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 TCDC, Cafe Baan Piemsuk, 핑강 일몰
계속해서 2019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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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아웃에서 해피한 식사 마치고 밖으로 나와 TCDC로 향하는 길
다시 시작된 흙먼지 드링킹
이 사진 찍으려고 멈춰서서 엑스칠백이로 초점을 잡고 있으니 어떤 아주머니가 넘나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가셨다. 이번 여행을 하며 느낀 근거 없는 추측 중 하나는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든 사람보다 필름카메라를 든 사람에게 더 관대하다는 거였는데 음 역시 근거 없는 추측인듯 ☺️
10분쯤 걸어 도착한 TCDC. 가는 길에 멀쩡하게 생긴 인도 따윈 없어서 갓길을 열심히 걸었다 크흡
도착. 외관은 전혀 디자인 도서관처럼 생기지 않았고 그저 소박해서 처음엔 여기가 TCDC라고??? 하고 생각했다.
의심의 여지 없는
1층에는 카페와 미술 전시실
도서관에 가려면 2층으로 올라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입장료를 낸 뒤 (5천원도 안 했던 것으로 기억) 출입증을 받으면 된다.
올라가는 길에서 뜻밖의 아름다움 발견
도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 그런지 한적하고 좋았다
프리미엄 멤버라니 이런 영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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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공부하고 있는 태국 애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날 방문했던 Brain Awake에 이어서...놀라운 광경....태국 애기들 진짜 공부 왤케 열심히 하냐
(내가 애들 공부하는 데에 자꾸 가서 그렇게 느끼는 건가)
암튼 조용조용 괜히 눈치 보며 책 몇 개 집어서 왔다.
지난 며칠간,,,, 가장 더울 시간에 밖을 돌아다녔던 바보짓을 안 하기 위해 오늘은 오후 내내 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닿
태국 사원 건축 책도 읽고 (라고 하기엔 귀찮아서 그림만 휙휙)
한달살기 했다면 자주 왔을 텐데
방콕 사진집
TASCHEN에서 나온 안도 타다오
빛의 교회 가보고 싶어요
담에 맘 먹고 간사이 쪽을 돌아야겠다
슬슬 안쪽 공기가 답답하다 할 즈음에 밖으로 나왔다. 나가는 길에 랩탑 쓸 수 있는 방 같은 걸 봤는데 프로그래밍 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득했음..코딩 한 줄 안 하고 돌아온 나 반성해라
치앙마이엔 여유를 즐기러 간 거니까 ★ 하며 합리화 성공
바로 전시를 보고 여길 떠날까 하던 참에 1층 카페의 야외 좌석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햇살 가득했던' 정원
날이 맑은 오후야 일년이 365일이라고 하면 180여일은 되겠지만. 그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오후는 일년에 열흘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러니 이날 만끽했던 오후도 정말 귀한 오후였겠지. 여행이 주는 기쁨이란 건 별게 아니고, 평소 못 누리던 일상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암튼 햇살이 좋아서 아이패드 펼쳐놓고 딴 짓 했다....오늘 안에 핑강까지 가야 하는데,,하며 슬슬 일어나서 전시를 보러 갔다
Invisible Thai Things
이런 게 있었는데
어떤 애기가 저런거 그려놨엌ㅋㅋㅋㅋㅋ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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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핑강 건너편의 카페들을 탐방하러 가 보았다. 어느새 시간이 꽤 지나 있었고, 원래는 Khagee에 가고 싶었는데 화요일은 휴무였던 것이다 (시무룩) 그래서 맛난 코코넛 크림 파이가 있다는 Baan Piemsuk으로 향해 보았다.
