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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도 기억이 안나는 테오티우아칸 다녀온 날~~그냥 2014년 9월의 어느 날이라고 하자

사실 1st 아니고 그 전에 자잘한 D.F와 산미겔 여행이 있었지만, 카메라를 개시한 첫 여행이므로 1st로 하겠음


*



테오티우아칸은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50km 정도 북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 근처에 동명의 고대 피라미드 유적지가 있다.

멕시코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와보고 싶었을 곳. 아즈텍 문명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이 피라미드 무더기들도 아즈텍 사람들에 의해 '발견' 된 것일 뿐, 어느 문명의 누가 지은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적인 여행자가 테오티우아칸에 가려면 멕시코시티 북부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하지만, 김귤희는 학교 버디트립 같은 걸로 쉽게 댕겨옴. 기대했던 것보다 프로그램이 상당히 알찼다. 혼자 또는 둘이 조용히 사색하며 하는 여행을 제일 좋아하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걸 깨달은 날이었다. 다음 프로그램들은 신청 안 했지만 / 왜냐 5시 반까지 학교로 오라고 해서 넘 빡쳤오 헤헤



버스 타자마자 죽은 듯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밖으로 내려 보니 대뜸 이런 공연이??!



설명을 좀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밑도 끝도 없었어



일반적인 곡예는 아니고, 종교적인 의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경건한 느낌


*

다 보고 내부로 입장하자마자 온갖 고대 건축물들이 우리를 반겼다.

탁 트인 벌판 위에 솟아 있는 돌덩이들을 보니 그저 감탄사 연발. 아아 여기는 진짜 신들의 도시가 맞구나



이 계단 매우 신기한 계단이었음. 앞에 서서 박수를 치면 계단에서 소리가 울렸다.


사실 테오티우아칸의 모든 건축물들이 대단히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었고, 각도 하나 숫자 하나에도 자연관과 우주의 섭리가 반영되어 있고....뭐 이런 가이드 설명을 계속 들으며 이곳 저곳을 다녔는데. 그때의 포스팅에도 별 내용은 없는 걸 보니 역시 대충 들었나봐



왜냐면 너무도 땡볕이었기 때문이다 꺄르륵

저 빨간색 띠는 하나씩 나눔 받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ㅅ; 그치만 당시에는 매우 행복하게 잘 들고 다녔다.


*

사진엔 없지만 멕시코시티 인류학박물관에서 봤던 케찰코아틀과 비의 신이 새겨진 제단도 실제로 봤다. 박물관에는 색을 입혀 복원을 해 놓았었는데, 여기는 날것 그대로 그냥 돌 그 자체로 남아 있어 신기하였다. 가이드 투어가 내게 남긴 잡학지식은 이것 뿐이오..



그렇게 보이는 신전마다 위에 올라가서 사람들을 내려다 보기를 반복하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줄지어 가는 우리 교환학생 찡구들



계속 떠들고 노느라 설명을 듣지 못한 것ㅋㅋㅋㅋ은 지나고 보니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었네



이날 우리를 가이드 해 준 분

이제 피라미드로 데려다 주시나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웬 잔디밭 한가운데 우리를 둥그렇게 앉히고는 향을 피우는 의식(원주민 전통이라고 한다)을 시작하셨다. 덥고 지쳐서 '아니 또 뭐냐구요오오' 하면서 듣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약간 감동받아서 울 뻔 했다. 원주민들이 우주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왜인지 모르게 나를 짠하게 만들었던 것. 디테일은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이거 도대체 뭐였을까;; 너무나 뉴에이지 의식이었나


암튼 당시는 좋았다구욧^^;

뭣보다도 혼자 테오티우아칸에 왔으면 더위에 지쳐 좀비처럼 여기저기를 다니며 피라미드만 보고 돌아왔을 텐데, 이런 저런 체험을 해 볼 수 있어 기뻤다. 여기서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기분 매우 좋아짐



이 정체불명의 돌덩이 (은은한 향이 났다) 를 하나씩 나눠주셨다.

분명 가져왔을 텐데 어디서 굴러다니고 있는걸까



그렇게 체험 마치고 다시 피라미드 쪽으로 궈궈




어떻게 여기 안쪽까지 개가 들어와 있었던 걸까 꺄르륵

고대 멕시코에 있던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가 바로 '개'라는데, 그런 개들이 이곳에 있으니 매우 잘 어우러지는 기분


*





그리고 드디어 왔다 태양의 피라미드!!!!! 뷰리풀..원더풀..오엠쥐..

인생 첫 피라미드를 마주한 소감은 그저 '아니 저걸 어떻게 올라가라는 말이여' 였다.



지금보다 토실토실하지만 왠지 훨씬 밝은 표정을 갖고 있는 4년 전의 나...



어쨌든 올라가기 시작. 중간쯤 올라왔는데도 벌써 너무 멋져서 자꾸만 뒤돌아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쉬어가는 기쁨

정말 덥고 힘들어 디져버리는 줄 알았닼ㅋㅋㅋㅋ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9시에 딱 오픈할 때 와야지; 그러면 덥지도 않고, 우리와 같은 단체 관광객들의 습격을 받을 일도 없을 거야^^*



다 올라와서 맞이한 그짓말 같은 뷰.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보이는 달의 피라미드. 그저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내려오면서 지옥을 경험함....다리가 얼마나 후들거리던지 나는 이날 이후로 남미여행을 위한 기초체력을 쌓아야겠다고 결심하며 밤마다 조깅을 해야지!!! 라고 결심만 했다 ^ ^


*


이어서 바로 옆의 달의 피라미드로 이동. 나의 디어 아메리칸 프렌즈들과 사진 찍은 것들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초상권이 있으니 올리진 않을게..



달의 피라미드는 이렇게. 지금은 가운데에 손잡이가 잘 마련되어 있지만 예전엔 그렇지 않았겠지

영화 프리다를 보면 프리다와 트로츠키가 저길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셀마 헤이옉이 정말로 리터럴리 저기를 '기어 올라' 가고 있던 게 생각난다. 넘나 목숨 걸고 올라가는 거 아니였냐고... 계단 자체로도 엄청나게 좁고 가파르다. 솔직히 인명사고 꽤나 날 것 같음^_ㅠ



아까 태양의 피라미드를 등반해서였는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도착했다

쭉 뻗은 사자의 길을 보고 또 경외감에 할 말을 잃음.



수고했어 내 다리야


여기 걸터앉아서 Jesse와 한국전쟁 얘기를 했던 게 기억난다. 얘는 내가 본 미국인 중에는 처음으로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는데 지금쯤 뭘 하며 지낼까. 아 그리고 달의 피라미드 위에서 한국에서 출장 온 한국분도 만났다. 우리 단체사진 찍어주시고 했는데 별탈없이 한국 잘 돌아가셨겠지?? (아무 의미 없는 4년 전의 안부 묻기)



기타 등등 이런 저런 것들 마저 보고 빠져나옴.


*

나와서 어딘가로 가서 풀 파티 하고 음식 먹고 댄서 공연 보고 녹초가 되어 께레따로로 돌아왔다. 즐거웠던 원데이 트립!

테오티우아칸은 또 멕시코에 갈 일이 있다면 필히 들러야지~~ 물론 그때는 수많은 가이드 삐끼분들이 붙으시겠지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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