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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5년 1월 18일




이탈리아노 캠핑장에 짐을 던져놓고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향해 본다

이 여정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맨몸으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야



출발부터 엄청난 자태의 파이네 봉우리가 반겨준다



언제 봐도 놀라웠던 파이네 국립공원 안의 물 색깔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가는 계곡의 이름은 Valle de Frances 즉 프랑스 계곡으로 불린다.


어째서 칠레 최남단에 프랑스 이름이 들어간 계곡과, 왠지 영국의 향기가 나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가 있을까. 아무튼 이 프랑스 계곡을 따라 브리타니코로 올라가는 트레킹 코스는 날씨운에 따라 천지차이라고 한다. 돌길을 따라 쭈욱 기어올라가는 길이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전망대에 도착할 때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길만 이어지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가장 힘든 코스라고도 한다.



그리고 내가 방문한 날. 이곳의 날씨는 기적적으로 맑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돌길은 험-준



위에 올라가면 춥지 않을까 싶어 털모자를 챙겨 써 보았다 머쓱

A언니와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계속 위로 올라간다. 



중간중간 뷰포인트라고 할 만한 널찍한 공간들이 있어서 사진도 찍고 쉬어가기 좋았다

이마저도 만약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었다면 소용 없었겠지? 날씨요정에 감사하자




만년설이 녹은 물,, 언제 봐도 신기해



중간중간 빠른 속도로 몰아치는 계곡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곳에는 어김없이 깔끔한 안내판이! 잘 관리되고 있는 국립공원이구나 싶었다 😳 




얼마나 올라왔을까나. 아까의 그 봉우리들이 조금 더 가까이 보인다

올라가는 내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파이네 봉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



산봉우리에 쌓인 눈들도 가까이 보인다. 색깔이 제각각인 게 신기해



문득 뒤를 돌아보면 저멀리 보이는 신기한 색깔의 호수까지.. 진짜 이 순간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비바람 몰아치는 건 일상인 파타고니아에서 최고의 날씨를 만났으니 열심히 걸을 수밖에






그리고 드디어 Mirador라고 써진 곳에 도착!


우리 ~브리타니코 원정대~ 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지만 파이네 봉우리를 뚜렷하게 보기엔 이곳만한 곳이 없다. 이미 여기서 지친 사람이라면,, 뭐 여기서 만족하고 내려가는 것이 신상에 좋을지도 모를 일




감사하게도 매번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셨던 A언니 덕분에,, 브리타니코 전망대 가는 길에 내 사진만 오백만장이다



날씨좀 보세요 진짜

아마도 이 계곡에 있던 모두가 행복했을 날



김귤희도 세상 행복해 보이네




여름이어서 그런가. 얼음이 아래로 떨어지는 진기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이윽고 탁 트인 평지를 지난다.

포스팅에서도 알 수 있지만 프랑스 계곡을 올라가는 내내 그저 자연에 감탄했을 뿐이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다른 기록이 없네



여름 꽃들도 지나치고




병풍처럼 눈 앞을 둘러싸고 있는 장관



저게 아마도 쿠에르노스 봉우리

오늘 내가 묵을 산장과 같은 이름이다. 하 그렇다면 다시 이 계곡을 내려가서 저 부근까지 걸어가야 한다는 거야? 😭 살려라




꿈결같은 구름 한 점



강물 폭이 좁아질수록 '다 와 가는 거겠지' 하며 언니와 행복회로를 돌렸다


그리고 이맘때쯤 반대편에서 내려오던 B오빠(라파즈에서 함께 했던)를 만났다. 와아아악! 하고 너무 반가워서 비명이 절로 나왔네.. 남미 땅이 그렇게 넓은데 한국인들은 마주치고 또 마주치는 게 왜 이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ㅠㅠ 트레킹 하는 내내 와이파이를 못 써서 곧바로 연락은 못 했지만, 이틀 뒤 나탈레스로 돌아가서 그 다음날 푼타 아레나스에서의 일정을 함께 했다. 잘 지내고 있쥬...?



지구의 신비다 정말



이윽고 우리의 눈 앞에는 죽여줘..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바위길이 나왔다

저멀리 먼저 가고 있는 A언니와 그 뒤를 헥헥거리며 따라가는 나



와! 도착!



하나 아쉬웠던 건 브리타니코 전망대로 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는 것이다 (안전상의 이유였을까)




그리하여 이 즈음에서 만족! 아니 이미 충분히 만족스럽잖아요 🔥🔥



360도 파노라마로 파이네의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었다

하나하나가 3천미터에 가까운 해발고도라고 하는데, 구름과 저렇게 가까워 보이는 것도 그 이유일까





멍하니 이곳 저곳 사진 찍기



최대한 줌을 땡겨본다




행복한 김귤희



그렇게 30분 정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있었을까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야 했고, 이탈리아노에서 다시 쿠에르노스까지 2시간 정도를 걸어야 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내려갈 채비를 해 본다



브리타니코로 가는 길은 이렇게 막혀 있었읍니다 아쉬비

2015년 기준이니 아마 지금은 갈 수 있을까



옹기종기 행복하게 바위에 앉아있던 사람들



말 그대로 눈부신 파이네



내려가는 길에는 내내 호수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이탈리아노 캠핑장에서 짐덩이를 찾아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쿠에르노스 산장으로 가본다

이름 모를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쭈우욱 외길을 따라가는 코스라 어렵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김귤희와 언니 일행은 이곳에서 길을 잃고 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동안 잘못된 산길을 헤집고 올라갔던 것. 본래 트레킹 코스라 함은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고, 따라서 걸을 때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하지만. 우리가 택했던 길은 아무리 봐도 야생이었다. 걸을 때마다 주변의 풀숲이 맹렬하게 나를 방해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다행히 올바른 길을 찾아 호숫가로 돌아왔다. 아아 이 평화는 또 뭐람

파이네 국립공원은 어쩜 모든 부분이 아름다운지




일렁이는 물과 발밑의 자갈들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쿠에르노스 캠핑장은 호수에서 조금만 더 걷다 보면 곧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오늘도 생존했다. 무려 13시간을 길에서 보냈어...



9시에 먹는 늦은 스파게티 저녁. 오래 삶아서 불어버린 면을 레토르트 토마토 소스와 휙휙 휘저어 먹었다

역시 탄수화물 최고!



4일의 일정 중 가장 빡센 둘째날은 이렇게 끝


돌이켜 봐도 날씨가 다 한 날이었다. 내일은 짧은 코스니까 힘내자 김귤희...! 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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