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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2016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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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는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유명한 곳은 아니었나 보다. 온갖 곳에서 온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거리 한복판에서 어쩐지 나 혼자만 어디로 가봐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몰라서' 여행을 '못 하는' 이 상황 ;ㅅ; 여행 계획 짜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 도쿄에 몸만 와 버렸는지 모를 일이다. 생각하는 대로 여행하는 것이 아닌, 여행하는 대로 생각했던 이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사실 별로 다시 하고 싶진 않음
일단 눈앞에 보이는 시계탑부터 알차게 찍어주시고, 사람들이 가는 방향대로만 가면 뭐가 나오겠지..하며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뜻밖의_토토로샵이_나옴.jpg
암튼 이득이구나!! 하면서 입장해 본다.
일본에 온 게 5년 만이니 좋아하는 지브리 굿즈를 많이 사야지~하고 생각했지만. 며칠 전 키디랜드에서는 소니엔젤을 2개나 지르느라; 토토로 인형 하나밖에 사지 못했었다.
그치만 이곳 토토로샵은 이날의 첫 쇼핑코스(!)였고 나는 '오늘은 돈을 별로 안 썼잖아~~~룰룰루~~~~(역에서 패스 발권한거랑 아직 쳐먹지 못한 점심저녁은 생각지도 못한다)~~~다 사버리겠어~~~~~' 하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온갖 생명체들의 피규어를 3개나 집어들었다. 그걸로는 성에 차지 않아 토토로 수채화 엽서도 함께 들고 계산대로 감. 그리고 이 엽서는 살면서 본 토토로 상품들 중에 가장 예뻤다 ㅠ0ㅠ 후회없는 쇼핑이었으니 된 것이다...
그렇게 가벼운 듯 하면서도 제법 묵직한 쇼핑을 마치고. 다시 길거리로 나왔다.
알고 보니 이 거리는 가마쿠라에서 꽤나 유명한 거리! 이름이 뭐더라....이때나 지금이나 모르겠네
양 옆에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들, 카페, 노점 등등이 있는 전형적인 관광 거리였다.
요론 것도 있고
사람이 많아서 찍어본 가게. 뭘 파는 가게인지는 몰랐다. 지금도 모르겠네; 쩝
기념품 가게들도 깨알같이 구경. 생각보다 예쁜 것들이 많잖아
골목골목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 찾았다 이 거리의 이름! 코마치였네
호빵맨도 봤다 여기서는 앙팡맨이래여 귀여웡
그저 내가 지금 가마쿠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남들은 절이나 신사를 보러 오는 동네라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모르고 왔기 때문이었을까. 16년도의 김귤희는 흔해빠진 관광객용 거리에서도 행복을 찾고 있었다..★
인력거도 있고
기분 넘 좋아져서 흐느적 흐느적 철도로 다가가는 중
헷 넘 조타. 저멀리 에노덴이 다가오네
오우야 이거 되게 남이 찍어준 것처럼 잘 나왔잖아?! 헤헷 (응 아니야)
헌책방들이 있던 골목도 살짝 구경해보고
그러다 당이 떨어지는 걸 문득 느끼고 아이스크림을 무심코 사먹었는데
와 세상에 이 맛있는 건 뭐죠??!! 콘 부분이 쿠크다스 같고 너무너모 부드러웠다. 다만 그만큼 잘 부서지고 잘 녹았음....망할....괜히 쿠크다스 멘탈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근데 일본어도 잘 못했으면서 뭘 이렇게 맨날 사먹고 다녔대 증말 웃기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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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도 먹고 살 것도 샀으니 가마쿠라 구경은 이쯤 마치고 슬슬 오후때가 되고 있었으므로! 역으로 돌아가보기로 한다.
(가마쿠라 역까지 가서 사찰 같은 것들은 하나도 못 보고 온 게 내심 아쉽기도 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자매들이 자주 들렀던 장소들이 근처에 분명 있었을텐데....극락사도 그렇고...쥬르륵 이렇게 가마쿠라에 다시 돌아올 이유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헉 아베쨩 포스터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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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하세역의 대불상! 전날 가마쿠라 에노시마에 뭐 있는지 대강이나마 찾아봐서 다행이었어,,
가마쿠라 역에서는 몇 정거장 안 되었기에 매우 빠르게 도착하였다. 10분도 안 걸린 것 같았음.
오른쪽의 플랫폼에 내려서 왼쪽으로 건너가는 중이다. 신기한 경험이었음
내려서 불상 보러 가는 길
하세역에 온 사람들의 목적지는 모두 한결같은지 몰라도, 다들 좀비처럼 이 길을 따라가고 계셨다. 앞에는 넘나 한국인 같은 분이 계셨네 지금 보니..
하세를 저렇게 쓰는 것이군 하며 뜬금없이 일본어 공부도 해 본다
그렇게 더위를 뚫고 대불상이 있는 절 입구에 도착
티켓은 요로케 생겼읍니다. 내 부르튼 손이 넘 안타깝네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불상이; 너무; 갑자기;; 보여서 당황
봉은사에 있는 미륵상 정도 되려나? 했는데 그것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았다. 정확한 크기는 검색을 해봐야 알겠지만 귀찮군
이런 색깔이라니. 이런 시퍼런 불상이라니..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안 왔으면 대단히 후회할 뻔 했다.
향로도 구경해보고
마이 픽쳐도 남김
그건 그렇고 봉은사에서는 아무도 저리 맹렬히 사진을 찍지 않았었는데! 역시 종교 시설(?)이 여행객들에게 유명하다는 건 넘나 흥미로워...(?
일어나서 한 바퀴 돌아볼까? 하고 부처님 뒤로 가다가 그만 저 광경을 보고 너무 놀랐네
야 이건 너무하지 않냐 진짴ㅋㅋㅋㅋㅋ
그래.. 하지만 부처님도 환기가 필요하단다
엄마에게 보내주기 위해 제대로 한 컷 더 찍어보고
밖으로 나왔다. 절 맞은편에는 비둘기 센베 파는 곳이 있었다 구구구
이때는 몰랐는데 가마쿠라의 특산물(?) 같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대불상 구경을 스피디하게 마치고 (오늘 갈 길이 아주 멀었다 멀었어)
근처에 오르골 하우스가 있다길래 잠시 들러 구경하고 가기로 한다.
뭔가 눈치가 (많이) 보여서 사진을 거의 찍어오지 못했지만, 여기 어마어마한 곳이었음..... 살면서 그렇게 많은 숫자의 오르골이 있는 건 처음 봤다. ㅠㅠㅠㅠ 그렇게 정신을 놓고 구경하다가 밖으로 나오니 오후 세시. 예? 세시요?
아직 에노시마는 가지도 않았는데 세시라니요? @_@ 어디서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것인지 어리둥절하여 역으로 돌아간다
가는 길에 본 반가운 포스터
한국 돌아가면 바닷마을 다이어리 만화책 살거다 하고 다짐했는데 아직도 안 샀습니다
빠르게 역으로 컴백. 다음 행선지는 가마쿠라코코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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