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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캠 즐겁게 다녀왔고, 어영부영하다 보니 9월 30일이 되었고 내 이럴 줄 알았지. 연휴에 뭘 먹고 뭘 하고 놀지 고민하며 행복한 한 달의 마지막 날을 보내야겠다.
의미 없는 짓인 걸 알면서 자꾸만 하고 싶어지는 일들이 있다. 옛날 블로그에 있는 여행글들을 옮겨오는 것이라든지, 글을 덧붙이는 것이라든지, 읽지도 못할 책들을 잔뜩 산다거나 카카오톡 차단 목록을 뒤진다거나 하는 짓들 말이다. 마지막 건 의미가 없는 게 아니라 하면 안 되는 짓이구나....아무튼 그렇다는 것. 요즘은 미련이 많이 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 안도감을 느끼는 모순적인 기분으로 지내고 있다. 너의 가을은 어떠니. 나는 그때로부터 자라 겨우 이렇게 된 것 같은데, 너는 어떠니? 학교는, 16동은, 사회대 신양 앞 단풍나무들은, 몇번 같이 가지도 못했던 관정의 서늘한 공기는 요즘도 그대로니? 루캠 둘째날 한라산 등반로를 따라 한참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아래로 내려가며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의 내가 품고 있는 명과 암 모두가 그때로부터의 경험에서 왔다는. 내가 모르는 지금의 네 모습도 그때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을까. 그때의 우리는 같은 뭔가를 거쳐왔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보다 조금 더 닮아 있을까. 혹은 다시는 돌이킬 수도 돌아갈 수도 없을 만큼 먼 거리가 되어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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