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6 España

DAY 16 : 속성! 엘 그레코 레이드 1편 - 톨레도 대성당

만만다린 2017. 8. 13. 22:59


2016년 12월 26일



그렇게 대망의 이 날이 밝았다


*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여유롭게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해서 이것 저것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는 날.

하지만 하필 톨레도 첫날에 크리스마스가 걸려 버려서 톨레도에 온 목적을 10%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겠습니까ㅠㅠ 목적이라고 하면 대성당을 비롯한 톨레도의 옛 건물들과, 나의 영원한 페이보릿 화가인 엘 그레코의 성화들을 보는 것이었다.


톨레도 둘째날 내게 주어진 체류 시간은 3시간 남짓. 마드리드로 떠나는 렌페는 오후 12시 반이었고......그 전까지 산토 토메 성당+대성당+산타크루즈 미술관까지 다 돌아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하나라도 제대로 보면 다행인 것 ㅠㅠ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아침 먹으러 옴. 우리 배는 채우고 다녀요 /ㅅ/



파인애플 쥬스와 하몽 샌드위치(조온맛) 그리고 우유 넣은 에스프레소를 얌얌. 이 맛에 호텔 묵습니다ㅠㅠ



일단 가장 빨리 개장하는 산토 토메 미술관부터 죠져보기로 한다.

호텔 체크인 카운터에 캐리어 맡겨놓고 비장하게 나오는 길.



어제 닫힌 문 앞에서 광광 울면서 돌아섰던 이곳 ㅠㅠ

내가 처음 엘 그레코를 알게 된 벽화인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 있는 자그마한 성당이다. 실제로 오르가스 백작이 매장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도 톨레도에는 자비 없이 안개가 자욱하구나

스페인에서 찍은 사진들 보면 왠만하면 다 파란 하늘인데 응 여긴 아니야....



두구두구 9시 반에 문을 여는데, 잽싸게 20분쯤 골목 초입에 도착해서 매우 뿌듯해하고 있었는데요



.......?뭐지?

뭔가 했더니 중국 단체 관광객 분들이셨음. 오매 부지런도 하셔라 ㅠㅠ 조용히 보긴 틀렸구나 ㅠㅠ 하며 입장한다. 왠지 일행으로 오해받고 싶진 않았지만 오해받은 이 기분 모냐


*

내부는 사진을 못 찍게 해서 눈으로만 봤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그림이었기에 매우 내밀하면서도 감정적으로 감상하고 촉촉한 눈망울이 되어 밖으로 나옴. 



그러거나 말거나 지체할 새 없이 대성당으로 가야 한다구...발걸음을 재촉하여(뛰다시피 함) 10시에 대성당 입장.

그 와중에 오디오 가이드까지 알차게 빌려서 들어간다.



헥헥 힘두렁



들어가자마자 말도 안 되게 높이 뻗은 성당의 기둥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아....



그리고 톨레도 대성당 오디오 가이드는 정말 만세다 최고다

1번 트랙을 누르자마자 웅장한 찬송가가 울려퍼져서 김귤희는 5초만에 눈물을 글썽이게 되었다.



설명도 정말 알찼고, 물론 지금(2018년;)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지만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 거의 모든 제단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분 오디오 가이드는 정말 좋은 물건입니다. 저는 평소에 허세가 좀 있어서(?) 가이드 따위에 의존 안 하고 나만의 느낌이 충만한 여행을 하겠어!!! 하며 가이드 투어는 멀리하는데요, 앞으로는 닥치고 오디오 가이드는 전부 빌려서 들어가려구요..데헷





제단Altar 하나하나마다 다 이렇게 의미가 있는 건줄은 몰랐다

세세한 의미는 물론 기억 1도 안 나지만 참 뿌듯했던 경험이어서, 며칠 뒤 살라망카 대성당에 갔을 때도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더랬지




이른 아침+연휴 다음날이라 성당 안에 사람이 없어서 더 좋았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하는 관광객들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시간!

물론 아까 산토 토메 성당에서 봤던 중국인 패키지 무리는 예외로 한다



해피한 나



오래된 톨레도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들





역대 교황들의 초상화인가 아니면 톨레도 대주교쯤 되는 사람들일까 ;ㅅ;


*

이어서 간 곳은 톨레도 대성당의 하이라이트



오엠쥐..



정말 아름다웠던 이 방. 이름 까먹음

천정에는 지오르다노의 어마어마한 성화가 그려져 있었고, 벽 양쪽에는 엘 그레코의 성화들이 가득 걸려 있었다 ㅠㅠ



그저 감동..



볼수록 믿기지 않던 천장화



엘 에스폴리오까지.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ㅠㅠ


*

다 보고 나오는 길....어쩐지 방의 문이 닫혀있어서 열려 했는데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밀고 당겨도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낑낑대고 있으니 저편에서 수녀님이 다가와서 문을 열어주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원받은 기분....그치만 영원히 갇혀도 좋을 공간이었어



계속되는 톨레도 대성당 구경




고딕 성당의 표본 같은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ㅡ성서의 내용을 담고 있어 더 특별하다고 한다ㅡ

그리고 커다란 오르간까지. 오래된 성당은 언제 와도 좋단 말이야




이런 것도 있었음. monstrance가 뭔가 했는데 성체를 넣어서 현시하는 용기라고 한다 띠용



양쪽으로 서로 다른 양식의 오르간이 있는 톨레도 대성당 사진으로 마무으리

이어서 또 허겁지겁 호텔에 맡겨 놓은 짐을 찾으러 갔다 ㅠㅅㅠ 3시간 만에 반나절 일정을 죠져버리는 톨레도 속성 레이드는 투비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