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 쾰른 대성당, 아침 먹기, 쇼핑 🛍️
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독일에서의 첫 아침
오늘은 쾰른 시내를 구경해 볼 것이에요 ~
시차적응 살짝 실패했는지 5시엔가 6시엔가 눈 떴지만 다시 푹 자고 8시에 일어났다 ^ㅅ^ 꽤나 편한 침대였어
쾰른에서의 나는 모든 것(가고 싶은 곳 포함)을 채원이에게 맡겨버리고야 마는데
이날의 일정은 대충 대성당 구경, 향수가게 구경, 귀여븐 가게들 구경, 카페, 크리스마스 마켓 탐방이었다구 합니다
호텔에서 나와 중앙역을 지나 쾰른 대성당 쪽으로 가는데 전날에는 쫄아서 다니느라 몰랐건만(..) 생경한 말로 쓰여진 간판들,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도로 교통 표지판들, 투박한 콘크리트 건물들과 뒤섞여 있는 구시가지스러운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드디어 독일에 온 실감이 났다
(채원왈 이것이 바로 독일의 못생김이다~~~~~~)
중앙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다고 듣긴 했는데 정말 바로 앞에 있네
와아 외국 성당이다 이러면서 사진 찍어주기
(+) 독일 택시들은 요구르트 색이었다 그리고 듣던 대로 전부 벤츠여서 신기했음
우선 외관만 구경하고 성당 옆의 카페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답니다
이때는 몰랐지만 독일을 2주 여행하고 나서 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다
- 주요 관광지로부터 접근성 좋고
- 한눈에 봐도 역사와 유서가 깊고 메뉴가 비싸고
- 들어가면 독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잔뜩 있는 이런 곳들은..
=> 화장실이 유료임
(sibal..)
채원이의 귀여븐 독일어를 들으며 (그녀는 생존용이라고 하였으나 너무너무 멋졌는걸요) 편히 앉아있었던 나
서로 다른 종류의 모닝 셋트 2개를 주문하였고 산더미처럼 빵이 놓여지는 중이다
빵 반으로 가르고 치즈랑 햄 끼워서 올려서 웅냠냠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먹는 동안 독일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우리의 주변 테이블들을 가득 채웠다
*
다 먹고 화장실 들렀다 나가기로 했는데
(TMI : 사소하지만 이런 생활여행지식..들이 이후 큰 도움이 되었다. 왜냐면 독일도 유럽 타 국가들처럼 대부분의 공공 화장실들이 유료이기 때문이었음. 이후 어딜 가든 식당, 카페, 호텔 등등에서 나올 때마다 화장실에 들르는 게 습관이 됨)
이곳은 50센트의 화장실 이용료가 있는 곳이었다. 입구에 수금하는 분이 앉아 계셨음ㅋㅋㅋㅋㅋ 친절하게 미소 지으시며 나의 50센트를 갈취해 가셨다 이것이 독일의 창조경제인 걸까요
아무튼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화장실 안에 들어가 보니 칸마다 투명한 유리문짝(!!!미띤나 이걸 어케 들어감)이 달려 있어서 1차 충격
그리고 내가 들어가려는 옆칸에 할머님께서 투명한 칸 안에서 볼일..을 보고 계셔서 2차 충격
ㅅㅂ 이게 뭔데 이게 유럽인가 이래도 되는거고 하면서 들어가서 문을 잠궜더니 갑자기 문이 불투명해져서 3차 충격
그렇다면 옆칸 할머님은 문을 안 잠그고 계셨던 거 아니여 이거 누가 말을 해줘야 하는게 아니었냐 하면서 4차 충격을 받다..
