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23 Deutschland

Day 9 : 베를린 돔, 슈바인학센, 미테

만만다린 2025. 2. 16. 19:49

 

 

계속해서 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시작한 하루도.. 어느덧 정오에 가까워 오고 있었고

 

 

어느새 눈앞에 나타난 베를린 돔

 

크다

 

 

충격. 베를린 돔. 진짜 큼

이것이 베를린 돔을 마주친 솔직한 감상이었다고 하네요

 

 

다리를 건너기도 전에 정면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다

 

맞은편의 훔볼트 포럼도 기록

 

 

본래 프로이센 왕가의 궁전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요즈음 내 머릿속 베를린은 그저 힙스터들의 도시였는데, 새삼 베를린이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였음을 실감하게 되어요

 

 

@Berlin

 

 

멕시코나 스페인이었으면 분명 이런 분들 92837598247명쯤 마주쳤을텐데 베를린에서는 처음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웃음

 

 

 

 

 

여차저차 돔 바로 앞에 도착

 

웅--장

 

 

저 거대한 돔(높이는 약 98m), 칼같은 대칭, 화려한 외부 장식... 분명 건물은 그곳에 가만히 서 있는데 어쩐지 내게 바짝 다가오는 느낌. 그야말로 압도당하는 느낌이네요

한겨울에도 푸릇한 잔디와 터키색 지붕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텔레비전 타워가 또 이렇게 뒤에 보이고

 

...

......

내가 베를린을 이렇게 사랑해도 되는건가? 벌써?

(텔레비전 타워만 보면 이성을 잃는 중)

 

 

자꾸만 카메라 줌을 땡기게 만들어

 

 

봄여름가을 이곳 잔디밭에 드러누워 하루종일 베를린 돔을 뒤로 하고 세월아 네월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에 그런 낭만이 허락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흑흑

 

 

돔에는 전망대가 있고 한바퀴 빙 돌면서 베를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들 모습이 저렇게 보여서 신기했음

 

 

한편 베를린 돔이 있는 이곳은 흔히 박물관 섬으로 불리는 곳으로 (사진은 구 국립미술관으로 이름에 걸맞게 꽤나 낡은 모습)

 

 

가장 잘 알려졌을 페르가몬 박물관을 포함해 5개의 미술관 및 박물관이 밀집해 있다

섬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8세기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아주 계획적으로' 설계된 박물관들이라고 한다. 설계부터 5개 모두의 완공까지 총 100년이 걸렸다고 하니 그 자체로.. 이미 놀라워.. 건물만 연대순으로 둘러봐도 건축 양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을텐데

 

 김귤희는 어쩌다 보니 5개 중 1개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훔쳐온 것들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은 그다지 관심 없기도 하고)

언젠간 구 국립미술관, 국립회화관, 보데 박물관 정도는 가보고 싶기도 하다 대신 하루 반나절 꼬박 써야겠지

 

 

들어가야 하는데 외관 보느라고 입장을 못하네

 

가자...

 

겨우 들어가려고 입구까지 올라왔더니만 또 내 뒤의 잔디밭이 아름다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중

 

정신 차리고 티켓팅

 

 

요오즘 매표소들은 어~? 죄다 키오스크야 아주 편해 칭찬해

심지어 애플페이도 되어서 역시 한 나라 수도의 대성당은 다르구나 하고 생각함. 내부에 코인락커도 많았다

 

 

들어오자마자 또 내 기대를 아득히 넘어설 정도로 엄청난 내부 장식에 당황하는 중

 

말이 돼..?

 

 

(한 나라 수도에 있는 돔에 와놓고 새삼스럽게 놀라는 중이다)

 

 

천정.. 스테인드 글라스.. 어느 하나 힘 안 줘서 지어진 곳이 없었고

 

 

이 중앙홀도 2차대전 때 폭격을 맞은 뒤 재건된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1900년대 초에 지어질 때부터 이렇게 호화로웠을까 (...) 궁금해졌다

복구작업은 1975년부터 시작되었고 완공은 93년, 그리고 이곳은 구동독이었으니 아마 통일 후 굉장히 힘줘서 복원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해 봄

 

 

아무튼 이런 분위기도 보는 재미가 있네요

 

 

왼쪽 사진 자세히 보면 루터형님이 자애롭게 내려다보고 계심

 

 

목 빠지겠어요

 

