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 기타가마쿠라, 엔가쿠지, 메이게츠인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
계획 따윈 없는 얼렁뚱땅 도쿄 여행 4일차 (도쿄에서 보내는 날 기준으로는 3일차)
역시나 전날 사서 하루죙일 가방에 넣고 굴리기만 했던.. 타마고산도를 아침으로 우물우물 먹는다
오늘은 어딜 가볼까 고민하는데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화창한 것이었어요이
도쿄에 왔는데 날씨가 좋다? 걍 가마쿠라 가라는 날씨죠?
골프용으로 샀던 클로버 털모자와 함께 출발
ㅅㄱ하세요 여러분 저는 가마쿠라로 놀러갑니다
가마쿠라도 꽤 여러번 갔었는데 그 와중에 안 가본 곳이 어딜까.. 생각해 보니 기타카마쿠라 쪽이었음.
마침 그 근처에 단풍 구경하기 좋은 절들이 있다고 하고 그저께 이토야에서 슈인 수첩도 새로 샀잔아; 하... 완벽한 플랜.... P의 승리다... 이라믄서 전철 타고 쭈욱 기타카마쿠라 역까지 가요
1시간 정도 소요
<모래그릇> 읽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들은 기차 타는 장면들이 많아서 (작가가 이 부분에 진심이기도 하고) 특히 이동할 때 읽기 좋은 것 같다
도쿄 근교로 나갈 때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한적한 풍경들도 틈틈이 감상하며 <3
월요일 가마쿠라여서 눈치게임 성공한 줄 알았는데 아닌가벼; 사람 왤케 많은 것임... 도쿄사람들은 단풍 휴가라도 받는 건가요
그리고 이 인파가 전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어서 살짝 좌절했다네요
도쿄 사람들 이 좋은 곳을 님들만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누구한테 화내는 것인지)
📍엔가쿠지 円覚寺
409 Yamanouchi, Kamakura, Kanagawa 247-0062 일본
혹시 계절마다 입장권 사진이 바뀌는 걸까??? 설마 그런 천재같은 아이디어???? 그렇담 매 계절 올래
사실 여부는 확인 불가하네요 근데 엔가쿠지가 봄-여름에 수국으로도 유명한 곳이니.. 아마 바뀌지 않을까 싶음
산을 끼고 있는 절이기 때문에 꽤나 계단을 올라야 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다
구글맵 리뷰를 보니 20세기 초 대지진으로 무너진 뒤 70년대에 재건한 건물이라고 함. 어쩐지 새것의 느낌이
이 옥색 지붕 멋지다고 생각해
성당 가면 내부 사진 잔뜩 찍어오는데 불당에서는 그러지 못하겠음 .. 딱히 독실한 불자는 아닌데요
암튼 이 엔가쿠지 본당에 모셔진 불상의 모습이 꽤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고 (구글맵 리뷰 찾아보면 나온다네요)
본당 천장에는 멋진 용 문양의 그림도 그려져 있었으니 혹시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본당은 꼬옥 보고 돌아오쉬길
옆에서 슬쩍 같이 찍어본다
빨갛고 파란 나무들이 💚❤️
경내가 워낙 넓어서 인원이 분산되는 관계로
한적하고 기분 좋게 산책할 수 있었다
아 이 절에 국보가 있구나~ ~ ~ 신기하다~ ~ ~ 하고 쿨하게 지나쳤어요
이때는 몰랐다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될 줄
고슈인 받으려고 입구의 접수처에 갔는데
이미 대기 중인 수첩들이 많기도 했고 여긴 사람이 직접 써 주시는 곳이라 40분 (저기요!!!) 정도 걸린다고... 한 바퀴 구경하고 다시 오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하놔 이 바부야 들어갈 때 맡겼어야지ㅠㅠ
동생이 이번에 도쿄 가면 행운의 기념품(?) 좀 사다달라고 했었기 때문에 액운을 막아준다는 오마모리를 하나 샀다
남은 40분을 어케 기다리지.. 하고 생각하다가 아까 지나쳤던 국보 범종을 보러 가기로 함
그동안 도시에서 나태하게 산 삶을 반성하게 만드는 개빡신 계단의 연속이랍니다
살려줘요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걸 보려고 산을 타는 건 고역이야
가마쿠라 막부 시기에 만들어졌고 가마쿠라에서 가장 큰 범종이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종.. 이그든요
생각보다 종 있는 곳에 아무것도(..) 없어서 (당연함 종 있는 곳이니 종 말고 별게 없을 수밖에)
입구에 있는 휴게공간에서 멍하니 휴대폰 하다가
직전의 오사카-교토 여행에 리코GR2와 필름카메라를 바리바리 싸들고 갔지만
막상 가서는 아이폰으로만 잔뜩 찍고 돌아다녔었..는데 ; 이번 도쿄 여행에는 부러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와서 꽤나 알차게 사진 찍어서 돌아왔네요 뿌듯
寺(지)와 院(인)의 차이 아시는지
지는 승려가 주지인 일반 절이고 인은 황족이나 귀족이 주지를 맡은 사원이라고 하네요
출처 https://we-xpats.com/ko/guide/as/jp/detail/8559/#일본의%20불교%20사찰에%20붙는%20호칭
📍메이게츠인 (明月院)
189 Yamanouchi, Kamakura, Kanagawa 247-0062 일본
자세히 보니 옆에 거북이도 있네요 하찮게 ㅋㅋㅋ ㅠ
토끼가 상징인 이유는 여기가 메이게츠(명월)인이여서 그런 걸까나
입장료가 꽤나 비싸다 (500엔)
아까 엔가쿠지도 500엔이었는데 사찰 규모만 생각하면 가성비가...가성비가...
그리고 엔가쿠지와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수국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미 만들어진 것을 파는 형태~~ 평소였다면 직접 써주는 게 좋았겠지만 ^_ㅠ 아까 40분 기다린 것에 한이 맺혀서요
메이게츠인의 명물(💗)인 원형 창은 슈인 받는 곳 바로 옆에 있다
사람들이 줄 서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음
뭐랄까 정말 일본답고
아직 단풍이 다 들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그림같이 예뻤다
줄 서서 사진 찍고 빠지고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소 몰입감 와장창 깨질 수 있음 주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볼 가치가 있었던 곳
엔가쿠지에 비하면 작기 때문에 순식간에 한바퀴 돌 수 있다
안쪽에 500엔 추가로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정원이 있다고 하는데 몰라서 못 들어갔다네요
다음 목적지인 쓰루가오카하치만구로 힘내서 걸어보아요.. 튜비컨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