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11s 어쩌다 보니 3부까지 끝냈다 (스포)
n년 전 스위치 구매로 시작한 콘솔 인생.... 이렇게 길게 플레이한 게임은 브레스 오브 와일드 이후로 처음이다;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하기도 했고, 드퀘 시리즈 전통이라는 엔딩 후 엔딩까지 봐버렸다니 스스로도 신기해서 블로그에 후기나 적어 봐야지 ^ㅅ^ !~!
(스토리를 구구절절 읊을 생각은 없지만, 스크린샷을 포함하여 엔딩까지의 🌟 중요한 🌟스포일러 다수 있음니다 주의!!!)
1
어릴적 많이 하던 추억의 장르인 JRPG가 하고 싶어서 우연히 닌텐도 e-shop에서 드퀘 11s 체험판을 찍먹한 것이 시작이었다.
취향에 맞을지 아닐지 스스로도 궁금했는데, 나랑 꽤 상성이 좋은 게임이었는지.....미친듯이 몰입해서 단숨에 체험판 분량까지 끝내버리고 🔥🔥🔥 세일도 안 하고 있었는데 본품을 질러버린 것이었읍니다. 그것이 2월 초였을까
(근데 드퀘 11s 체험판 ㄹㅇ 혜자임 거의 6~8시간은 할 수 있는 듯... 그 와중에 동료도 적당히 모였고, 제대로 된 모험이 막 시작되려는 참에 스토리를 끊어버려서 홀린듯이 본품을 결제할 수밖에 없었다)
2
그렇게 신나게 정품 켜서 다시 플레이 시작함
휴직러라 시간도 많고 설 연휴도 끼어 있었던지라 그냥 쭉 달렸다 (ㅋㅎㅎㅎ) 일주일도 안 되어서 1부 엔딩을 보고 대충격 + 곧바로 2부를 연달아 플레이하며.... 2부 중반까지도 브레이크 없이 달렸다. 하지만 이때쯤부터 흥미를 급격히 잃기 시작하였고...
미국을 보낼까 말까 보낼까 말까 고민하며 거의 2~3주 정도 손을 놓았다가, 다시 3월 초부터 붙잡고 50시간을 달려 3부 엔딩까지 보게 되었다.
총 111시간 플레이 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다운 숫자다
스위치 전용 보스는 안 잡았고, 따라서 욧치 마을도 좀 하다가 말았담니다~~~ 리레미트 주문 없이는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지긋지긋한 랜덤 인카운트와, 어쩐지 99% 정도 부족한 도트로 구성된 2D 갬성은 못 견디겠다구욧 ;ㅅ;
개인적으로 느낀 장, 단점도 적어본다
1. 쉽지만 흥미로운 스토리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이다. 카지노 시스템 때문에 전연령은 안되겠지만 암튼
누명을 쓴 용사가 마왕 무찌르고 세계를 구하는 뻔한 이야기. 특별한 설정이나 캐릭터성도 없는 단순한 세계관, 평면적인 선악 대립 구도, 일자로 진행되는 사건들... 근데 그게 뭐라고 희한하게 너무 재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일본에서 국민게임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새로운 마을을 여행하고, 새 동료들을 만나고, 온갖 마을 사람들이랑 대화하며 서브 퀘스트 진행도 틈틈이 하고... 뭐 그러다 정신 차리면 날을 새고 있다. 스토리가 늘어지려 할 때마다 적절하게 고난과 시련이 닥치고, 도전할 과제들이 생겨나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편으로 1,2,3부 구분이 스토리상 분기점에 따라 무척 잘 되어 있고, 월드 분위기도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새로운 챕터로 넘어갈 때마다 이전과 다른 점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정말 소소하게는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이나 지형, 보물상자 등..
3부 엔딩도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적당한 여운을 남기며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
드퀘 3이랑 이어진다는 점도, 로토의 설정이 풀린다는 점도 이 시리즈의 올드 팬들에게는 나름 선물 같은 기믹들이었을테니..
2. 매력적인 동료들
개인적으로 주인공 용사는 큰 매력을 모르겠고 (....) 내가 3부까지 밀 수 있었던 건 카뮈랑 베로니카 그리고 실비아의 지분이 95%...
