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 하노버 밤산책, Jim Block Burger
계속해서 2023년 12월 23일 토요일
마참내 돌아온 하노버 중앙역
브레멘에서만 약 2만보를 걷고 돌아왔더니 꽤나 지친 상태였다
제발 국내 수입 부탁드립니다
제가 다 사먹을게요 제발요
철덕의 싹이 보이는구나
*
역시나 시간이 4시밖에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은 한밤중 같았다..
피곤에 쩔어서 터덜터덜 역 밖으로 나왔는데
이 사람 분명 독일인 아닐 것이다 독일인에게 이런 텐션이 있을 리가 없어 (넝담이에요)
이번 여행에서는 동영상을 많이 찍어 왔는데 (그래봤자 폰카로 10초 내외지만)
조금이나마 여행 당시를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
채원과 함께 다녔던 사흘간은 미처 몰랐었는데
한국에서 짐을 대충 싸서 왔기 때문에 후지 카메라 충전을 위한 C타입 케이블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음 (하놔 이 바부야)
다행히도 호텔 바로 옆에 Saturn이라는 전자제품 매장이 있었기에 이곳에 들러서 케이블을 사 보기로 한다
다이슨 독일건가?!?!? 하고 찾아봤는데 영국 거고 본사는 싱가폴이네 황당 (뭐가요)
이게 다..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라이트닝 케이블 버전이기 때문이다 ^^ 하여간 도움이 안되는 애플놈들아...
한편 매장이 엄청나게 넓었고 마치 슈퍼마켓마냥 수많은 계산대 앞에 줄이 잔뜩 늘어서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대형 일렉트로닉 마켓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내겐 꽤나 신기한 광경이었다. 일본 빅카메라와 비슷한 느낌
12월은 하노버 우기입니까?
먼놈의 비가..
저녁마다..
미친넘처럼..
30분 정도 뻗어 누워있다가 슬슬 저녁이라는 것을 먹어볼까.. 싶어
밤산책도 해볼 겸 우산과 함께 또 밖으로 나와 본다
이 빨간 선을 따라 걷다 보면 하노버 시내의 관광지들을 알뜰히 볼 수 있다
다만 워낙 하노버가 개노잼 (...) 도시이기 때문에 이걸 따라 걸으면서도 이게 다야? 이게 다라고요?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음 주의
다음날 오전 반나절 시간이 떠서 레드라인을 따라 산책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정식 명칭이 뭘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크리스마스 마켓 즈음하여 설치되는 탑인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 1-2층에는 글뤼바인과 간식거리를 파는 주점이 들어서 있음
근데 비가 이렇게까지 와야 하나 싶음 (...)
홍수 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몇몇 바이에른 식당들을 봤지만 점심에 독일식을 먹었기 때문에 🥲 다른 걸 먹고 싶었다.. 그리하여 방황은 계속된다
한편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 연휴여서 그런지 몰라도 대부분의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고 있었음
한적한 돌길을 한참 걷고 있는데..
갑자기 웬 남성이 우산도 안 쓰고 고함을 지르며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함
아주 살짝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사진의 독일인 아주머니와 밀접한 거리를 유지하며 다시 시가지로 돌아가 보았다
그냥 햄버거나 테이크아웃 해 와야겠다 하면서 짐블록 버거로 갔다
하노버, 함부르크, 베를린에만 매장이 있는 버거 프랜차이즈라고 함
키오스크에서 주문해야지~~~~ 하고 갔는데 잉글리쉬 옵션이 없는 것이었다 ㅅㅂ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를 독일어들을 한참 동안 탐구하며 겨우 주문을 마쳤는데 이번엔 점원분이 숫자 불러주는 걸 알아먹지 못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기다리던 손님들이 알려줘서 겨우 받아올 수 있었음. 햄버거 하나 먹자고 이게 먼 짓이에요 띠발
담에 독일에 오게 된다면 최소한 숫자 정도는 익혀서 오자 하고 결심했다
아니 근데 독일어는 왤케 눈칫밥으로라도 (..) 뭔 뜻인지 못 알아먹겠는지 모르겠네요 😔
이날 브레멘에서부터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던 이런 저런 시련들이 있었는데 햄버거 하나 성공적으로 샀다고 기분 좀 좋아짐
암 싱~~~잉~~~인더레인~~~~ 이러면서 흥겹게 호텔로 돌아갔다
안락한 호텔로 복귀.. 힘들었어요
맨 위에 있던 시그니쳐 매뉴로 시켰는데 독일 햄버거는 다 이런건가요 육즙이 미친넘이네요
무료 미니바에 들어 있던 오렌지 쥬스와 함께 순삭하고
분명 브레멘도 나쁘지 않았고 (기대보다 엄청나게 즐겁진 않았지만)
저녁도 맛있게 먹었는데 왜 이렇게 기운이 빠졌는지 생각해 봤는데 며칠간 채원이와 왁자지껄 다니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어 외로운 마음 반 + 하루종일 나를 귀찮게 했던 크고 작은 사건들 때문에 몸과 맘이 피곤해진 탓인 것 같았다
그렇게.. 오늘은 더 이상 나가지 않겠다고 맘속으로 선언하며 침대에 드러누워 있던 김귤희
채원이에게 온 카톡 (=내일부터 3일 정도 모든 가게들이 닫을 것 같으니 미리미리 장을 봐 두는 게 좋을 것이다) 을 보고 호다닥 밖으로 튀어나가다..
이 근방에서 가장 늦게까지 영업하고 있던 레베에 옴
시간이 9시 반 즈음이었나... 문 닫기 30분 전이었는데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그리고 프로틴바 (못참지)
마지막으로 뭔지 알 수 없는 오틀리에서 나온 무언가..를 샀다
파파고 돌려 봤으면 이게 뭔지 알았겠지만 귀찮아서 걍 사옴. 오트 요거트겠거니 했지만 알고 보니 스프레드였다 ㅎ,,
이따금씩 마주치는 사람이라고는 3-4인 남성 그룹뿐이었기 때문에 개쫄아서 다님
성공적으로 식량을 비축한 것에 안심하며 두 다리 뻗고 푹 잠들었다는 것
다음날까지 계속된 노잼 도시 하노버 구경은 투비 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