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23 Deutschland

Day 5 : 브레멘, St.Petri Dom, 크리스마스 마켓

만만다린 2024. 2. 5. 00:11

 

 

2023년 12월 23일 토요일

 

 


 

이틀마다 낯선 호텔방에서 눈을 뜨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인 것이죠

전날에 그렇게나 고생하며 하노버에 도착했지만 시차 적응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었던 관계로 

 

 

새벽 5시에 일어나 퀭한 눈으로 모닝커피 마시기

 

 

 

저 컵이 미니바에 있던 오렌지주스 전용잔이라는 걸 알아챈 건 조금 나중의 일..

 

이걸 마시며 다음날 함부르크로 가는 플릭스트레인을 취소하고 (전날 너무 호되게 당했기 때문이와요 연두색 기차만 봐도 화가 날 것 같았음) ICE로 다시 예매했다. 이번 우당탕탕 독일 여행에서 내가 잘한(!) 몇 안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흔한 아침의 풍경

 

 

미니바 무료를 즐겨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서 모든 걸 싹싹 긁어먹었을 뿐입니다만 문제라도?

 

 

*

암튼 어제부로 채원과 헤어져 남은 일정을 혼자 수행하게 된 나...

 

오늘은 하노버를 잠시 떠나 근교의 브레멘에 가보기로 했다. RE열차로 편도 1시간 20분 거리의 소도시였고 따로 고속열차를 끊지 않고 도이칠란드 티켓(49유로 티켓) 으로 다녀올 예정이었다.

 

 

호텔에 왔으면 무적권 청소 서비스를 이용해야지 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

 

 

이날도 알차게 플리즈타이디업룸. 을 부탁하고 방을 나서다

(틈새 궁금증..  침대에 팁 두고 갔는데 안 가져가셨다. 독일은 원래 청소할 때 팁 안 받으시나요 🥹)

 

 

탈 때마다 괜히 신났던 호텔 엘리베이터

 

 

뭔놈의 중앙역이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냐 이말이야

 

 

다시 생각해도 위치가 말도 안 된다 이 호텔 (positive)

 

 

밤새 불이 켜져 있던 하노버 역 앞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지나요

 

 

여행의 모든 순간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점철되었던 이맘때

진짜 여기도 마켓 저기도 마켓 크리스마스 마켓이 콸콸콸콸~!~!!~ 이었음..  뭐 독일에 온 목적이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이기도 했지만 사람이라는 건 이내 호사도 모르고 배부른 소리를 하게 되는 존재여서 그런지, 나흘째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솔직하게 지겹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날도 브레멘에서 하루 종일 크리스마스 마켓 근처를 왔다갔다 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노버를 떠난 뒤에는 함부르크에서도, 뤼벡에서도, 슈베린에서도, 드레스덴, 라이프치히에서도.. 그저 "마켓이었던 것"만 보게 되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들은 대부분 이브 또는 그 전날까지만 영업하기 때문)

베를린에서 n일만에 마켓을 보고 반가워서 눈물 흘릴뻔 함

 

그러니 우리 가진 것에 충분히 만족하고 살기로 해요 (???)

 

 

암튼..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하는 12월 독일의 오전 8시

 

하노버 마켓도 두세군데 정도 있었던 모양인데

 

 

역 앞의 마켓은 12월 30일까지. 각 잡고 구경할만큼 예쁜 마켓은 아니었지만

위치가 워낙 좋아서 하노버에 머무는 내내 야금야금 들러서 구경했음

 

 

아니 나 이 사진 보니까 생각났어; 독일에 까마귀 왜 이렇게 많은 것이죠

 

Hannover, Hbf

 

 

하노버에서 브레멘으로 가는 RE열차는 매시간 20분마다 1대씩 있었고

설령 놓친다 해도 3분 거리의 호텔로 돌아가서 30분 더 자고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왕 일찍 나왔으니 민첩하게 아침거리를 사서 열차를 타러 가기로 한다.

 

 

 

그리하여 들른 곳은 걍 바로 눈에 보였던 Le Crobag

 

 

독일의 기차역마다 있는 매장이었는데 이곳은 베지테리언 메뉴만 파는 Le Crobag Veggie였다

 

 

 

그동안 (그래봤자 4일 남짓이지만) 독일 와서

 

 

이 산더미처럼 쌓인 샌드위치들 볼 때마다 마히께따. 하믄서 침 꼴깍 삼키곤 했는데 드디어 먹어 보게 되었네요

 

채원이 없이 혼자서 메뉴 이름을 못 읽는다는 사실에 잠깐 당황했지만 어찌저찌 눈칫밥으로 까망베르 샌드위치를 주문

가게의 카드 리더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현금으로 구매하느라고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다

 

 

그래서 어쨌냐 결국 호닥닥닥 뛰어서 기차에 탑승했다는 것

 

2층에 자리를 잡고 샌드위치를 조지기 시작

 

 

까망베르와 딸기쨈의 조합이 생각보다 낯설었지만 맛있었다구 하네요 특히 빵이 고소하고 맛났다

8시 20분부터 부지런하게 브레멘으로 가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인지 차내가 무척 한가하여 내가 와그작 빵 먹는 소리가 고요한 2층을 울리고 있었음..

