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4-2015 México

9th : Mi Ciudad de Mexico 둘째날 (2)

만만다린 2019. 2. 14. 00:00


계속해서 2014년 10월 31일



*

Chapultepec 공원 방황은 조금 더



공원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조각 작품 하나를 마주쳤다.



제단 형상을 하고 있네 했더니 정말 제단이었구나


19세기 말 미국과의 전쟁에서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했던 소년병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멕시코 국기를 몸에 감고 성벽에서 하나 하나 뛰어내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고. 나라를 위한 죽음을 영웅시하는ㅡ혹은 하였던ㅡ 근대 멕시코의 특성상 이 소년들의 동상이나 기념비는 비단 이곳뿐 아니라 멕시코 곳곳에 흩어져 있다. 지하철 역 이름이나 길 이름에까지.



맞은편에 무심히 피어 있던 꽃들



제단의 앞면


(사족)

차풀테펙 공원을 배회하며 느낀 건....시티는 여타 멕시코 도시와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다. 특히 소깔로 광장에서부터 레포르마 거리를 지나 이곳 차풀테펙 공원까지의 소위 'Zona turistica'는 정말 잘 짜여진 로열로드의 느낌? 잘 닦인 도로와 말끔한 대리석 건물들, 그리고 압도적인 규모의 동상들이 가득하다. 이 도시 참 '잘 만들어졌구나' 라는 느낌이 절로 드는 풍경. 




평화로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기도 했던



이어서 맞은편의 현대 미술관에 가 보았다



사카테카스를 다녀온 뒤로 멕시코 미술관들이 넘 좋아져 버려서 ꜀( ˊ̠˂˃ˋ̠ )꜆

큰 기대와 함께 들어가 보았다



역시나 학생은 무료여서 행복했다

4년 뒤 직장인 신분으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 (흐릿)



중간의 정원을 지나 안쪽의 전시실로 들어가게 되는 구조였다.

덕분에 정원 한 바퀴를 산책하며 이런 저런 구조물들을 구경



10월 말의 데에페가 얼마나 추운지 또 실감하기도 하며(....)



그렇게 정원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자니 한국 미술관들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그치만 멕시코 미술관들은 학생 할인도 해주고 가격도 싼걸요 엉엉



암튼 안으로 들어와서 첫 번째 전시실부터 구경


때마침 오전에 다녀왔던 인류학 박물관을 설계했던 Pedro Ramirez Vazquez의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양면적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암튼 20세기 중후반 멕시코 도시 건설과 건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을 것. 오늘날 D.F의 모습을 만든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시 규모만 봐도 왕성한 활동을 하셨음을 알 수 있ㄷr



68년 멕시코 올림픽 당시의 여러 팜플렛 디자인들



물론 당시 멕시코 정부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학생 운동을 얼마나 잔혹하게 탄압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할 테지만



저 오륜기 색깔의 공들은 D.F 곳곳에서 보이곤 했다. 소소하게 신기했던 점 중 하나

서울에도 88올림픽 때 오륜기 디자인 같은 게 곳곳에 남아있고 그렇나? 잘 모르겠뜸..



뱀과 독수리. 멕시코의 국기에도 있는 대표적 상징물이다.



그리고 한참 보다가 갑자기 한국말이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Pedro Ramirez가 국립중앙박물관도 설계했던 모양이다


*

나와서 다음 전시관으로



역시나 기획전이었던 것 같다



살짝 과격한 작품들이었는데 나름 재밌게 보고



이어서 50 años obras 전시관. 지난 수십년 동안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었던 멕시코 거장들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놓은 이날 일정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왠지 애셔가 생각났던 그림을 지나



7월 말 Casa Azul에 갔을 때 기념품 가게에서 엽서로 샀던 <두 명의 프리다>도 보게 되었다 ㅜㅜ

여기 걸려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너무 반가웠음....





리베라 오로스꼬 등등 역시나 당대에 이름 좀 날렸던 사람들 그림이 가득하였고



시케이로스의 그림들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건 갠적으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시케이로스 작품 



그렇게 50개로 멕시코 근현대 미술 정복 ★ 이라고 하기엔 더 알고 싶은 게 많아지는 전시였다

상설전인지 특별전인지 잘 모르겠네 계속 하고 있다면 가보면 좋을 것 같다


*

마지막 전시는 bernard plossu라는 사람의 사진전.



원래 다른 나라 사람이었는데 멕시코가 너무 좋아서 눌러 앉으셨다고 한다...그맘 저도 이해해요...



마지막 기념품점에서까지 디아 델 무에르또 분위기 만끽하고 ^~^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평화로운 공원 풍경



점심을 먹기 위해 공원을 가로질러 본다.

길거리 타코가 먹고 싶었는데 Chapultepec 공원 내 노점들은 정말로 잘 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식당들은 한데 모여 있었고 죄다 비쌌다 

^ㅠ^



그래서 맛없는 또르띠야를 약 40페소에 먹음

슬프니까 콜라는 큰 걸로 시킨다...



는 맛없다면서 다 먹음


*

그렇게 오전의 빡센 박물관+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긴팔 긴바지를 장착하고 낮잠을 자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은 어느덧 저녁때. 2014년의 10월 31일이 부지런히 저물고 있었다.



해가 진 레포르마 거리. El universal 건물이 보이는 이 풍경이 너무 좋아

suites D.F 호스텔과 함께 내가 멕시코 시티에서 가장 자주 봤고, 또 자주 오갔던 길이라 그런지 5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다.



혁명광장 앞의 국기들도



큼직큼직한 빌딩들도



뜬금없는 자유의 여신상 스티커는 뭐였을까



딱히 이 시간에 하고 싶은 건 없었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 잔 해야지 하며 걸음을 옮겼다



모-단한 멕시코시티 스타벅스 최고다....(by 케레타로 촌사람)



추억의 G2와 2달 내내 읽고 있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함께....따순 아메리카노를 홀짝홀짝 마시며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이날 호스텔에서 할로원 파티가 있다고 해서 8시에 딱 맞춰 들어갔다


*

그런데 미칔ㅋㅋㅋㅋㅋ파티라는게 너무 멕시코 방식이었던 것이닼ㅋㅋㅋㅋㅋㅋ 멕시코 해골 분장을 하고 다같이 노는 것이었던 것...쎄씨 아주머니가 내 얼굴에도 온갖 흰색 검은색 칠과 금색 반짝이 그림을 그려 주셨는데 굳이 여기 올리진 않겠다 ◕̀◡◕́  그리하여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에서 왔다는 40명의 단체손님들과 신나게 놀았다. 알고 보니 대학생들이었는데 교수님과 D.F로 체험학습을 왔다고 한다. 전날엔 이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약간 짜증도 났었는데 막상 얼굴을 보니 또래여서 반갑고 좋았다.



지투레기 화질 무엇?

암튼 신나서 애들이랑 혁명 광장으로 나가서 놀다가 돌아와서 꿀잠을 자는 걸로...멕시코에서의 할로윈 밤은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