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6 : 마드리드 시내의 첫인상
계속해서 2016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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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마드리드에 대한 인상은 한 마디로 '혼잡'이었다. 비록 마드리드가 완연한 메트로폴리탄 대도시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수도는 수도인 모양인지. 촘촘한 인파를 뚫고 오느라, 솔광장에서 숙소로 오는 5분 남짓한 짧은 길에도 꽤나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치만 언제까지나 호스텔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수도 었구요
밥 때가 되었으니 무작정 솔 광장으로 나가 본다
마드리드 여행의 A부터 Z인 이곳 솔광장. 그곳에는 동양에서 건너온 포켓몬들이 있었음. 왜냐...왜죠....?
눈 마주쳐서 왠지 도망가는 중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안 닮았어 크리피해ㅠㅠㅠㅠ내 피카츄한테 무슨 짓이냐 이놈들아
24/365 닝겐들로 붐빌 것만 같은 이 곳.
거기에 온갖 환전소 부스, 여행사 부스, 그 옆의 지하철 출구까지....
한 마디로 사람이 없으면 이상한 동네랄까
우선 솔 광장에 왔으니깐요. 유명한 곰 동상은 봐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보다 넘 작고 귀여운 동상이어서 당황했다. 빠르게 셀카 찍고 이동이동
셀피 찍는 외국인들로 가득
2년 전 남미여행 할때까지만 해도 셀피스틱 들고 있으면 다 한국인이었는데 이젠 전혀 아닌 듯 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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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솔 광장에서 남쪽으로 무작정 내려와 보았다. 구글맵을 보며 다닐 수도 없을 만큼 정신이 없었음....
고픈 배를 움켜잡고 오늘의 점심식사 장소 물색
그치만 어째 길거리마다 가게는 많았으나 내가 들어갈 곳은 없어 보인다...?
후 정말 마드리드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음. 사람이 많다고 쓰는 것도 지겨운데 진짜 사람이!! 많다고!! ㅠㅠㅠㅠㅠㅠ
비단 이날뿐 아니라 점심시간만 되면 식당마다 사람들이 미친 듯이 우글거리고, 자리라곤 찾아볼 수 없고, 거의 모든 거리가 토요일의 명동 같고, 나는 밥이 먹고 싶었을 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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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뒷골목 어드메를 헤매이다가 menu del dia라고 칠판에 쓰여 있는 Taberna에 들어왔다. 이름도 모르겠고 위치도 기억이 안 난다;ㅅ;
솔직히 왜 들어왔냐면,, 이 식당을 발견하고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50보쯤 떨어진 거리에서 무서운 남자 2-3명이 담배 피면서 내가 있는 쪽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음. 무서워서 안으로 후다닥 대피함 ㅠㅠ
이 혼돈의 카오스 같은 동네에서 낮부터 술을 마시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참으로 오래간만에 띤또 데 베라노가 아닌 페리에 탄산수.
정신없이 떠밀려 온 곳이었지만, 내부 분위기는 꽤 좋았다.
그리고 역시나 안에도 사람 대박 많았음. 이런 뒷골목 식당마저 만석이라니 마드리드 너는 도대체....
해산물 볶음밥
참으로 '그냥 그런' 맛이어서 에구 뭐 메누델 디아가 그렇지 뭐 하면서 먹고 있는데
뒤이어 나온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었다. 잡내도 안 나고 최고였어..양이 넘 많아서 감자튀김을 남겼다;;
식당이 워낙 바빠 나의 후식을 제때 챙겨주지 못해 한참을 기다린 게 유일한 흠이었다. 그래도 뒤이어 나온 후식 티라미수도 맛났고, 빌지도 늦게 나올까봐 미리 부탁함. 그래도 늦게 줬음. 흥 맛있었으니 용서할게
다 먹고 그랑 비아 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본 San Fernando 왕립 미술 아카데미
는..닫았다..! 헤헤
어제는 크리스마스여서 뭘 못하고 오늘은 월요일이어서 뭘 못하네. 에구 인생아
그리하여 목적 없는 산책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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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첫인상은 반달같이 생긴 솔광장의 모습이었고, 두 번째 인상은 드글드글한 사람들이었고, 세 번째는 바로 이런 커다란 대리석 건물들이었다. 분명 바르셀로나도 그라나다도 대도시였는데, 마드리드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달까. 전통 양식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마드리드의 모든 것들은 어쩐지 '새 것'인 느낌?
조금 걸으니 금방 나온 Gran Via 거리
마드리드 최대의 쇼핑 거리라고 한다. 우리로 치면 강남대로가 될려나
익숙한 플라잉 타이거를 지나
길 양쪽을 따라 온갖 브랜드 매장들이 한가득. 스페인 와서 타코벨 처음 보는 것 같네
번화가의 상징인 영화관, 극장 등등도 굉장히 많았다.
열 걸음마다 하나씩 마주쳤던 것 같고, 안을 들여다보면 역시나 투머치 사람
걷다가 옷가게 나오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그랬다. 생각보다 살 건 없었음 쩝
여행 초반에 자라를 내집처럼 드나들 때부터 느꼈지만, 개인적으로 자라는 여름~가을옷 정도가 나의 취향인 것 같다. 겨울 옷은 구냥 구래..
큰 건물과 많아도 너무 많은 사람들
이것도 아마 무슨 옷가게에 들어갔다가 나오며 찍은 것인데 ㅋㅋㅋ 와 미친 인파좀 보소..
자라 별로라고 해놓고 보일 때마다 들어가서 구경하는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가
그렇게 정신 놓고 잘 걷다 보니 Callao 역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예스러운 Callao 극장도 보고
대유가 토레스 유니폼 사다달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내일은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 가게에나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뮤지컬 하는 극장들도 많이 보였음
물론 극장마다 인산인해
이 많은 사람들이 어찌 다 마드리드에 사는 거죠
그렇게 마드릴레냐로 사는 건 꽤나 외롭고 피곤한 일이겠군,,하며 스페인 광장까지 도착 ~ㅅ~
꽃할배에서 이순재 할아부지께서 혼자 씩씩하게 오셔서 돈키호테 동상 보셨던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영향인지 공원의 대부분이 이런 컨테이너로 덮혀 있었다
뭔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놀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럴 줄 알았다면 굳이 안 와도 되었을 뻔 했음
맞은편의 건물은 거짓말같이 멋졌지만
안은 이런 시장통이라고 ㅠㅠㅠㅠㅠ
더 볼 것도 없으니 빠르게 탈출해본다
동상도 저 시장 때문에 가려서 잘 안보임 췟
걷다 보니 해질녘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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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일몰 명소라는 Temple de Debod가 있었으므로 자연스레 그리로 향하여 본다
이 길은 그나마 사람이 없어 좋았어
여차저차해서 마드리드의 첫인상은 나쁘진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고.... 다만 이날 본 일몰은 참 아름다웠다. 자세한 건 아마 다음 게시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