 

 

*

그렇게 전날 호텔에서 잠들기 전 다운 받아 놨던 오피스 시즌1의 초반 에피소드들을 보며 '음... 노잼이군...' (?) 하는 생각과 함께 브레멘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30분쯤 지났을까? 검표원이 우리 칸으로 들어와 표 검사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MMV라는 앱으로 49유로 티켓을 사왔기 때문에 QR코드를 보여주려고 앱을 여는데 하아아 내가 이전 게시물에도 썼지만 이 망할놈의 (..) eSIM 데이터가 너무 느려서, 그리고 도시를 벗어나 외곽으로 갈수록 거의 안 터지다시피 했기 때문에.... QR코드 화면이 안 뜨는 것임..... 미안한데 인터넷 연결이 안 좋아서 화면이 안 뜬다고 조금 지나서 다시 와 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그녀는 뭐라뭐라 투덜거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하고 떠났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지 30초도 안 되어 갑자기 켜지는 QR코드 화면😇 (하놔 이쯤 되면 일부러 그러는 거지)

 

 

언니 저 티켓 있어요..저 무임승차 아니에요... 따흑흑 돌아와요 검사좀 해줘요

 

 

그리고 검표원 분은..

내가 브레멘에 내릴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 초조하게 화면 띄워놓고 있었는데 😔 이러면 제가 꼭 무임승차 한 사람 같자나요 제발 표 검사좀 해달라고 빌고 싶은 심정이 된 건 처음이었네 젠장야로

 

 

무심히 지나가는 창밖 풍경

 

독일은 어쩜 저렇게 자판기도 독일 같은지 몰러

 

 

암튼.. 2주 남짓 짧은 여행을 하며

RE나 RB열차에서 티켓 검사를 안 당한 적은 없다시피 했다 (모든 구간에서 하는 건 아니지만 주요 구간에서는 꼭 하는 듯)

참고하시고 다들 정직한 여행 되시길 바라요 그리고 민첩하게 MMV앱 미리 켜놓는 것 또는 티켓 인쇄해오는 것 잊지 말기

 

 

 

1시간 반은 금방이어서 어느새 창밖은 브레멘

 

 

 

 

 

한국 사람들이 하노버로 여행을 잘 안 오기도 하고, 함부르크랑 거리상으로 더 가까워서 그런지 브레멘 자체는 함부르크 근교 여행지로 더 알려진 것 같은 느낌이었음.

 

 

 

 

 

암턴 중앙역에서 시내까지는 걸어가 보기로 한다

 

 

진심 어딜 가나 한결같은 독일의 중앙역들이었다고 하네요 내부만 보면 이게 하노버인지 아헨인지 함부르크인지

 

이런걸 찍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밖으로 나오자마자 트렘 구경하기

 

 

역에서 시내까지 약 15분 정도 걸었어야 했는데 이날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다...

 

브레멘이 나름 독일 북쪽에 있다고 기온이 더 낮은 건지 아니면 이날따라 독일 날씨가 더 미친넘이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덜덜 떨면서 시내까지 걸어갔다. 그냥 트렘 타도 될 걸 그랬어

글구 어제까지 채원이와 편안하게 다니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어 걸어다니고 있자니 살짝 쫄았다 (...) 

 

 

이걸 보고 아 거의 다 왔군아 하고 마음 편해짐

 

 

Moin은 Morgen의 북부 사투리라고 한다

제주도 가면 혼저옵서예 붙어 있는 거랑 같은 느낌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이런 것도 나오고 (?)

 

 

뭐랄까 .. 브레멘 같네 .. 하는 생각을 하다

 

 

 

아직 열시밖에 안 된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열지 않은 가게들이 더 많았다

 

 

한 시간 더 자고 11시에 도착하게 올 걸 그랬나 하고 살짝 당황함

원래 여행에서는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미덕이긴 하지만 .. 겨울의 독일에서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ㅋㅋㅋㅋ ㅠ) 이번에 체감하고 왔다고 하네요

 

 

쇼핑거리를 빠져나오자 곧바로 보이는 브레멘 크리스마스 마켓

 

분주히 오픈 중인 마켓들

 

Bremen, Germany

 

브레멘에 도착한 나를 환영해주는 건지 뭔지 또 비가 촉촉하게 내리기 시작.. 멍한 상태로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브레멘 크리스마스 마켓은 (체감상) 다른 곳보다 먹을 것 파는 곳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나는 장식품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살짝 아쉬웠고, 전날 전전날에 채원이랑 알뜰하게 구경하기 잘했다 싶었음

 

 

 

그래서 왜 이런 게 안에 있는 거냐고요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건물은 백화점이라고 한다

 

아름다와요

 

 

다만 앞서서

 

 

쾰른, 아헨 마켓들의 통일된 디자인을 보다가 브레멘의 꽤나 제각각으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고 있자니

