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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큼 힘든 한 해가 내 인생에 또 있었나 싶다. 이 모든 상황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은 마음 절반, 계속 밀고 나가서 내 인생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은 마음 절반. 후자를 택하지 않으면 자괴감 때문에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른 부분들이 콕콕 찔려서 틈만 나면 줄줄 울면서 밀린 집안일과 공부들을 한다거나, 억지로 메모장을 켜고 지금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다거나, 미래에 닥칠 불확실한 일들을 생각하거나 하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당장 몇달째 주말마다 쉬지도 못했고 오늘 내일도 날밤을 새야 하고 다음주에도 부담스러운 과제들이 잔뜩 쌓여있고. 어찌저찌 넘긴 뒤 몇 개의 송년모임을 거치고 나면 또 거대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무언가와 함께 1월이 다가온다는 걸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애..
목표는 여전히 NOT MY BEST YEAR, But I've learned a lot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견뎌내야겠지만 동시에 이미 한계인 것도 사실. 그 사실을 잊고 또 스트레스 받을까봐 우선 블로그에 기록해 둔다. 다다음주부터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1년 묵힌 독일 여행 게시글도 다시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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