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6 España

DAY 15 : FOGGY TOLEDO

만만다린 2017. 8. 13. 22:33


계속해서 2016년 12월 25일


*

톨레도에 상륙(?)한 지 어느덧 두 시간이 다 되어 간다. 밥을 먹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음.



하지만 예상대로 크리스마스의 톨레도 식당들은 전부 문을 닫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톨레도 여행 온 사람들은 모두 한 번씩 들리게 된다는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 최소 맥도날드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발해 봄. 



톨레도 거리에 웬 샹들리에요?



오늘도 마그넷 구경. 어째 예쁜 마그넷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떤 톨레도;;

하루종일 찾아다니다가 저녁때가 다 되어서 아무거나 샀는데 크게 맘에 들진 않았다



비 맞지 마세요 아저씨


*

 그렇게 소코도베르 광장까지 갔는데, 물론 맥도날드는 있었지만....실제로 맥도날드가 먹고 싶은 건 아니었고..정말 허접해 보이는 관광객용 식당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크리스마스에 톨레도에 온 거죸ㅋㅋㅋㅋㅋ아냐 그치만 어딜 가도 이런 하루였을 거야,,



쓸쓸히 알카사르 통과. 문을 열었다면 즐거이 들어가 봤겠지만 그럴 리가 없구요ㅠㅠ



광장 끝에는 조금은 무서운 이름의 Arco가 보였다



요렇게 열쇠구멍 모양으로 생겼다.



Arco 옆에는 톨레도 특산물(?)인 Mazapan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으며, 어딜 가도 이 가게들은 쉽게 볼 수 있었다.

경주의 찰보리빵 가게들 느낌이랄까 (비유 무엇)



광장 근처에서 더 머물러 봤자 굶는 시간만 길어지겠지 하며 별 기대 없이 열쇳구멍 같은 문을 통과해 본다



비록 스페인 여행 하면서 잘 먹고 다녀서 투턱이 되었지마뉴ㅠㅠㅠ김귤희는 식사가 하고 찌뻐요ㅠㅠㅠ



그러자 기적처럼 이 식당이 나타났다(!?!)



감격에 겨워 간판을 찍어봄

문을 열었고, 분위기도 괜찮았으며, 안에 사람도 적당히 있어 보여 망설임 없이 입장한다. (뭘 파는지도 몰랐음)



아차 그 전에 세르반테스 아저씨



들어가자마자 오늘도 띤또 데 베라노를 시킵니다 라고 쓰는 것도 이제 지겹네 촤하핫



아늑한 내부

조금 어두운 걸 빼고는 모든 게 좋았다. 점원들도 친절하셨고



나름 크리스마스라고 김귤희는 또 닭 요리를 시켜 보았다는 것 ^ㅅ^

외국 명절 분위기 내고 싶단 말예요 엉엉 이브날에는 덜 익은 컵라면만 먹었다구욧



그리고 이 닭요리는 넘나 맛있었다

스페인에서 먹은 닭들은 다 그저 그랬는데 이건 정말 부드럽고 잡내도 나지 않았으며, 왠지 크리스마스 트리 느낌이 물씬 풍기는 빨간 토마토 페이스트와 고추로 장식되어 있어 먹는 내내 눈이 행복하였음.



뜻밖의 맛있는 식사 후!! 알카사르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나오자 왠지 하늘이 좀 파래져 있었고



안개도 많이 걷혀서 알카사르의 첨탑이 보이는 게 아니겠니

밥도 든든히 먹었겠다 이제 톨레도에서 나의 여행운이 상승곡선을 그릴 타이밍인가 ㅠㅠ 하며 기쁜 마음으로...그래 정말 기쁜 마음으로



다 닫아뿠지만 갠차나 하며 기쁜 맘으로




이런저런 돈키호테의 도시(?) 톨레도 다운 장식물들도 보면서



기나긴 알카사르를 한바퀴 빙 돌아



아래로 내려와서....전망대까지 벅찬 맘으로 와 봤는데요



?



????



아니 이게 갑자기 뭔 일이여...



이런 희여멀건 동네가 나의 톨레도라고? 그럴 리가 없어요 의사양반....(현실부정)



이 고사리 같은 나무가 전경으로 보이는 동네가 정말 톨레도라굽쇼



저게 아마 톨레도 파라도르이고? 껄껄껄

이날 파라도르에서 숙박한 분들도 나만큼이나 아쉬웠을 것이겠다. 경치로 유명한 호텔인데 말이다.




절대 폰카메라 렌즈가 흐려진 게 아니옵고 이 모든건 ★안개★ 때문이외다



불만 가득한 여행자



그 와중에 이곳 전망대는 참 잘 되어 있었다. 산책로도 그렇고 시설도 그렇고....일단 따라서 내려가 본다. 



내려가 봐도 사방이 뿌연 건 어쩔 수 없다. 그래 삶이 뜻대로 되면 뭔 재미가 있겄냐. 


*

톨레도에 온 이유 첫 번째는 미술관/성당 관람이었는데 문을 다 닫아서 실패. 두 번째는 전망대 구경이었는데 망할 안개 때문에 실패.

그렇게 모든 목적을 상실한 김귤희는 톨레도에서 안 걸어본 길이 없을 정도로 싹싹 걸어다닐 것이다! 하며 발길 닿는 대로 걷기 시작하는데..



안개가 껴도 변함없이 멋진 중세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



히로나 느낌도 나고. 참으로 오랜만에 이런 동네에 와 보네. 



뭐랄까 산 중턱의 요새 도시 느낌? 유럽의 흔한_중세풍_도시.jpg의 느낌이랄까. 

안달루시아는 쨍한 햇빛과 파란 하늘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지만, 어쩌면 톨레도 같은 곳은 이런 날씨가 더 어울리는 곳일지 모른다 (라고 합리화)



걷다 보니 알칸타라 다리



다리의 문턱에 늘 서있는 Arco가 반겨준다. 



다리에서 보이는 풍경도 원래대로라면 좀 더 예뻤어야 하겠지만^ㅅ^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건 어찌할 수가 없네.



힘없이 늘어진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까짘ㅋㅋㅋㅋㅋ오늘이 성탄절인 걸 믿을 수 없는 이 풍경은 무엇이냐



여기까지 내려왔으니 사진은 찍어보고ㅡ저 작은 큐브 모양의 건물은 도대체 무엇인지 정체를 알 수 없네



이 발 같은 장식은 봐도 봐도 무섭자나



짐짓 밝은 척



이쪽 방향으로 가면 톨레도 렌페 역이 나온다.

(다음 날 캐리어를 끌고 렌페 타러 가던 김귤희는 여기서 방향을 대단히 잘못 들어 헛고생을 하게 됨....)



암튼 그 와중에 공기는 좋고, 나름대로 쌩~한 느낌이 맘에 들어 사진을 여러 장 찍었으나

돌아와서 컴퓨터로 보니 온통 뿌옇게 흐려져 있어서 보기만 해도 미간을 찌푸리게 되므로ㅋㅋㅋㅋㅋㅋㅋㅋ많이 업로드하진 말아야지



그렇게 상처뿐이었던 전망대와 알칸타라 다리 구경을 마치고 다시 톨레도 시내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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