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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23년 12월 21일 목요일
아헨에 도착했어요
독일 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
역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와 준 파벨 덕분에 숙소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with 산 지 일년 되어서 생파 해줘야 해는 귀여운 자동차)
아헨에서 묵은 숙소는 Motel One이라는 이름의 비즈니스 체인 호텔이었다.
이후 이런 저런 도시들을 돌아다녀 보니 늘 중심가에는 이 호텔 체인이 있더라. 체크인 할 때부터 점원들이 친절하게 맞이해 줘서 좋았고 로비, 방 인테리어, 전반적인 분위기가 깔끔 모던하여 좋았다고 합니다
독일 여행에서 꽤 여러가지 타입의 호텔들에 묵어본 것 같아서 만족스러움
오전 내내 쾰른에서 비바람 맞고 다닌 탓에 피곤하기도 했고
채원의 집 방문도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30분~1시간 정도 정비 시간을 가지고 만나기로 했다. 그러던 와중 미처 물을 사서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음. 목이 너무 말랐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대충 수돗물을 마셔보다. .
(유럽 수돗물은 당연하게도 석회수이지만 독일 서쪽은 상대적으로 석회가 적어서 조금은 먹어도 된다고 들음
그치만 마실 때마다 묘하게.. 정수되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많이는 마시지 않으려 했다)
유럽 놀러오면 약국이 왜 이렇게 분위기 있어 보일까요
집에서 15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거리였지만 아헨에 머무는 약 20시간 동안 늘 데려다 주고 데리러 와 줬던 고마운 채원이
그리고 이날 이 순간의 아헨 밤공기가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다. 쾰른에서 미친 듯이 불던 바람이 이 때는 잠잠했고, (물론 약 2시간 뒤에 다시 미친 듯이 불었지만) 호텔에서 대성당까지 가는 길은 약간의 오르막길이었다. 주황빛의 가로등과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 장식들이 오래된 도시를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 성당에 가까워질수록 발 밑의 길은 오래된 돌길로 변했다. 아헨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상태로 (사실상 아헨공대가 전부) 이 곳에 왔는데, 알고 보니 아헨은 샤를마뉴 대제가 프랑크 왕국을 도읍한 곳이었으며 아헨의 대성당은 814년에 지어진 정말 오래 된 성당이었던 것이다.
마켓의 위치는 대성당으로 첨부
연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음
둘다 엄청나게 당황하다
..은 아니고 Printen이라는 아헨 전통 과자라고 한다
마치 아헨 대성당을 지키는 무언가마냥 우뚝 서 있는데 묘하게 이교도적으로 느껴지는 광경
단 하나의 노점도 빼놓지 않고 전부 닫은 상태였다. 그리고 아직 21일밖에 안 되어서 마켓이 닫을 일도 없었다구요 🥲
우리뿐 아니라 다들 당황한 표정으로 마켓 안을 배회하고 있었기에 이건 >갑작스러운 무언가<에 의한 결과였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독일은 시청 구경하러 가는 곳 아잉교
실제로 내가 가본 모든 도시의 시청들이 그 도시의 랜드마크인 것마냥 아름다웠다
마켓은 내일 재도전하기로 하고
아헨 주민 채원이 덕분에 식당 후보가 무척 많았는데 그 중 하나인 레바논 레스토랑으로 가는 중이다
오늘 점심으로 중식 먹었는데 저녁은 레바논이라고~~~!~! 킹벽하다~!! 이라믄서..
가는 길이 이번엔 살짝 내리막이길래 아헨 대성당이 다른 곳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 아니면 대부분의 대성당들은 전부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내가 그동안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건지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해 보며
채원이에게 학생식당 같은 곳이었다고 하여 꼭 가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고 하네요
대신 근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Pasta Nudelmanufaktur라는 곳이고 간판이 예뻤음. 사진은 뒤에
생면을 직접 반죽해서 파스타를 내어 주는 곳이었고 역시나 인기가 많은 집이었는지 거의 만석이었다.
(파파고가 없었다면 이후의 여행은 훨씬 터프해졌을지도 모른다)
꽤 높은 테이블과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바로 옆에 (이미 산더미처럼 걸려 있던 사람들의 옷을 떨어뜨리지 않게 노력하며) 우리의 옷과 모자와 가방을 걸고
크림 소스와 토마토 소스가 반씩 들어간 라자냐였던 것 같은데 이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였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메뉴를 먹고 있었다. 두 메뉴 다 너무너무 맛있었고 양이 엄청나게 많았다. 돌이켜보면 독일의 외식 물가가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었는데 (메뉴와 식당 분위기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끼니당 3만원 정도는 쓰고 다녔던 것 같다) 양을 반으로 줄이고 반값이 팔아줬으면 좋겠다. . 라고 한국에서도 맨날 하던 생각을 똑같이 해 봄
그래도 꽤 험난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맛있게 싹싹 긁어먹은 우리
아무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간다는 건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꽤 일관적인 분위기와 일관적인 메뉴가.. (사진의 체크무늬 식탁보라든지)
너무 피크민 세계관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y도 보구
날씨가,,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이 시내 구경은 내일 마저 하기로 하고 채원이네 집에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
채원이가 런던 여행하며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같이 들었다. 아헨 크리스마스 마켓 홈페이지에도 들어갔다가 오늘 스톰 경보가 내려져서 마켓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알게 되고. 그 밖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나누다가 10시 반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꽤 늦은 시간에 호텔까지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갈 채원이 생각하니 맘이 쓰였는데 다행히 중간에 외출했던 파벨을 만나 무사히 인계(?) 완료.
호텔방에 올라온 나는 물 사오는 걸 또 까먹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
결국 아헨에서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석회수만 마셨다는 후문
그렇게 독일에서의 세번째 밤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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