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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3일
(에노덴에 거하게 치인 날....이 날을 내 안의 에노덴 기념일로 선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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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때문에 미뤄지고 또 미뤄졌던..! 가마쿠라 & 에노시마 가는 날이 드디어 왔다. 얼마나 미뤄댔으면 출국 전날에 가게 되었을까 싶다가도. 이날마저 날씨가 안 좋았으면 결국 못 가고 돌아왔을 걸 생각하니 아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으로 빗소리가 들리는지부터 체크하였다. 다행히 날씨는 아주 좋았고!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김귤희를 기다리는 건 험난한 여정이었음을 /ㅅ/ 아사쿠사 역에서 가나가와 현까지 가는 일이란 후우..
우선 신주쿠역 a.k.a. 던전에 가서 수많은 표 파는 기계들 중 오다큐선 발권 기계를 찾아야 했다. 그 중에서도 에노덴+오다큐선 통합 프리패스 티켓을 구입해야 했던 것. 그렇게 후지사와라는 곳까지 가야 비로소 가마쿠라행 에노덴으로 갈아탈 수 있었던 거시였다. 아이고ㅠㅠ
걱정을 가득 안고 신주쿠에 도착. 약간의 헤맴을 겪고 이런 ㅅㅂ 도저히 안 되겠다 누군가에게 물어봐야지 하며 고개를 돌린 순간. 그 순간 그 곳에 기적처럼 발권기가 있었다. 캬....우연에 감사하며 오다큐 에노시마선+에노덴 1일 패스 끊기에 성공!
(왜 패스로 묶여 있을까 했는데, 에노덴이 오다큐 전철의 계열사 같은 것이라 한다)
암튼 미션 하나를 클리어한 기분으로 플랫폼으로 내려갔더니 세상에 뭔 놈의 OO행 ##행 뫄뫄행 열차가 이리도 많답니까?!! ㅠㅠㅠㅠㅠ 급행인지 완행인지 쾌속인지 뭔지 가까스로 한문이나마 읽을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암튼 무사히 ★쾌속★ 급행열차에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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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다큐선을 타고 시원시원하게 도쿄 외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철도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왠지 들었다 (?)
그렇게 나무위키에 오다큐선을 검색하여 정독하다 보니
후지사와에 빠르게 도착
에노덴 갈아타러 가는 길 슈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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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사와~에노덴 환승은 복잡하기로 소문이 나 있ㄷr. 미리 본 블로그 글을 캡처해 놓지 않았더라면 망했을 것
당황하지 말고 오다큐선 따위는 잊어버리고. 일단 역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쓰인 초록색 육교가 반겨준다. 이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에노덴 환승을 도와주는 표지판들을 만날 수 있습니댜
환영 오다큐백화점이 나온다면 당신은 에노덴 환승에 성공한 것
(응...으응...환영해 주어 고마워...)
강제로 환영당하고 앞으로 쭉 가니 플랫폼이 나온다
관광객들 좋아하라고 아조 잘 해 놓았네!!! 하며 매우 좋아하는 관광객 1인;; 열차가 도착해 있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너무 가득했고, 나는 맨 앞에서 기관사 아저씨가 운전하시는 걸 풍경과 함께 보며 가고 싶었기 때문에 ^ ^ 쿨하게 열차를 보내준다
소요시간까지 친절히 적혀 있는 에노덴 쵝오~~~ 안내판에 비치는 셀카봉 든 관광객은 무시하도록 하자;
그리고 나는 이 순간까지도 에노시마를 먼저 갈지 가마쿠라를 먼저 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타보고 결정하기로 함.
좋아하는 옷 입어서 신남. 그치만 나는 이때 25살이었으니 용서가 가능했고 한살 더 먹은 지금은 저 멜빵바지는....강제 옷장행....
맨 앞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려 본다
후지사와가 종점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에, 나중에 가마쿠라에서 도쿄 시내로 돌아갈 때에는 저 반대편 플랫폼에서 내리게 됨
그렇게 맨 앞칸에 성공적으로 탑승!
