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6 España

DAY 9 : 알함브라 / 나사리 궁의 모오오든 것

만만다린 2017. 7. 31. 22:10


계속해서 2016년 12월 19일


*



알카사바를 나와 나사리 궁으로 빠르게 복귀하는 길

계속 마주치던 청소 할아부지를 또 만났다....어째서 동선이 똑같으신짘ㅋㅋ 수줍은 미소로 서로 비껴가곤 했다.



혹시 몇 분 늦었다고 안 들여보내줄까봐 서둘러서 돌아온 나사리 궁 입구. 다행히 3-4분 늦었다고 집에 가라고 하진 않으시더라..

자랑스럽게 9시 입장이라고 써진 표를 내밀고 입장해 본다



나사리 궁은 지반이 약한 땅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매년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그래서 조만간 대대적으로 보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함.

이 시점에 와서 다행이구나....하면서 Sala de Mexuar부터 관람 시작



들어가자마자 알록달록한 타일 장식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멀리서 보면 더 아름답고



가까이서 봐도 그저 신기


이런 아랍 타일은 멕시코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늘 내가 사랑했던 질감과 온도와 색감의 장식이다.

보는 내내 '아 제발 기념품샵에 이걸 모티브로 한 굿즈가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다님.



이곳은 역시 과거의 집무실답게 화려하고....그리고....춥다....

나사리 궁에 들어오자마자 어마어마한 한기를 느끼기 시작해서, 다 보고 나올 때까지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남. 가을 겨울에 이곳에 가게 된다면 부디 따뜻하게 입고 가시길



이곳은 코마레스 궁으로 건너가는 길의 파티오. 겨울이라 공사는 피할 수 음슴



파티오 사방에도 이렇게 타일장식과 멋진 벽면들이 있음. 어쩌면 저렇게 정교하게 벽을 파 놓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보존이 잘 되어 있고 화려해서 입을 다물 수 없었음 ㅠㅠ



창문 모양도 너무 예쁘구요 힝



그렇게 뽈뽈 다니다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다닌다는 어떤 인도인을 만나게 되었다. 오 반갑다!! 나도 금융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어!!! (???BOA랑 레벨 차이가....나ㅐㅅ기 양심 어디 간 것....) 하고는 서로 사진 찍어줌


그리고 나는 왠지 이날 하루종일 그와 마주치고 또 마주치게 되었다....



저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조합이 왠지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알 수 없으므로 호기심을 접는다


*



다음은 드디어 알함브라 궁, 그 중에서도 나스르 궁의 하이라이트ㅡ



바로 코마레스 궁의 안뜰이 나옴

그라나다, 혹은 알함브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모습. 이름도 예쁜 물의 정원이다.



너무...정말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알함브라에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소원은 아마 이 정원을 다시 보는 게 아닐까. 나를 포함하여.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든 궁전 건물과 그 반영. 알함브라에 머무는 동안 마법 같은 순간을 몇 번이나 체험했는데, 단연 그 중 최고는 이 정원을 처음 마주했을 때였다. 



푸디로도 찌거봄



사람들도 꽤 많았지만 아마 여름 성수기보다는 훨씬 덜했겠지??! 이맛에 비수기 여행을 합니당

한편으로는 이 물의 궁전은 뭐랄까....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아름다울 것 같은 그런 곳이었으므로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여름 여행은 시져..



정교한 벽 부조와 알록달록 타일까지, 뭔가 이슬람 건축의 전형 같은 사진


*

이제 코마레스 궁 안쪽을 둘러보기로 한다.



안엔 이런 것이 있었음. 사람들이 하도 벽을 만지고 다녀서 귀중한 타일과 부조 판넬들이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질 거면 이걸 만지라고,,하더라,,,나 아까 좀 손으로 슥슥 만지며 여기까지 왔는데 괜히 송구스럽고 그랬네



물론 건물 안에 들어와서도 물의 정원으로부터 쉽게 눈을 뗄 수는 없었다



겨우 몸을 돌려 궁 안쪽의 천장 구경. 별천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



성소가 아님에도 왠지 성소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분위기였다.



작은 창살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너무 영롱하고 아름다워....

방의 네 귀퉁이마다 작은 의자가 하나씩 있었는데, 그 중 하나에 엉덩이를 붙이고 한참 벽과 천정을 비롯한 방의 곳곳을 바라보았다.




볼수록 황홀해지는 천정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슬람 건축의 정수라고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다 있달까

(이 글 시작부터 모든 사진마다 감탄을 하고 있는데 실로 그랬음. 나는 감탄의 역치가 낮기도 하지만 나사리 궁은 진짜 혼모노였다구욧)



그래..정말 이 곳에선 모든 것이 좋았지만

뜻밖의 찬 공기 때문에 점차 뜨거웠던 감상들도 짜게 식어가고 손발이 꽁꽁 얼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여기 건물 안은 왜 이렇게 추웠는지. 차라리 물의 정원이 있는 바깥이 더 따뜻할 정도.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거세요 이슬람 분들아?!! 


추위만 아니었으면 네 시간이고 다섯 시간이고 머물렀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 안고 밖으로 나옴.



빠르게 보고 다음 궁으로 가야징



다음은 Patio de Los Liones



역시나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자그마한 안뜰이다



그치만 겨울의 유럽에선 역시 보수공사를 피해갈 수 없구요 (쥬르륵)



다만 주변의 섬세한 장식들은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신기했던 종유석 느낌의 장식들



혼또니 황홀. 엄마 아빠랑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다 드는 곳이었다.

철없는 딸 정신 차리게 만드는 곳이네 여기 ㅠㅠ; 엄마 내가 나중에 돈 더 많이 벌어서 꼭 모시고 올게..



알함브라에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일

그치만 일단 비행기 10시간 넘게 타는 연습부터 하자 울 엄마 아빠



그렇게 잡생각들을 하며 계속 안내로를 따라 탐방 또 탐방



고라니는 아니겠지



자그마한 분수 정원도 있었다



알바이신 지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황금뷰



너무..최고....



덜덜 떨며 나사리 궁에서 풀려나게 된 김귤희는 나오자마자 고양이를 만났다

(알함브라에 왜 이렇게 고먐미들이 많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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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 보는 새도 발견



붉은 벽돌과 보랏빛 꽃. 왠지 멕시코에서 많이 봤던 종류의 꽃 같기도 하고

계절상으로 겨울이었음에도 늘 온갖 색의 꽃들이 만발했던 내 멕시코 넘나 그립다



그렇게 추위를 벗어난 것에 기쁨을 누리며 따스한 햇살을 쬐어 보았다. 

사진은 역시나 공사의 흔적을 피할 수 없었던 Torre de Las Damas




(그치만 물이 너무 더러워서 와장창창창..이었다)



저멀리 보이는 헤네랄리페

알함브라가 참 좋았던 의외의 포인트는 한 궁전에서 다른 궁전이 잘 보였다는 것? 괜히 가슴이 설레고 그리하였따



맨 처음 들어올 때 봤던 예배당 쪽으로도 와 보고...이곳을 여러 각도로 눈에 담고 싶었다구욧 ㅠㅠ


여기서 BoA 다니는 인도 애를 또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색하게 헤어졌다. 늦은 오후에 전망대에 갔을 때에도, 밤에 타파스 바에 갔을 때에도 너를 만날 줄 알았더라면....페북 친구라도 맺어놓을 걸....이름도 모르는 현실..



튀어나온 지붕 하나도 왜인지 맘에 쏙

이렇게 나사리 구경을 종료하고 다시 카를로스 궁 앞으로 돌아간다. 기나긴 알함브라 궁전 관람기 투비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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