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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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드디어 돌아왔니..? 아직 텍스트 글쓰기밖에 안 되는 것 같지만 이것도 충분히 감격스러워서 일단 창을 켰다
기념으로 내일쯤 10월 전반부 결산이나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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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이래저래 재밌고 바쁜 10월을 보내고 있다 (일은 재미가 없다)
기대도 않던 ㅋ ㅣ랜드 요코하마 당첨이 되어 버려서 11월 중순에 도쿄도 다녀와야 한다. 그저께 밤에 테넷 보러 가서 용아맥 의자에 무료하게 앉아 있던 와중에 갑자기 티켓보에서 당첨 메일이 띠링 와버린 게 아니겠니? 뻥 안 치고 앉은 자리에서 5cm 정도 튀어 올랐음.
정신 바짝 차리고 봐도 중반부에 '이게 ㅅㅂ 도대체 뭔 소리냐' 싶은 구간이 꽤 길게 나오는 영화인데 3년 만에 도쿄 갈 생각에... 딴생각만 오지게 하느라고 결국 또 집 와서 나무위키 줄거리 페이지 찾아봤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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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어렴풋이 깨달았다. 내가 12월에 동유럽 간다고 냅다 비행기표부터 끊어놓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가짜 설렘이었음을.... 이상하게도 오랜만의 솔플 해외여행이고 6년 만의 유럽행인데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고, 12월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여행 정보 찾아보는 것도 미루고 심지어 여권 재발급하는 것까지 어이없이 미뤄대다가 얼마 전에야 겨우 했는데. 그 모든 게 정말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그 나라들에 별 관심이 없었어... (😔) 프라하와 부다페스트가 내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고 있던 거였어....
(합스부르크 왕조 관련 책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오스트리아만 따로 다녀오고 싶다고 살포시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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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테넷 다 보고 집 돌아오는 그 길로 12월 동유럽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취소했다. 이게 뭐라고 신나서 거의 뛰듯이 집까지 돌아왔음. 살면서 여행이 속박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올 거라곤 생각조차 못 했는데 참내 정말 어이가 없어
(항공권 취소 수수료가 좀 나왔는데 뭐 인생 레슨비라고,, 생각합시다,,)
앞으로 제대로 설레지도 않는 일에 돈과 시간을 무모하게 투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밌고 설레면서 필요한 일 >>>>>>> 재밌고 설레는 일 >>>>>>(어마어마한 간극)>>>>>> 안 그런 일
인생이 너무 짧다 보니 '안 그런 일'이 내 일상에 끼어들 틈이 없다
알겠니?.. 명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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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동유럽은 4개월 만에 재미가 없어졌고, 이 일은 12개월만에 재미가 없어졌고 (심지어 재미없어 하는 거 들킴)
사실 설렘이 가짜가 아니라 내가 얄팍한 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