이런 턴제 게임들이 주로 그렇듯 전투가 핵노잼인데, 게임 진행하다 보면 동료들한테 정이 엄청 붙어버리는 바람에; 전투할 때에도 내 캐릭터들.. 부둥부둥.. 하면서 플레이하다 보면 그럭저럭 재밌게 할 수 있게 된다.
3부에 오면 필수 아닌 필수가 되는 레벨 노가다도 내새꾸들 빨리 레벨업 시켜서 스킬 찍어줘야지.. 하다 보니 어느새 거의 99렙 찍어버림
(다들 한다는 스펙터클 쇼 노가다는...번거로워서 안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만렙 만들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사실 노가다가 체질인 게 아닐까)
결혼은 결국 에마랑 했지만... 주인공 * 세냐 커플링만큼은 마음으로 지지했담니다
단 발 세 냐 최 고
3. 나름 알찬 파밍 요소들
일단 보물상자 파밍만 해도 상당한 양이다. 1부 시작부터 맵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던 김귤희는 체험판만 10시간을 하게 되는데....
RPG 전통인 민가 무단 침입 및 항아리 박살내기도 즐겁구요 (?)
뭣보다 마을이나 지역들이 꽤 다채롭고 개성적이라, 새로운 곳에 가면 동네 구경하고, 온 집안 뒤지고 다니고, 사람들에게 빼놓지 않고 말 거르나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람들 대사도 진행 단계마다 소소하게 바뀌다 보니 말 안 걸면 허전함
이런 요소를 좋아하다 보니 (나=야숨 코로그 씨앗 다 모으고 다니는 사람) 빠져들어 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 풍경들도 예쁜 편인데 스위치의 한계로 인해 프레임이 박살나는 게 좀 아쉽다
아래는 아쉬웠던 점
1. 자비 없는 플탐
체험판 다운로드 하기 전부터 플탐 길다고 듣긴 했는데.... 진입하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할 정도로 길다 😥
실제로 2부 초중반에 더는 못 하겠다고 생각했을 때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누적 50시간을 돌파하기 직전이었는데.. 아직 2부 중간도 못 온 것 같다는 사실이 너무 좌절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이때 실제로 블로그에 '드퀘 11 왜 접는지' 글 쓰고 있었음.
뭐 근데 정신 차려보니 111시간 하고 블로그에 뿌듯하다고 다시 고쳐 쓰고 있네요
2. 노잼 전투
JRPG 특유의 턴제 전투.. 할말하않.. 뭐 근데 이건 앞에서도 말했듯이 취향에 따라 턴제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고. 나도 턴제 자체는 불호에 가깝지만 이런 저런 플러스 요소들로 인해 꽤 재밌게 하긴 했다.
사실 진짜 아쉬웠던 점은 전투의 편의성 문제인데.... 도구 주머니 / 장비 주머니 / 개인 주머니가 분리되어 있는 뜻밖의 불편함이라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왜 약초를 전투 전에 하나하나 늬들 주머니에 넣어 주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 전투 중에 서로 던져주면 어디 큰일이라도 나는 것이야?????
그리고 이건 게임 외의 문제이지만, 스위치 버전에서는 전투시 왼쪽 스틱으로 선택창 내 상하좌우 이동이 안 되기 때문에, 아래의 십자 버튼을 써야 하는 것도 좀 짜증스럽다. 안 그래도 늘어지는 배틀인데 조작까지 헷갈리니... 결국은 빡쳐서 플탐의 약 90%는 자동 전투로 해놓고 대충 레벨업이나 시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후반에 스킬 많이 배우고 3부에서 적들 강해진 다음에는 수동으로 해도 나름 재밌었다.
3. 안 맞는 감성 (개취)
올드하다고 해야할지 일본 특유의 RPG 감성을 견딜 수 없다고 해야 할지.... 플레이하며 자꾸만 고비가 찾아온다.
주인공에 몰입하려고 해도 파후파후니 뭐니 튀어나올 때마다 짜게 식고;; 로우 할아버지나 그레이그도 그 자체로 멋지고 귀엽고 따뜻한 캐릭터들인데 잊을 만 하면 그놈의 바니걸 잡지 타령ㅋㅋㅋㅋㅋㅋㅋ 불쾌함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노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와는 개그 코드가 맞지 않네효,,ㅎ
어떻게 포스팅 마무리할지 모르겠네 잡다한 스샷들 풀고 갑니다 총총,,
즐거운 111시간이었다. 후속작 나오면 못 이기는 척 한번 해 볼 듯....<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