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 슈크리, 에도지에서 점심, 약간의 요요기
2018년 12월 23일 세 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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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순도 100%의 행복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지만....
셋째날 즈음 되면 슬슬 돌아가는 날이 생각나고 한국에 두고 온 현생이 생각나기 마련이지 ( •́ ̯•̀ )
우울한 생각은 그만 하고 전날 실패했던 슈 맛집인 슈크리에 재방문해 본다
내일이면 닌교초를 떠나야 했기 때문에 사실 오늘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 누구보다 빠르게 준비하고 나와 오픈시간보다 20분 빠른 9시 10분에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우리가 세번째 정도였다 기쁨의 눙물
기다리던 와중 저 멀리 분홍색 아가 신발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일본 사람들은 길가에 분실물 같은 게 떨어져 있으면 이렇게 주워서 난간이나 계단, 안전봉 같은 곳에 올려놓아 준다고 한다. 장갑 한 짝이 안전봉에 꽂혀 있는 걸 보면 가끔 무서울 것 같은데요
암튼 넘 따뜻하고 귀여운 마음씨라 괜시리 가서 애기 신발이나 찍어본다
어쩌다 저런 곳에 떨어지게 된 것이었을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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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9시 20분쯤이 되니 점원분이 나와 몇 개씩 사갈 건지 수요조사를 했고, 바로 앞의 할머님이 20개를 주문하셔서 우리는 잠시 벙쪘다.... 2개만 사려고 했는디...... 여긴 그럴 곳이 아니구나.... 그래서 하나를 더 얹어서 3개를 삼
내부엔 슈크림빵 말고도 예쁜 조각케잌들도, 쿠키들도 많이 있었다
영롱한 슈의 자태이지만 내 GR2는 헛된 곳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ㄷr
행복하게 들고 나왔다
나와서 안 사실이지만 오늘, 내일, 모레까지는 9시 30분부터 슈를 100개만 딱! 팔고 영업을 종료한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하루에 3번 나오는 건데 ㅜㅜㅜ 살 수 있었어서 너무 다행이었쓰 ( ˶´⚰︎`˵ )
다시 줄을 서서 사도 살 수 있었을 만큼, 이날은 사람이 없었다. 럭키~~~
맞은편의 유치원도 오늘은 휴무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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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슈크리 빵봉지를 소중히 들고 숙소를 옮겼다...
크리스마스 연휴의 도쿄 숙소를 2주 전에 연박으로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숙소를 두 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다
그 중 첫번째 옮김(;) 이었던 니시테츠 인 니혼바시
다행히 첫번째 호텔이었던 소테츠 인 프레사에서 멀지 않았다
그리고 니시테츠 계열 호텔이었던지라 로비도 깨끗+넓고 전반적인 시설도 넘 좋았다
좋은 로비를 활용하기 위해(?) 슈크리를 요기서 먹고 가기로 했다
얼매나 힘들게 산 거냐고ㅠㅠ 야무지게 열어 봐야지
개봉~~~~
열어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어서 4개 5개 샀어도 되었을 것 같다 ^ㅠ^ 저 먹음직스러운 자태 좀 보세요
안에는 슈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바닐라빈도 콕콕 박혀있고 진짜 제대로 만든 슈라는 걸 알 수 있었읍네다
빵도 바삭바삭하고 고소해서 넘 맛있었다 ˏ₍•ɞ•₎ˎˎ₍•ʚ•₎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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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날 키치조지에서 사 놓았던 메이플 메론빵까지 알뜰하게 먹고 밖으로 나왔다. 꿀꿀
오늘 오전은 아무것도 안하고 닌교초에서 빈둥거리다가, 전날 미리 봐놓았던 이탈리안 식당에서 우아하게 즘심 먹고 요요기로 넘어가기로 하였다.
어제 묵었던 호텔이 있는 닌교초 안쪽 거리는 조용하고 골목길 느낌이었다면
니시테츠 인이 있는 바깥쪽의 큰길은 몬가 조금 더 오피스 지구의 느낌
번듯한 간판
(+) 이때 도쿄에서 아라시 전국 투어를 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콘서트 굿즈를 잔뜩 사든 사람들이 우리 호텔부터 길거리까지 많이 보였다. ㄷㄷ 크리스마스 연휴뿐 아니라 아라시 투어 때문에 숙소 구하기 더 어려웠던 거였냐..
숙소 옆의 도토루 커피가 신기한 김귤희
지금까지 본 여느 도토루와는 다르게, 언제부터 영업을 하셨는지도 모르겠는 예스러운 느낌의 가게였다. 열려 있으면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닫았더라
아쉬운 대로 산마르코 커피에 왔다
이곳도 파르페랑 크로와상 같은 걸 파는, 옛날 느낌 낭낭한 프렌차이즈 카페였는데 요기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 (´☉⌓☉`)
우리 그렇게 커피가 급했던 거냐.... 암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전날 검색해 놓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오픈할 때까지 기다렸다.
바로 요기
양식 레스토랑이 즐비한 닌교초에서 '23일에 영업을 하고' & '가격대가 적당해 보이는' 곳이었다
근데 막상 가보니 문을 닫은 이유 무엇... 구글맵 네이놈...
어쩔 수 없이 첫날 갔던 식당인 에도지에 다시 가서, 런치 메뉴인 에도지동을 먹기로 했다
사진의 가게는 가는 길에 본 또 다른 닌교초 유우명 맛집인 타마히데. 역사와 유서가 깊은 오야꼬동을 파는 집인데 세상에 줄 선 것 좀 보세요;
도착~~! 삼일만에 두 번 방문한 거면 단골 맞잖아 그치
11시 40분에 음식을 시키고
1분만에 미소시루를 받고 (호로록 호로록)
5분만에 에도지동이 나왔다
가게 이름을 딴 덮밥인데 야끼도리가 부위별로 사뿐히 올라가 있는 야끼도리동이다!
이건 감히 인생의 음식이라 칭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마싰써... 두 그릇도 먹을 수 있겠쓰... ヾ(´∀`)ノ゙
10분도 안 걸려서 순삭 후 밖으로 나왔다.,, 간도 딱 적당하고 불맛도 좋고 하 또 먹고 싶다ㅜㅜ
그렇게 오전 내내 닌교초에서 뭉갠 결과 12시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해 본다. 전날 너무 다녀서 피곤했단 말이에욧...
암튼 셋째날의 첫 목적지는 요요기 공원 근처였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맞이해 주는 황량한 놀이터
요요기 공원 동쪽ㅡ시부야와 하라주쿠ㅡ은 번화가라 영 취향이 아니고
조용한 서쪽 동네를 만끽하러 제가 왔스므니당
지난번에 푸글렌에 가느라 요요기코엔역 남쪽 위주로 돌아다녔는데, 이번엔 북쪽으로 가 보기로 한다.
가는 길에 오다큐선도 보고 즐거운 산책길
리틀냅 커피스탠드 + 365日 빵집 돼지파티는 투비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