관광 온 사람이 나뿐만은 아님에 안도(..)하는 묘한 경험을 이곳에서 또 하다

 

 

아무래도 여행객은 커녕 현지인 그림자조차 보기 어려웠던 하노버 함부르크 뤼벡 슈베린에서 너무 외로웠던 것이지

 

 

베를린돔에 왔으니 돔 전망대에 아니 올라가볼 수 없겠죠

 

 

그리고 "267개"의 계단과 "no lift"를 보고 약간 절망하다

거기에 physically demanding과 no way to go back을 보고 추가로 좌절하다

베를린 돔 너 T지..시발

 

 

아직 젊으니까 할 수 있어 하믄서 기운을 내어보아요

 

ㅅㅂ근데

 

 

그새 버릇이 잘못 들었는지 (요며칠 매번 엘리베이터 타고 편하게 종탑 올라갔었어서) 생각보다 힘든 것이었다

다행히 중간중간 계단 옆에 빈 공간이 있어서 잠시 서서 숨을 고를 수 있었음

 

이럴거면 PT 왜 받는데요

 

 

암튼 겨우겨우 기어올라오자마자 눈앞에,, 이게,, 하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진짜로

 

 

...

텔레비전 타워 보고 또 모든 걸 보상받은 기분이 되어버려

 

 

이게 내 베를린이야

 

 

내 관념적 베를린은 이거라고

동독만이.. 미테만이 진짜라고.. (진정하세요)

어이없게도 이 말을 오늘 하루동안 백번 정도 더 할 예정이다

 

 

사진의 갈색 건물이 너무 아름다운데 제발 이름을 알고 싶어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텔레비전 타워 사진은 도대체 언제까지 찍을건데

 

이러고 전망대 내려가서 또 오백장 정도 찍었다 뒤에 또 사진 계속 나올 예정

 

정말로,, 베를린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데

 

고요히 흐르던 슈프레 강도 한참을 바라본다

 

 

S반은 사랑입니다

 

@Berlin Dom, Germany

 

아까 본 구 국립미술관. 위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는줄은 몰랐네

 

하 벌써 이 원형 전망대를 90도나 돌았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워

 

 

그 와중에 아까 베를린돔으로 걸어오는 길에 봤던 스페인 단체 관광객들을 여기서 또 마주치다

나는 스패니쉬를 사랑하지만, 그리고 한때 내 입에 착 붙어 있었던 언어이지만 (다 까먹음 주의) 이렇게 nn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말하고 있는 걸 들으니 뭐랄까 꽤 요란한 언어라는 생각을 했네요 no offense

 

그들과 복작거리며 어깨를 맞대고 이 풍경을 보고 있자니 그래 이래야 유럽여행이지(..) 싶다가도 뤼벡과 함부르크의 텅 빈 전망대들에서 누렸던 사치가 그리워지기도 했고

 

 

아마도 역사 박물관일까

 

그러니까.. 박물관 위에 또 저렇게 조각들이 잔뜩 서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던 것 같애..

 

내려가기 싫었는데 예의 단체 관광객 분들이 쉴틈없이 200여개의 계단을 올라와 안 그래도 좁은 전망대를 가득 채우고 계셨으므로

 

 

그들과 어깨빵 하며 한 바퀴 더 돌아보는 것도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니

이쯤에서 하산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높은 곳에 오니 너무 추웠음 (..) 끊임없이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겨울의 독일 여행

 

 

(질척..)

 

(질척질척)

 

가자.. 밥먹어야지.. 그렇게 겨우 뒤돌아서 다시 200개의 계단을 내려오다가 케이폽푸의 흔적을 발견

 

사람으로 미어터지던 돔 카페를 유유히 지나쳐 밖으로 나온다

 

 

지하에는 프로이센 왕가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데 또 자연스럽게 스킵해버림

성당에 그렇게 환장하면서 정작 카타콤베엔 1도 관심이 없나보다

 

 

뒷문으로 나왔더니 곧바로 나를 반겨주는 풍경

 

이 아름다운 도시를 맑은 날에 걸어다닐 수 있음에 감사해

 

 

유유히 다리를 건너 텔레비전 타워 바로 앞까지 가본다

 

 

이거지예

 

문을 연 기념품 가게라는 걸 정말 5일만에 보는 듯

 

관람차가 좋아

 

베를린의 상징은 곰이었는데

 

 