나름대로 연말 느낌이 나서 좋기도 하면서도 미적으로는 살~짝 아쉽지 않나 하는 기분이었다네요

 

그냥 브레멘 자체가 예쁜 도시이기 때문에 마켓도 유명한 것 같다. 는 생각을 해봄

 

 

아 그리고 이런 동상들이 곳곳에 있어서 뭐랄까 정말로 동화마을 관광지(...) 같았다

 

 

 

한편

바로 옆의 대성당에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입구를 못 찾겠어서 성당을 한바퀴 돌게 된 김귤희

 

 

 

트렘도 버스도 빨간색

 

그건 그렇고 5일째 해를 못 보고 있는 게 실화냐

 

 

좌우 폭이 좁은 집들이 뭐랄까.. 독일에 오기 전 상상했던 독일의 모습 같아서 좋았서요

 

 

 

 

암튼 겨우겨우 입구를 찾음.

아니 저기요 입구면 좀 활짝 열어놓으란 말이야 왤케 꽁꽁 닫아놓는 거에요 (걍 못찾는 님이 바버일지도

 

 

이게머고

 

 

아 세시에 닫는다구요 ^^;; 끝까지 안 읽고 오해할 뻔 했네료

들어가봅니다..

 

 

크리스마스~연말즈음이어서 교회나 성당에서 공연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대부분을 패스해야 했다

 

 

무슨 상황인지 꽤나 궁금해지네요 이 동상

 

 

hollymolly..

 

 

그리고 오늘도 스테인드글라스에 정신이 팔리다

 

 

좀 전에 독일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필요 없다고 했지만. 이날 민첩하게 움직인 보람(..)이 있어서 이 멋진 성당을 거의 혼자 보다시피 한 것에 감사한다

 

 

성당 자체가 최초로 지어진 것은 11세기, 재건된 것은 1800년대라고 한다

종탑도 올라가 볼 수 있는 모양이었는데 이날은 닫았던 걸로 기억 (아님 내가 또 까먹고 안 올라갔거나)

 

 

 

전시품들이 많았는데 하나같이 중요한 의미라도 있는 것처럼 소중히 진열되어 있었음

 

23일이라 그런지 돔샵은 닫았네요 아쉬워라

 

 

내일 열릴 음악회와 미사도 정말 좋았을 것 같은데

 

 

 

일정을 맘대로 하지 못하는 짧은 여행이라 아쉬울 따름이었다

 

 

 

트리조아

 

 

다 보고 나니 열시 반쯤 되었을까

아직 점심 먹기도 카페 가기도 애매한 시간이었기에 성당과 시청 근처 마켓을 좀 더 구경해 보려고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눈 앞에 보이는 마켓으로 직진하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봤는데

 

 

.. 아나 진짜

 

 

뭐냐고요 (육성으로 뭐냐고요라고 함)

아까 그 성당이 이렇게 예뻤냐고요.. 그 와중에 나는 왜 이제서야 제대로 된 외관을 본 걸까 🥹

 

 

 

St.Petri Dom, Bremen

 

 

이따금씩 성당 앞을 지나가는 트렘들이 이 풍경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줬던 것 같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현실같지 않고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었다

 

아 그리고 이게 너무 웃겼는데

 

 

Bremen Hole이라는 것인데 동전을 넣으면 동물 울음소리가 난다고 한다

사람들 다 빙 둘러서 동전 던져넣고 있는데 고장이 난 건지 아님 동전 무게에 따라 작동 여부가 다른 것인지 울음소리 비슷한 것도 안 났음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다들 낙담해서 떠나시는 걸 멀찍이서 지켜본 나..

 

 

 

한국에서 셀카봉 사왔기 때문에 '시도'라는 걸 해봄

 

 

그리고 이날 이후 셀카봉은 나의 캐리어에서 한 순간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그런 결과물에 비해 들고 다니는 수고가 너무함

 

 

다음으로 '브레멘까지 왔으니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보자~' 하믄서 찾아가는 길

 

 

 

 

 

생각보다 작고 귀여운 동상이었다

 

 

이 와중에 사람들 당나귀 발이랑 주둥이만 만져서 거기만 노래진 것좀 보세요🥹

 

 

이런거 못참지 또 만져줘야함

 

 

그리고 브레멘 음악대 스토리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구글링 해보고 엔딩의 절묘함에 감동했다 (?!)

동물들이 행복하다면 ㅇㅋ입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다 디지도록 하세요

 

 

 

다시 광장 쪽으로 나가는 길. 브레멘 시청도 성당 못지않게 예쁘다

 

 

독일의 시청들이 이렇게 힘줘서 지어진 이유가 정말로 궁금하다..

 

 

다음으로 2층짜리 엄청난 규모의 회전목마를 지나

 

귀여운 양도 보고

 

대형 트리도 보고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대성당과 시청도 한눈에 봐주고

 

 

 

Böttcherstraße라는 유명한 거리를 걸어보기로 한다

 

 

 

꽃 열띠미 심으면서 다니는 중

 

 

투비컨띠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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