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4 Bolivia

D+25 : [La Paz] 낄리낄리의 늦은 오후

만만다린 2019. 4. 29. 21:17



계속해서 2014년 12월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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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프란시스코 성당에서 낄리낄리 전망대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택시 흥정에 성공해서 동행분들과 기분 좋아하고 있었는데, 낄리낄리 전망대로 가는 길에 보이는 라파즈의 풍경들은 꽤나 걱정스러웠다 (....)

무사히 갈 수 있는 거지? ? 낮이잖아요? 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고



내려서 전망대로 가자마자 펼쳐진 라파즈의 빼곡한 건물들에 다들 넋이 나갔읍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슬럼 분위기였지만 ㅋㅋㅋ 




디스 이즈 라파즈다 이놈들아



원래의 계획은 ㅡ 우유니로 먼저 출발하는 동행 오빠들을 5시쯤 호스텔로 먼저 보내고, 나는 해가 다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빛 가득한 야경까지 보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낄리낄리가 이렇게 소문처럼 무서운 곳일 줄은 몰랐지 뭐에요. 즐거워하는 우리의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던 부랑자 아조시들과, 그 주변을 돌아다니는 멍멍이들....아.....같이 보낸 시간이 만으로 48시간도 안 되는 사람들이었지만, 갑자기 동지애라는 것이 폭발해서 결국은 '누구 하나 남기지 말고 사이좋게 내려오자'고 약속했다.




방금 산 야마 열쇠고리와 함께



카톡프사 건져달라고 서로 사진 오만장씩 찍어주는 중



셀프타이머도 했다 우범지대 낄리낄리에서 미러리스 떡하니 올려놓고 사진 찍는 사라믇ㄹㅋㅋㅋㅋ

내 까치발 애잔해




라파즈의 매력은 역시 성냥갑 같은 건물들과 그 뒤로 보이는 바위산. 보면 볼수록 어째 인간이 참 징글징글하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주는 묘한 답답함과 공포심이 환공포증의 그것 못지 않았다. 매직아이로 보면 어지러울 정도 (아니 왜 그걸 굳이 매직아이로




저 바위산은 달의 계곡 (Valle de Luna) 으로 칠레에 있는 동명의 장소보다는 덜 유명했지만, 그래도 라 파즈에 머무는 여행객들이 종종 들르는 곳이었다.



자꾸 보다 보니 서울이랑 닮아 있었던 라파즈의 도심



저 높은 그네를 애기가 잘도 타네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에서 콜렉티보를 잡아탔다. 싼 가격에 빠르게 도착



잘 도착해서 사진들을 슝슝 교환하고는 동행들을 터미널로 떠나보냈다

또 볼 수 있을까나 했는데 J오빠는 우유니에서 선라이즈 같이 했고 B오빠는....저 멀리 먼저 내려갔다고 생각했는데 토레스 델 파이네 트래킹 하다가 산골짜기에서 마주친 다음에 칠레 출국할 때까지 같이 다녔으니. 참 사람 인연이 신기하다.


*

그리고 혼자 남은 김귤희는 용기를 쥐어 짜내어 혼자 라파즈의 밤을 즐겨보려 아까의 산 프란시스코 광장으로 나왔으나.. 문득 내 목숨과 안위는 생각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샌드위치 하나만 손에 든 채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갔다 합니다



돼지고기 든 걸로 샀어요...마쉿더라




야경은 호스텔 내 침대 옆 창밖 풍경으로나 보자

밀린 사진 정리나 하며 12월 26일의 밤을 천천히 마무리했다. 라파즈의 야경도 오늘로 사요나라. 내일은 세 번째 볼리비아 도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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