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6 España

DAY 14 : 론리론리 크리스마스 이브 나잇

만만다린 2017. 8. 9. 23:38


계속해서 2016년 12월 24일


*

여행 14일차의 찌든 몸 상태....


낮잠은 잠깐만 자려고 했는데 눈을 뜨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Funky Cordoba의 다락방 같은 도미토리에서 짐도 제대로 안 풀고, 이불도 덮지 않고 새우처럼(....) 잤을 뿐인데 어느덧 두 시간이 갔다니요?




서둘러 거리로 나와 본다. 



라고는 했지만 코르도바에는 메스키타 하나만 보고 왔기 때문에 어디에 가봐야 할지 모르는 상태..



그냥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이곳 저곳을 쏘다녀 보기로 한다. 이 익숙한 기분은 뭘까. 낯선 도시에서 우주 제일 한량이 된 기분....

안달루시아라는 이 한가로운 지방을 여행한 지는 어느덧 일주일 정도이고, 이제 이 여유도 끝이 날 거라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봐도봐도 좋은 메스키타를 지나



나름 유명한(구글맵 리뷰가 1300개가 넘네;;)

Calleja de las Flores꽃의 골목에 도착했다. 굳이 이 골목이 아니더라도 코르도바는 골목골목이 너무 예쁨



그 모습은 이렇다



12월이라 세인포티아가 있었을까. 계절마다 꽃이 바뀌면 예쁘고 재밌을텐데




흰 벽에 꽃화분들을 매달아 놓는 건 안달루시아 전통인지요...? 그라나다 알바이신 지구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궁금함니다 쩝

평소에는 관광객들로 꽤나 붐빌 것 같은 좁고 또 짧은 골목이었지만. 비수기에 연휴라 그런지 한-산



이젠 또 어디를 가보나....하다가 아까 본 강과 다리 쪽으로 향함. 부초 같았던 나의 코르도바 여행 인생아...



이름도 좋은 승리의 Arco



그 웅장한 모습(?)

참으로 투박하고 별 것 없어 보이는 Arco였지만 무려 로마 시대에 지어졌을 테니까....맞겠찌....? 다리 이름이 Puente de Roma였으니까...그렇다고 해줘;;;



통과해서 다리 쪽에서 본 모습



다리의 이름은 익히 말했듯 로만 브릿지



지극히 평범한 다리로 보인다. 하지만



세비야에서부터 봐 왔던 과달키비르 강을 멋진 일몰과 함께 볼 수 있었다. 오 지쟈쓰 너무 좋았어



티끌 하나 없는 하늘과 거의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강까지. 덕분에 세상 완벽한 반영을 볼 수 있었다.



이때부터였을까요. 김귤희의 스페인 강-다리-일몰 사랑이 시작된 게...실제로 남은 도시들에서는 강만 보이면 꼭 찾아가서 다리를 건너곤(..) 했다. 

그건 그렇고 강 한가운데의 저 오래된 정체불명의 건물은 뭐였을까 중세 느낌 낭낭해 ;ㅅ;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도 조았음. 동네 주민분들이 대부분인 것처럼 보였다

2주 동안 닳도록 신고 입고 다녔던 나의 케즈-줄무늬 양말-치마레깅스 조합



그렇게 뭔가에 홀린 듯 다리 끝까지 가게 되면



이러한 이름의 탑이 나온다



딱히 탑인지는 모르겠고 이렇게 생겼음. 세비야의 황금의 탑이 떠오르네



다리의 건너편은 코르도바의 신시가지인 것 처럼 보였다.



이브날 저녁의 코르도바 사람들



구시가지 방면. 모스크와 종탑이 어찌나 큰지 알 수 있었네



정말 오래 된 다리



해는 어느 새 져버렸고 타는 듯한 서쪽 하늘만 남았다.


*

2주간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히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마련이다. 쉬어 가고자 세비야에서 2박을 했으나 생각처럼 세비야가 좋아지지 않았다.

사실 코르도바에 들러서 굳이 1박을 했던 건 욕심이었다.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싶다는 욕심. 그게 아니었다면 앞뒤 도시인 톨레도나 세비야에 더 머물렀겠지. 뭐하러 무거운 짐을 끌고 여기까지 와서 노을을 보고 있었을까.

하지만 빡빡한 일정이 될 줄 알았던 코르도바에서의 하루는 더없이 여유로웠다. 이날 puente de romano에서 과달키비르 강과 석양을 보지 못했더라면,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카스티야 지방으로 넘어가서 나는 잘 할 수 있었을까. 하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참 고마웠던 '뜻밖의' 코르도바.



메스키타는 딱 한 번만 더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연이 닿는다면 또 올 기회가 있겠지



그때까지 잘 있으렴 ㅠㅠ



새들의 이동도 보았다



임;아ㅓㄻㅈㄻ 놓치면 안돼 하며 찍은 사진들


*

6시가 넘었으나 배는 고프지 않았고, 로마 다리를 건너며 로마뽕(?)에 취한 김귤희는 코르도바의 또 다른 로마 유적을 보러 가기로 한다



시가지로 진입. 크리스마스 연휴라 전부 샤따를 내린 가게들의 모습이다



광장의 이름



문연 가게는 없으나 거리에 사람은 제법 바글바글했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Feliz Navidad 일루미네이션은 덤!




광장 방황 (여기서 약간 동서남북 방향을 잃음)



겨우 도착. 걸어가는 내내 '아니 이런 곳에 로마시대에 지어진 유적이 있다고요? ;;;' 하며 의심을 했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이....로만 템플의 유적이 맞았던 것...



실제로 보면 더 비현실적이다. 아니 이게? 왜 여기? 무슨 연유로? 라는 느낌..

코르도바에 왜 이렇게 로마 시대의 유적이 많은지 설명해 주실 분...묘한 분위기에 왠지 한참 동안이나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아무도 없는 길에서 혼자 외롭게 빛나던 일루미네이션. 아니 사실 외로운 건 나샛기 하나겠지 ㅠ.ㅠ






쓸쓸히 로만 브릿지의 야경을 보러 와 봄



숙소 컴백



배가 고파 한국에서 단 하나 챙겨온 귀한 컵라면을 까보았다. 마침 취사시설이 있는 호스텔임에 기뻐하며 끓는 물을 붓고



옥상으로 와서 메스키타 야경을 감상하며 



열었는뎈ㅋㅋㅋㅋㅋ물이 덜 끓었나 보다....

결국 과자같은 라면을 포크로 건져 먹으며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 식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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