
그렇게 야경 더쿠는 알럽 도쿄 쏘머취 상태가 되고야 만다
터치스크린도 넘 재미썼;;; 뒤에 중국 애기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와따시 그저 누르느라 신나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가운데 불빛이 없는 곳은 아마 공원일까
그리고 저어어 위의 타워가 아마 도쿄타워....근데 사진이 자비없이 흔들렸네....
돈도 비싸게 냈고 힘들게 걸어왔으니, 더 있으면 좋았겠지만. 잠 못자서 피곤 + 관광객 러시 + 배고픔 등등으로 생각보다 일찍 내려왔다.
카페도 있지여
전망대라면 모름지기 바닥에 구멍도 뚫어줘야지여
그렇게 늦어버린 저녁을 뭘 먹을까 계속 고민하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애초에 여기 온게 스카이트리 하나만 보고 온것이기에^^; 저녁을 뭘 먹을까 따위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다 내려와서 문득 분수에 맘 빼앗김
분수 앞 벤치에서 급히 검색질을 하다 이곳에 일본에 단 3개뿐인 무민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플러이지만 왠지 일본에 가서 무민카페에 방문한다면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았죠????ㅋㅋㅋㅋㅋㅋㅋㅋ가기로 결심. 그렇게 김귤희는 충동적으로 무민카페를 찾아 헤매기 시작하고
다시 스카이트리 안으로 들어가 본다. 밤이 되면 이렇게 휘황찬란하게 빛난답니다.
mokjeokji
근데 무민카페라는 것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아무리 구글 지도를 들여다 보아도 모르겠..... 안내원 붙잡고 설명을 들어도 도저히 못찾겠......
스카이트리 쇼핑몰이 이렇게 큰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똑똑하게 움직였을텐데 ㅠㅠ 뭐 거기가 거기겠지 하고 안일한 맘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몇 바퀴를 삥삥 돌았음에도 목적지를 찾을 수 없었다.
(돌이켜보니 외국 가서 쇼핑몰에서 길 잃은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원래 같은 실수는 반복해 줘야 제맛인 것이다)
*
그렇게 겨우겨우 도착한 무민카페에는
입구부터 이런 카와이이한 무민파파와 마마가 나란히 앉아있어서 나의 심장을 사정없이 폭행하였다ㅠㅠ 엄마ㅠㅠ
바로아 ㅍ의 캐릭터샵에서 폭풍같은 지름을 마치고(일본 와서 처음으로 카드 긁은 게 첫날이넼ㅋㅋㅋㅋㅋㅋㅋ나새기도 참) 카페로 들어갑니다. 너무 흥분했는지 캐릭터샵에서는 사진도 안 찍었네;;
몇 명이냐는 종업원의 말에 히...히토리....를 외치고 자리에 앉음.
직원분이 낑낑거리며 무민파파를 내 앞에 앉혀주셨따 크흡 ㅇ<-< 여기서 뒤지겠습니다
식사 메뉴는 넘 비쌌기에 펜케이크와 과일을 시켰고. 그렇게 무민파파와 오붓한 식ㅋ사 시작
이쯤 되면 여길 먹으러 온건지 무민파파를 보기 위해 온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니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기록해보자.
비록 가격이 춋도 창렬이긴 하지만 팬케이크가 부들부들 맛있었구요. 과일도 매우 신선했고 아이스크림 스윗하고 살살 녹았다..... 뭣보다 무민파파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먹으니 더 맛있었움 8ㅅ8 혼자 무민카페에 갔다는 사실에 매우 뿌듯(왜죠)했던 것은 덤이다. 옆자리 한국사람들한테 사진도 부탁함.... 부끄러움은 당신들 몫이 되어버려서 미안합니다.... 진짜 노답 무민 오타쿠처럼 나와서 여긴 안 올릴 것임....
머겅
인테리어는 요로코
생선눈깔같이 공허한 무민파파의 눈.... 아빠 어딜봐 날 보라구.....
지출 내역 정리하려고 찍은 영수증인데 ^^ 첫날 이후로 정리한 적이 없다구 한다 ^^
이렇게 하루를 오닥구스럽게 마무리하고, 도부 스카이라인 타고 아사쿠사 역으로 돌아와서 꿀잠을 잤담니다.
이날 지출이 과했기에 일본 여행자라면 마땅히 해야 할 편의점 털기는 생략했다. 무튼 첫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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