와 진짜 나는 독일 화장실 다 이런 건줄 알았자나 ;ㅅ;
이게 도대체 뭔지 궁금해서 나중에 따로 찾아봤는데 문을 잠그게 되면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면서 문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한다. 칸막이 안에 누군가 숨어 있다거나 하는 불안 요소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도쿄 시부야 등지에서는 공원 화장실 문을 이런 타입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하는데 너무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네요
대성당 근처에는 학생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여행객들도 많았고... 듣기로 소매치기도 많다고 하고
독일 와서 본 몇 안되는 관광 스폿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나라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 1위라고 한다
일 방문객 2만명 실화인가요
들어가 봅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며칠 뒤에 테러 위협이 있어서 미사 참석하는 사람 외에 일반 방문객들 입장이 제한되었었다고 한다
며칠 차이로 운이 좋았던 우리
위치도 첨부~
따로 입장료는 없지만 들어갈 때 기부금을 받고 있어서 슬쩍 동전 몇 개 넣어 드렸다
쾰른 대성당도 엄청난 높이였다 (157.38m)
이런거 못 참아서 또 찾아봤는데 쾰른 대성당은 유럽에서 2번째로 높은 로마네스크・고딕 양식 성당이라고 한다 1위는 울름 대성당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1200년대부터 짓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재정난으로 인한 미완성 상태로 꽤 오래 방치되다가 실제 완공된 것은 1880년이래요 세상에 독일의 악명 높은 공사..가 여기서도; 그래서인지 어느 부분은 고딕 양식, 어느 부분은 네오고딕, 어디는 또 무슨 양식.. 뭐 이런 상태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재밌네
특색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로도 유명한데 이곳은 북쪽 창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완공된 것이 1880년이고 남쪽 창들은 같은 연대에 기증된 것이니 그리 오래 되지 않았겠구나 싶었다
픽셀아트처럼 여러 색의 유리를 조합하여 만든 창인데
뭔가 그 자체로 (여러 시대의 무언가가 조금씩 결합된) 쾰른 대성당 같았다는 소감,,을 남기며
독일놈들 건물 모형에 진심이어서 어딜 가나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조금 뒤의 이야기
종탑이나 보물고처럼 돈 내야 하는 곳들은 패스하고 밖으로 나간다
*
다음 목적지는 성당 근처의 두 향수가게들 (Farina 1709, 4711)
쾰른이 영어로는 Cologne인 것 아시나요들 오 드 코롱의 코롱이 바로 콜론 즉 쾰른이라는 말씀
향덕으로서 여길 패스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구경하러 가본다
그리고 내가 미처 몰랐던 사실.. 쾰른은 독일에서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다음으로 큰 도시라고 한다 (무려 4위에 인구수도 천만이 넘는대요 omg)
채원도 아헨에서 조달하지 못하는 이런저런 것들을 쇼핑하러 꽤나 자주 이곳에 오곤 했다고 함
먼저 Farina 1709에 도착
이 가게의 역사와.. 쾰른 지명의 유래와.. 어떤 유우명 인물들이 이 향수를 썼는지에 대한 설명과..
뭐 그런 것들을 청산유수로 쏟아내어 주심. 엄청난 접객이었어
사진의 향수가 이곳의 시그니처 향이자 상품화된 최초의 향수(라고 불리우는) Kolnisches Wasser (Cologne Water)
그리고 나폴레옹이 하루에 n통씩 들이부었다는 전설의 향수이다
채원은 가족들 선물용으로 미니향수를 두어개 샀던 것 같고 어쩌다 보니 구매를 꾹 참은 나
(여행 초반이라 지갑이 잘 열리지 않았다네요 🥹)
글구 우리가 구경하는 내내 가이드 투어인지 뭔지 중남미에서 온 여행객 무리가 들어와서 신기했다. 역시 쾰른에서는 대성당과 향수가게가 필수 여행 코스인 거시었을가요
(+) 아 이거 쓰다가 생각났는데 가게 나오자마자 갑자기 왼손에 끼고 있던 반지가 빠져서 바로 앞에 있던 하수구로 다이빙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비명도 못 지르고 방금 도대체 뭔 일이 일어난 거지 하고 벙찜.. 연말에 이게 무슨 액땜이란 말임
365일 중 300일 정도 끼고 다니던 반지여서 한국 와서 같은 거 사려고 했는데 해당 브랜드에서 판매를 종료한 상품이라고 나와서 좀 슬펐다네요,,
아무튼 걸어서 다음 장소인 4711로 이동한다
쾰른 시내에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대성당 근처에 있고, 다른 하나는 이곳인데 여기가 좀 더 플래그십 스토어 느낌으로 널찍하고 건물도 멋있었다 이곳으로 안내해 준 채원에게 감사를 💗
걸어가다가 아까 Farina에서 봤던 가이드 투어 일당이 우리보다 앞서 4711로 들어가는 걸 목격하고야 만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진짜 쾰른 오면 향수가게 투어 하는 거냐구요
서로 나폴레옹이 썼던 오드콜롱이 자기들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Farina가 원조 마케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면
4711은 그냥 >향수< 브랜드로써의 마케팅에 집중하는 느낌이었다네요
아까 Farina 시그니쳐랑 거의 똑같은디요
가게마다 특색있게 꾸며놓은 것 보는 것이 소소한 재미 중 하나였다
고민하다가 선물용 미니어쳐 세트를 하나 샀다
다음은 쾰른의 쇼핑 거리~~를 걸어보기로 하였답니다
왜냐 쾰른은 짱큰 도시이기 때문
Schildergasse라는 쇼핑 거리임니다
없는 브랜드가 없었고 한국에서는 아침부터 줄 오백메다 서는 파이브가이즈도 여기는 매우 한~산~한 것도 구경하고
예전에 오사카 갔다가 본 일본 의류 편집샵도 있었는디 이름을 까묵음..