중세 시대부터 도시 문장에 곰이 있었다고 한다. 도시 여기저기에 각종 패턴(?)의 곰 조각상들이 서 있음

열심히 피크민블룸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피크민들이 곰 엽서 주워오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어

 

 

그 와중 아까 베를린 돔에서 내려다보고 궁금했던 갈색 건물의 정체를 알았다

 

 

또 시청이었어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시청진심인들아

 

 

 

 

이걸 보러 온 거야

 

 

그리고 뒷편에는

 

 

맑스선생님 그리고 앵겔스선생님의 동상이 있다

 

 

이걸 보러 온 거야 222

이래야 내 동독이지

 

 

굿바이 레닌, 본 슈프리머시, 운디네.. 정말 많은 영화에서 수없이 본 텔레비전 타워

 

 

드디어 그 앞에 서 있네요 약간 눈물 나려 해 (이럴 때만 감정이 폭발하는 미친 N인간)

 

 

@Television Tower, Berlin

 

유럽의, 구공산의, 동독의 겨울이 조아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올라가면 이 아름다운 텔레비전 타워를 못 보겠지...

 

 

도쿄타워를 그렇게 사랑하면서 한 번도 안 올라가본 것과 동일한 맥락이랄까요

아무튼 많이 봤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보기로 해

 

 

 

 

전날 미리 찾아둔 베를린 돔 근처의 바이에른 식당

 

독일 와서 한 번도 슈바인학센을 못 먹어본 게 생각나서 방문해 봤다. 마침 이번 여행에서는 독일 남부를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바이에른 요리 잘 하는 집(..) 이라면 베를린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예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머엉

 

 

메인 디쉬 고르고 사이드 플레이트 고르고 뭐 이런 방식이었다

매쉬드 포테이토와 슈바인 학센 그리고 나마비루를 주문

 

 

행복이 별거인가요

 

 

여행 와서 때리는 낮술이 최고이다

 

 

베를리너 킨들

 

 

아니 이거 목넘김이 미칭넘인데요

적당히 쌉싸름하면서도 부드러와,, 정신줄 잡지 않았다면 원샷해 버릴 뻔 했어

 

 

진정하고 슈바인학센을 맞이하자

 

엄청난 비주얼

 

 

놀랍게도 한국에서도 (그 많은 호프집들에서도) 이 독일식 족발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내 인생 첫 슈바인학센이었는데 그럭저럭 괜찮게 하는 집에 왔는진 몰라도 넘 맛있게 먹었다. 사워크라우트와 함께 먹으니 천--국

 

다만 역시 1인 1슈바인학센은 무리였나봐요

 

 

28유로중에 한.. 18유로어치 먹은듯

 

만족하고 나오는 길. 일단 베를리너 킨들이 큰 수확이었다

 

다시 거리로

 

 

미테까지 유유히 걸어가 보기로 해요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갑자기 나타난 힙한 베를린

 

@Berlin, Germany

 

 

맥주 한 잔 걸쳐서 그런진 몰라도 모처럼 따뜻했던 산책길이었다

 

 

 

 

와 나 몰스킨 매장 처음 봐 왜지

 

이 브란도에 큰 관심은 없지만 일단 들어가 본다

 

역시나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나옴

 

 

베를린 스탬프를 팔고 있었는데 그게 쩜 귀여웠다고 하네요요

그치만 내 관심사는 아닌걸

 

 

한가로운 미테 지구의 오후

 

 

그리고 구 동독이었던 이곳에는 무려 트렘이 다닌다 좋아서 기절할 것 같아요

 

 

 

 

채원이가 공유해 준 베를린 구글맵 보다가 발견한 세컨핸드샵

 

너무너무 귀여운 니트가 한가득

 

가방도 모자도 귀여운 것이 많았으나 왜인지 지갑이 열리진 않았다고 하네요

 

 

이날 미테 지구에서 한 오억원(..) 쓴 걸 돌이켜보면 어찌저찌 잘 참았다고 할 수 있겠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던 곳

 

에끌레어 파는 카페를 찾아 안쪽으로 들어와 보고

 

발견했으나 문 밖에 줄 서 있는 걸 보고 빠른 포기

 

이 동네 특유의 감성이 좋았음

 

오래되고 분위기 있는 맨션들도 (방값 비싸겠지 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어)

 

@Mitte, Berlin

 

오래된 것들이 좋아

 

미테 방황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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