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4년 12월 6일, 종강 후 여행 4일째



바야돌리드에서의 첫 아침이다.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식만 먹고 곧바로 뚤룸으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전날 호스텔 스탭에게 받은 지도 때문에 오전부터 나는 매우 망설이고 있었다....다름이 아니라 바야돌리드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멋진 세노떼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려 두 개나! 메리다에서 위경련 + 과제로 자의와는 상관 없이 요양을 하느라 못 갔던 세노떼라니 따흑....

그리고. 전날 해지기 전에 호다닥 둘러봤던 바야돌리드 시내의 모습도 눈에 아른거렸다. 아 나 그러고보니 어제 데낄라만 마시고 그냥 집에 와 버려서 초콜릿 시식도 못 해봤네. 에라이. 어차피 앞으로 며칠은 실컷 볼 카리브해 바다니까 오늘 하루쯤은 포기해도 되겠지. 하며 바야돌리드에 반나절 더 머물다가 떠나기로 결심했다.


*

호스텔 아침이 소소하지만 나름 맛났고 뒷편의 예쁜 정원에서 먹어서 좋았는데 사진이 없네 ^ㅅ^

앤 헤서웨이를 닮은 어떤 백팩커와 그녀의 동무들과 함께 앉아서 먹었다. 외롭지 않아 나는 외롭지 않다. . . . 



모닝 셀카봉 테스트를 하며 거리로 나오 ㅏ본다



덥고 습한 날씨로도 유명한 바야돌리드. 오전 9시도 안 된 때였지만 그야말로 흡흡습습훕한 날씨에 할 말을 잃었다

이내 길거리의 멍멍이를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부럽다 에쁜 옷도 있고 그늘에서 누워서 잠도 자고....





그래도 쨍한 햇살 아래 건물들이 알록달록 예뻤기에 힘을 내어 가본다

어제의 그 초콜릿 가게를 찾아 어제의 그 골목으로




전날 밤에는 어두컴컴해서 몰랐지만 이 골목은 이렇게나 예뻤다.

담벼락에 흐드러진 꽃들과 깔끔하게 칠해진 벽과 창문들을 보고 또 감격. 아 바야돌리드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이 생각났는데, 자동차들 상태가 좋고 칠도 깨끗했다는 것이었다. 께레따로에서 늘 보던 낡은 차들ㅡ지나갈 때면 털털거리며 먼지 대방출하는ㅡ과는 달라서 의아했다.


좀 걷다 보니 초콜릿 가게 도착. 지금은 없어졌는지 혹은 이전했는지 구글맵에서 찾을 수 없다 ㅜ^ㅜ



이른 시간이라 슬금슬금 들어갔는데 점원분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빵긋 웃어줘서 텐션이 좀 올라갔다

무려 13종류의 초콜릿을 먹어볼 수 있었다. 사실은 5개 정도만 맛보고 싶었는데 ㄹㅇ 끝도 없이 권해주시는 탓에 거절도 못하고 다 받아먹는 중...




사진 찍는다고 하니 이런 팬서비스까지

암튼 그러고 나니....하날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되어....노린거였나 you just activated my chocolate trap.. 

유카탄 전통 초콜릿 한 상자를 샀다. 



가게 옆에는 작은 카페가 딸려 있었다




이 살인적인 유카탄의 더위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으므로, 나가려다가 다시 카페로 돌아와서 착석(๑•́‧̫•̀๑)



탈수병 걸리면 큰일나니까 초콜릿도 한 사발 마셔준다. 줜맛

마야 초콜릿이야 워낙 유명하고 센뜨로 쪽에도 매장이 있었던 거 같으니. 바야돌리드 온다면 기념삼아 한사바리 마셔 주고 사 가는 것도 좋을 듓



하루종일 여기 죽치고 앉아서 초콜릿이나 퍼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다시 밖으로 나와 본다

거의 폭염 수준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그래도 골목이 이렇게나 예뻐서 위안이 되었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을 흥얼거리며 더위를 이겨내려 노력했던 순간..




이 길의 끝엔 뭐가 있을까나 하면서 끝까지 가다 보니




작은 놀이터가 하나 나왔다. 엽서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느낌

노는 아이 하나 없어서 왠지 적막했지만 vivir mejor 하기 위해 (?) 나 혼자 팔짝팔짝 뛰면서 구경했다..






오늘도 변함없이 열일하는 멕시코의 하늘과, 색감 폭발하는 회전목마




신난 4년 전의 나..왜 배낭을 짊어지고 다녔었는지는 모르겠네



놀이터 맞은편의 수도원




그저 아름답다. 한낮의 바야돌리드에서 안 예쁜 건 없을 거야 아마



수도원 문 앞에서 보이는 나즈막한 건물들


수도원 내부는 뭔가가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미사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뭐였을까) 들어가 보지는 못 했다. 밖에서 공연히 비타민 D나 만들다가 다시 아까의 골목으로 돌아가 본다. 구글맵을 보니 밤에는 라이트업도 하는 모양이네. 



또 걸어도 행복한 이 골목. Calzada de los Frailes다 여러분. 바야돌리드 오면 외워놨다가 꼭 걸어야 한다 ㅜ^ㅜ

가끔씩 지나다니는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아니면 한없이 조용했던 곳. 바야돌리드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단기로라도 살아보고 싶었다.



물론 소깔로 근처 오면 다시 여느 도시들처럼 복작복작하지만 그래도 넘 좋았다구 흑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러(??) 꼭 돌아올게.. 세노떼 방문은 투비컨..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