약간 독일의 쿠팡 아마존 같은 곳이라고 함
가격은 글케 귀엽지 않었다
가성비 좋은 옷들과 명품 브랜드 옷들이 한데 뒤섞여 있어 샅샅이 뒤지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네요 그치만 유럽 옷들 너무 커~~
나와서 좀 걷다가 마트 발견해서 물 사러 들어감. 그랬다가
독일은 공병 반환 제도(판트) 가 있어서 다 마신 패트병이나 캔을 반환하면 0.5유로 안팎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요
길거리에 공병 모으려고 쓰레기통 뒤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음
저거슨 판트용 기계였는데 병을 투입구에 넣으면 알아서 가격 책정해주고 영수증 형태로 뽑아줌
신기해~~~~
채원의 여행 튜토리얼 너무나 유용
걷다가 또 괘멋진 티하우스를 발견함
독일 사람들 내 생각보다 훨씬 차에 진심인걸까
여기 말고도 여러 매장들을 여행하는 내내 만날 수 있었음. 하나 사올걸...
다음은 예쁜 서점에 가요
수많은 예술 서적들과 영어책들을 취급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는 구경만 했는데
나중에 베를린 가서 미틴넘처럼 책 6권인가 7권인가 사옴
작은 마을에 가면 거의 찾아볼 수 없었음
그런 의미에서 쾰른은 역시 독일의 4위 도시가 맞군요
점원분들도 친절하셨고 손님들 책 재고 문의에도 기꺼이 대답해 주고 계셨음
넷플 You가 생각나네요 (많고 많은 서점 점원 나오는 컨텐츠 중에 왜 하필 그런 걸 떠올리는 거에요)
*
다음은 바로 옆의 아르켓🤍
개인적으로 아까의 schildergasse보다 이 서점과 아르켓,코스,앤아더 그리고 이런저런 빈티지샵들이 있었던 Ehrenstraße가 더 나의 취향이었듬 구경하는 재미가 있달까~~ 다음으로 간 maastrichter와도 바로 이어지고 말이다
약간 조악한 것이 킹받음 포인트
이래놓고 꽤 비싸서 (2만원 정도 했던가) 들고 다니다가 걍 다시 그 자리에 두고 나왔다
근데 지금까지도 묘하게 생각나는...... 뭔가 아쉬운..... 이 감정의 정체는 뭘까
아니 개웃긴 점 ㅋㅋㅋㅋㅋㅋ 저 모자와 장갑 세트가 너무너무너무 귀엽고 잘 어울려서 거의 충동구매 하기 직전이었는데
내가 계속 들고 다니던 곰돌이 펠트인형 살까말까 하다가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하며 제자리에 놓고 다시 돌아오는 사이에 채원도 구매충동 전부 사라진 상태로 평온해져 있었음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계산대로 가기 전의 5분 남짓한 사색이 아닐까
근데 나의 친구 너무 대단해서 이정도 패턴은 껌으로 뜬다고 한다
뜨개를 익히는 것이 옷을 덜 사는 길이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여러 방안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봄
*
이어서 바로 옆의 앤아더스토리에도 와보았어요
귀여븐 니트와 목도리 악세사리 그리고 바라클라바도 잔뜩 구경하다가 나가보아요
사진은 없지만 Think Twice라는 귀여븐 이름의 빈티지샵에 갔다
이벤트 중이었는지 전부 2유로였는지 20유로였는지 먼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구 사람 열라 많았뜸
나중에 쾰른에 온다면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라 지도 첨부라도 해 본다 <3
다음으로 이런 킬로 빈티지 샵도 들러줌
후딱 보고 나와요
독일 학생들은 새 옷 거의 안 사입고 요런 빈티지 샵에서 쇼핑한다고 채원이가 알려줬다
아 그리고 사람들이 자전거도 지인짜 많이 타고 다니더라
정신 놓고 있으면 자꾸 자전거 도로로 걷게 되어서 정신 바짝 차려야함
소품샵 또는 가구점만 보이면 둘다 90도로 고개 돌아감
사진의 저 형상은 물병인데 따를 때마다 재미있는 소리가 난다구
요즘 독일에서 유행이라는 귀여운 세라믹도 구경하러 들러준다
어느 동네를 가든 번화가에 이런 거 파는 가게들이 9138471개 있었다
한국 돌아갈 때 세라믹 식기류 하나 정도는 사가도 괜찮겠다 하구 생각함
으으 그리구 넘 좋았던 여기
(나중에 미테지구에 있는 Schee에 들러본 결과) 체감상 쾰른 지점이 더 규모도 크고 상품도 많아 보이긴 했음
일본에서 수입해 온 잡화들도 많았는데
그래서 뭔가 웃겼던 점 : 그냥 지유가오카 돌아다니다가 볼 수 있는 가게 같기도 했음
(일본 잡화점들은 유럽 상품들을 수입해오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니멀리스트. 라고 써진 컵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양심상 찍어오지 못했읍니다
큽피 마시러 미카엘 성당 쪽으로 가요
쾰른에 산다면 하루죙일 이쪽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쓸데없고 귀여운 걸 사모을 것만 같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