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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5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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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
아르마스 광장에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던 내 남미여행 마지막 동행.. B오빠와 함께 펭귄이 사는 막달레나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을 타러 간다.
선착장에는 역시나 물구나무 서서 봐도 관광객인 것 같은 사람들 절반, 칠레 현지인들 같았던 사람들이 절반. 하긴 산티아고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젤란 펭귄🐧으로 가득 찬 섬은 아무래도 신기하겠지
표를 살 때 점원에게 얘길 들었던 대로 배는 무척이나 컸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배에 줄지어 탔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전부 수용하고도 한참 남을 정도의 크기
덕분에 가는 내내 갑판을 전세 내며 바다 사진을 백장은 찍은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배로 마젤란 해협을 건너고 있어...(울컥🥺)
낮게 날아가던 갈매기들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햇살이 비치는 잔물결이 눈에 계속 아른거렸다.
막달레나 섬까지 가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 아마도 1시간 이상이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꽤나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우리는 한 순간도 선내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 망망대해 같던 (사실 걍 해협일 뿐임) 남극 바다를 보고 있자니 동행 B오빠도 나도 너무 신이 나서..
저멀리 막달레나 섬의 등대가 그림 엽서처럼 보였다.
섬에 가까워 올수록 헤엄치는 펭귄들이 보인다. 너무 귀여워서 우리 배 사람들이 모두 호들갑 떠느라 정신이 없었네
한편으로는 배 때문에 다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애초에 펭귄들이 평화롭게 사는 섬에 인간들이 유람선 타고 쳐들어 오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프지 말구 오래오래 살아야 해
도착을 알리는 물보라
와 그런데 멀리서 볼 때까지만 해도 미처 몰랐다. 이렇게나 많은 수의 생명체들이 이 작은 섬에 다닥다닥 살고 있을 줄은
위치상으로는 푼타 아레나스와 정말 가까운 막달레나 섬
내리자마자 쫑쫑 걸어다니는 마젤란 펭귄들을 목격하고 😭😭😭😭😭
아 세상에
아 세상에!!!! 얘들아!!!! 얘드라!!!!! 으어어
인간적으로 너무 귀엽다
이맘때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아기펭귄들은 이 정도의 성장 상태(?) 였다. 방문 시기마다 아기들의 크기가 다르다고 한다.
애초에 마젤란 펭귄들이 이 섬에 머무는 시기는 알을 낳고 새끼펭귄들이 자랄 때 뿐이라고 한다. 즉 날이면 날마다 할 수 있는 투어가 아니라는 사실. 그건 그렇고 한창 알을 낳을 시기에는 펭귄들의 펭권(?) 보호를 위해 문을 닫으려나...? 😉
아 그런데 이날도 일기를 못(안) 써서 그저 뒤늦게 사진 보면서 호들갑 떨고 있는 거긴 하지만 아기펭귄 너무 귀여워 진짜 으어엉 얘들아ㅠㅠㅠ
엄청나게 많았던 펭귄 개체수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사람들은 오직 산책로를 따라 걸을 수 있다. 울타리가 쳐져 있다는 사실 외에 펭귄 서식지와 다른 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중간중간 파놓은 구덩이들도 신기하고
어딜 가는 거냐고ㅠㅠㅠㅠㅠ
점점 털이 벗겨지고 있는 아기펭귄들도 있었다. 얼른 무럭무럭 자라서 엄마처럼 훌륭한 무늬의 마젤란 펭귄이 되렴
이따금씩 저렇게 하늘을 보고 울곤 했는데 의미를 잘 모르겠다.
들었는데 까먹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 친구는 갑자기 사람용 길로 나와버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 동안 관광객들은 이도저도 못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아까도 썼지만 개체수도 많고, 종류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다양했던 막달레나 섬의 생태계 🌲
알바트로스 비슷한 새도 있고 수많은 종류의 갈매기들도 있고. 해피피트가 생각나는 곳이었다 (거긴 황제펭귄이지만)
이맘때 들고 다니던 NX300m 번들렌즈의 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러
이런 저런 사진들.. 오늘도 펭귄섬은 평화롭습니다
이렇게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걸을 수 있게 해 주는 투어였다. 인간 입장에서는 만족 만족 아주 대만족이었지만 역시나 또 펭귄들에게는 미안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그리고 엄격하게 관리해 주는 것 같아 조금은 안심이다.
모해 얘들아
너무 잘생겨서 나도 모르게 찍어본 갈매기들
펭귄 입 안은 역시 무섭구나 ;ㅅ;
동심을 지키기 위해 다시 귀여운 아기펭귄 사진들을 보자 🐧🐧
어쩐지 셔터 찬스를 알고 있는 것 같았던... 귀여운 펭귄들과 함께 1시간 가량의 짧은 투어 시간이 슬슬 끝나간다
이 순간만큼은 내셔널 지오그래피 촬영작가가 된 기분으로,,
이제는 섬을 떠날 시간
아까의 배를 타고 또 다시 푼타 아레나스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미 꽤 늦은 저녁시간이었고. 매번 '해가 너무 길다'며 감탄했던 칠레에서의 마지막 해넘이를 배 위에서 보게 되었다.
동행 오빠도 나도 슬슬 여행의 막바지였기 떄문에 (오빠는 이후에 산티아고로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꽤나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 배 위에서 지난 여행 얘기들, 한국에 돌아가면 뭘 할지에 대한 얘기들을 나눴다. 지난 몇십일 간의 여행 얘기는 행복한 얘기... 이후 미래에 대한 얘기는 씁쓸한 얘기.... 단짠단짠 선상 토크...
바다 한가운데에서 본 황혼은 잊지 못할 거야
그렇게 푼타 아레나스에 도착. 택시를 타고 곧바로 공항으로 가서 강제 노숙을 하고, 다음날 새벽 6시 비행기로 칠레를 떠나기 '시작'했다.
*
시작이라 함은 물론 멕시코까지 돌아가는 길이 험-난했다는 뜻.
새벽같이 푼타 아레나스에서 산티아고로 갔고, 산티아고에서 6시간을 보내고 오후 4시에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출발,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에서 얼마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곧바로 리마로 넘어갔고, 밤 10시 20분에 도착한 리마 공항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인 공항 노숙을 마친 후에야 마침내 멕시코시티로 넘어오는 기나긴 비행이었다. 1월 22일 내내 남미 대륙을 좌우로 왔다갔다 했다가 23일에야 멕시코에 도착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왜 굳이 이런 비행기를 탔던 건지 기억도 안 나고 이해도 안 가지만. 그때의 김귤희는 생애 두 번째 여행을 남미여행으로 경험하고 있었다는 (첫번째는 평화로운 간사이 여행이었다) 걸 기억하자....🥺
멕시코로 돌아와서 와하까,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 푸에블라, 마지막으로 정든 께레따로에서 하루를 보낸 내용은 멕시코 카테고리에 이어서 써 봐야겠다. 김귤희의 메챠쿠챠 남미 여행은 이걸로 끝! (다시 떠나고 싶은데 인생에 방학이 안 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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