보고 싶을 거야 치앙마이의 꽃나무들
아까도 말했듯 이곳은 도시 외곽. 올드타운과는 다른 낯선 풍경들이 펼쳐졌다
인적도 드문 편이고 어쩐지 을씨년스러운 느낌까지
명절 선물세트마냥 부처님께 바치는 공물을 묶음으로 파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게 걷다 보니 띠용? 차이나타운의 입구가 보였다
구글맵을 보니 여길 통과하는 게 핑강을 건널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었으므로 구경도 할 겸 통과해 보기로 한다
막상 들어오니 왠지 무서워서 (날것의 로컬 느낌) 구경은 별로 못 하고 직진ㅋㅋㅋ
말 안 통하는 외국의 차이나타운은 무섭구나....지금까지 늘 영어권+스페인어권만 전전해서 그런가, 대도시 여행할 때마다 차이나타운은 꼭 한 번씩은 가본 것 같건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과일 노점에서 처음으로 두리안 실물도 보고...쩝...구글맵 보니 서양 여행객들이 여기 되게 좋아하네. 물가도 싸고 이국적인 느낌이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나는 왜 쫄았는가...
빠져나와 육교 위에서 바라본 차이나타운
위에서 보니 좋은 구경..( •̀д•́)
구글맵에 따로 표시도 안 되어 있는 좁은 다리를 건너 핑강 건너편으로 가본다
너저분한 차이나타운을 지나다가 깔끔한 흰색 다리를 보니 갑작스럽게 마음의 평화를 얻음
핑강은 여느 도시의 강들처럼 더럽고 폭도 그다지 크지 않지만 (이런 걸 보면 한강이 새삼 넓다는 걸 느낀다)
강에서 보는 풍경은 늘 마음에 와 닿는다. 버마시절에 나오는 동남아 강에 대한 묘사도 떠오르고
밤에는 불을 켜 주려나 (날벌레 어쩌지)
맞은편에 도착하자마자 또 파고다가 보인다! 이쯤 되면 치앙마이의 드론샷이 궁금해지는걸유
강 바로 앞에 있던 레스토랑
핑강 동쪽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줄지어 있었다. 즉 창문으로 서쪽을 보면 핑강이 보이고, 일몰을 보기엔 최적의 위치.
내가 가려고 했던 카페도 핑강 옆에 위치해 있었으나
강이 보이진 않았다 T^T 그치만 간판이 너무 귀여워버렸..
파란색 썽태우도 처음 보네
안에는 중국인 가족 관광객이 한 팀 있었고, 어쩐지 케이팝 피아노곡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가장 유명하다는 코코넛 크림 파이를 시켰다. 듣기로 님만해민의 Barn Eatery를 비롯한 치앙마이의 여러 유명 카페들이 이곳에서 케잌을 가져다가 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케잌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두 개는 시킬 걸 그랬나 (๑´╹‸╹`๑)
좋은 건 한 번 더
입에서 사르르 녹는 멋진 맛이었다! 코코넛 '크림' 파이 답게 얇은 파이지 위에 수북한 코코넛 크림이 올라가 있고, 간간히 코코넛 과육이 기분 좋게 씹혔다. 위에 올라가 있는 마카다미아도 사랑 <3
내부는 요렇습니다
곧이어 중국인 가족들이 나가고 온전히 나 혼자
중간중간 치앙마이 사람들이 들러서 케잌을 포장해 갔다.
한 시간 즈음 쉬다가 다시 밖으로
오늘도 석양빛을 듬뿍 받을 시간이다
아니 다리에서 자는 사람도 있단 말이여? ㅋㅋㅋㅋㅋㅋ
저무는 핑강의 해
일몰을 계속계속 보면서 걷고 싶어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핑강 동쪽 길을 따라서 내려가 보기로 한다
다리에서 보였던 사원에 들어와 봄
트로피컬 무드
나와서 다시 거리로.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많았다
가까이서 보면 더러워도 멀리서 보면 예쁜 강
아래쪽에 벤치 같은 것이 있어서 내려가 보았는데 모기가 넘 많았다. 사람들이 레스토랑에서 일몰을 보는 건 다 이유가 있구나
오늘도 잔잔한 하루였어
고기가 잡힐까 싶었지만
그렇게 짧은 일몰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 본다
다리 위 풍경. 매연과 더위로 숨쉬기 힘이 들었다. 치앙마이에서 걸어다니는 게 슬슬 지쳐간 건 아마 이때쯤이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