목표했던 시야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조종석 계기판에 심장 멎습니다... 넘 좋았던 것....선로가 앞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왠지 맘에 들고. 느릿느릿 달리는 것도 행복하였고. 그래서 '이렇게 된 이상 에노시마보다 더 늦게 내릴 수 있는 가마쿠라에 먼저 가겠어!!!' 하고 결심함. 좋은 건 오래오래 타야지 암요
역들은 죄다 쪼그만해서 간이역 수준이었고 저렇게 교통카드 찍는 곳조차 귀엽게 생겼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드라이버 아저씨 옆에는 한 분이 더 계신다. 어떤 역에서는 교대도 하시고 그러시던데
뭔가 이유를 잘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열차라는 건 정말 아름다운 것이군요 힝 (?)
그리고 굉장히 일본스러운 사진. 애기들 치마 긴거 넘 기여벙
으 정말 가는 길마다 마음에 들어오네
집들 사이를 요로케 통과하기도 했다
맞은편에서 선로가 오면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구간이 있나 싶었다
이케이케 대기해여
귀여어 대기하는 것도 넘나 귀여운 에노덴
지나가는 중. 괜히 손 흔들고 그랬다 힛
그리고 대망의 노면전차 구간
ㅠㅠㅠ이때까지만 해도 트렘을 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노면전차 같은 건 사실 상상의 동물 아닐까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넘 좋았다구 하네요
다시 철도로 이어지는 것도 신기.. 별게 다 신기한 나
동네 주민들의 고충도 왠지 이해가 갔지만 그래도 이런 동네에 산다면 행복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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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역이었을까. 아무튼 가다가 오른쪽을 보니 문득
바다가 나왔다!!!! 히익 ㅠㅠㅠ
날씨가 맑았으면 더 예뻤겠지만 비가 안 오는게 어디여
맞은편에서 이 와중에 또 열차 와서 대기함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잦아서 또 신기함 포인트였는데, 하긴 이건 주민들 교통수단이니 당연히 그래야겠다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생각보다 관광객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고. 동네 주민들이 많이 타고 다니더라
헉 나 이때는 일본어 전혀 못해서 몰랐는데 다시 보니 뭔가 에노덴 때문에 시위하고 있었자나 헐 무슨 일이지;
암튼...이때는 전혀 아무것도 몰랐던 관광객 1인은 마냥 해맑게 셀카봉 들고 터널 통과하는 중이구요
그렇게 난리난리를 치던 와중 가마쿠라 역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계속해서 왼쪽 맨 앞자리에 찰싹 붙어서 기관사 아저씨가 운전하시는 걸 보며 가고 있었는데, 내 뒤에 어떤 애기와 아버님이 와서 나의 어깨 너머로 앞유리창을 겨우겨우 보고 계신 것이었다. 아기가 쫑알거리는 것이 비록 뭔 말인진 모르겠지만 참으로 귀엽고 나도 ㅁ르게 마음이 동해버려서 자리를 양보해드리려고 살짝 몸을 비키자마자, 아버님이 한사코 나를 말리시는 것이었다. 아아 친절한 일본 사람들 ㅠㅠ 아버님 마음은 감사하지만 저는 니혼고가 데끼마셍이라서 아버님을 설득할 수도 없고 설득당할 수도 없어서요 어쨌든 자리를 양보해 드릴수밖에 없답니다.... 양보는 정해져 있으니 넌 그냥 도오모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만 하면 돼...... 그렇게 웃는 얼굴과 손사레로 무사히 양보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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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이 여행으로 '돌아가서 일본어 제대로 공부해야지' 하고 결심했다. 일본어를 못하는 것이 순전히 여행 자체에 불편을 초래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도 있지만, 친절한 일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음에도 내가 글자만 겨우겨우 읽는 상태여서 ㅠㅠ 그러지 못했던 게 아쉬웠기 때문... 이기도 하다. 다음번엔 공부 많이 해가서 일본 친구들 많이 만들어 올 것임
(이라고 2016년 네이버 블로그 글에 적어 놓았었는데, 내가 일본어를 배운 건 18년이구나 깔깔)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에노덴 앞자리의 호사를 누리며
가마쿠라 역에 도착!
뚜둔 초록초록한 모양새
어디로 가야 하냐 하며 헤매는 중
가마쿠라는 에도 시대에 가마쿠라 막부가 있었던 곳이라 문화유산인 매우 풍부한 동네이지만 나는 이때 그런거 잘 몰랐다 하핫 김귤희 바부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그냥 동네 구경하고 철도 구경하러 온 거였구요....어제 산 초코볼을 먹으며 본격 동네 탐방을 시작하얐다. 투비 컨티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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