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 아라시야마 (1) 도게츠교, 아라비아카 커피
계속해서 2017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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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키 시장 근처의 가라스마 역에서 한큐선을 타고 아라시야마로 간다.
한 손엔 사바스시, 다른 한 손엔 두유도넛을 든 푸드파이터 커플...
간사이 공항에서부터 쭉 느낀 것이지만, 일본은 어찌 이리 강이 많은지요
가쓰라 역에서 환승. 자그마하고 주변에 별 것 없는 것 같은 역 하나 하나도 왠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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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정거장을 더 지나 빠르게 아라시야마에 도착
내리자마자 사방에서 한국말이 들려서 순간 여기가 교토의 아라시야마인지 한국의 어드메인지 헷갈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탁 트인 예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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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는 사실 6년 전 내가 교토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에게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그때의 우리가 안 갔었던 것 뿐이었나....여행 계획을 내가 짠 게 아니다 보니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음. 다만 언제부턴가 '교토'하면 무조건 '아라시야마'인 느낌이었고,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찾아본 블로그들에도 아라시야마의 모습이 얼매나 멋지게 담겨 있던지. 여긴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첫날의 피곤한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밀어넣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 아라시야마에 오기 위해 교토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되어 버림.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다는데, 12월 말인 이날까지도 곳곳에 늦은 단풍들이 가득했다.
지도를 눌러 놓은 물건들조차 특별하다. 돌과 대나무라니 아라시야마 그 자체인 듯.
이때부터 이미 내 마음 속에서 갓라시야마 칭호를 얻어 버림....
도게츠교 쪽으로 가는 길에 미리 만난 자그마한 다리. 서쪽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산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일본 와서 강 / 시냇가 / 개울 / 내 천 / 기타 등등.....에 진심이 되어가는 듯 함
본격 관광객같은 사진 한 장 찍고 도게츠교가 있는 쪽으로 좀 더 올라가본다
아까의 그 작은 다리를 건너면 요로케 강 안의 섬 같은 곳이 있고
그곳에서 드디어 만난 도게츠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컸고, 길었고, 주변의 풍경과 신기하게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 아라시야마는 과거 교토 귀족들의 별장으로 유명했다던데 과연 이런 풍경을 가만히 두기는 아까웠을 것 같다.
사진으로 또 봐도 너무너무 그립네ㅠㅠ 물론 강의 공기와 바람은 매우 찼다.
목적지는 오직 강 건너편의 %아라비아카 커피....
차와 사람들이 잔뜩 오가는 복잡한 다리였지만, 눈을 돌려 오른편을 보면 이렇게!
왼편을 보면 또 이렇게....!
저멀리 보이는 크레인은 무얼 짓기 위한 거였는지 궁금했다. 왠지 리조트 같은 삘이었는데 안 그래도 복작복작했던 아라시야마가 조금 더 사람들로 붐비게 되겠구나
돌아와서 지도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이 강의 이름이 우리가 환승을 했던 역의 이름과 같은 '가쓰라'였다 호엥 신기해
그리고 가쓰라 강과 카모 강이 만나는 지점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오사카와 바다가 나옴 넘나 신기 지도 보는거 꿀잼
행복해서 오만 걸 다 찍고 다니는 중
10월, 11월, 12월 매달 일본을 오는 중인데 역시나 동짓날 즈음의 해는 더 빨리 지더라.
아직 두시 반 정도밖에 안 된 시간이었는데 체감 시간은 오후 네다섯시. 회사였으면 아직 세시의 뮤직타임도 안 되었을 시간이잖아!! 하며 만족감을 느껴본다,,
한국은 해가 중천일텐데 여긴 벌써 산 너머로 넘어갈지 말지 하고 있으니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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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걸음을 재촉하여 아라비아카 커피로 가봄
힙해버린 외관
퍼센트 커피 혹은 응커피.. 매장은 매우 좁고 기다리는 사람은 많다 보니 가게 바깥으로 줄을 쭉 서 있었다.
이날은 평소보다 줄이 덜 긴 편이라고 함 덜덜
10분 정도 기다려서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리코의 특기를 십분 발휘하여 내부 사진 찍는 중
찍는중 (2)
사람 매우 바글바글하여 가게 안에서 카모강 따윈 보이지 않음
카운터 겸 조리공간(?)에는 잘생쁜 종업원 언니오빠들이 빛의 속도로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라떼아트를 얼매나 기계처럼 빨리 만드시는지 로봇인 줄....
요렇게 가쓰라 강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었다. 30분에 천 엔....네명 이상이 오면 이용해 볼만하겠지만 쩝'ㅅ'
우리의 번호표 니쥬하치방
기다리는 동안 할 건 없으니 사진을 찍어보자
원두 담긴 봉지도 한가득. 많이들 사 가는 모양이고 나도 집에 커피머신이 있긴 하지만.... 안 내려먹을 걸 잘 알기에.....
기다림 끝에 예쁜 라떼 두 잔을 받아서 바깥으로 나왔다.
강이 보이는 곳에 앉아서 먹기로 했다
저 정성스럽고 귀여운 라떼 아트를 파.괘.하지 않고 밖까지 들고 나오느라 매우 고생스러웠음
도게츠교를 보며 라떼를 홀짝홀짝 하고 있자니 교토부 귀족이 따로 업스므니다....
아까보다 더 길어진 줄을 바라보며 비열한 만족감 느끼는 중이다
그래고 %아라비아카의 라떼는.... 사실 그냥 분위기로 먹는 가게이겠지 하고 별 기대를 안 했는데 꽤 맛있었음.
일본 와서 라떼 4872461번 정도 먹은 것 같은데 제일 괜찮았다. 블루보틀보다도 좋았음.
거렁뱅이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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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빠르게 라떼를 클리어하고, 교토 시내에서부터 힘겹게 옮겨 온 두유 도넛도 몽땅 클리어. 조금이나마 가벼워진 두 손으로 아라시야마에 왔으면 꼭 봐야 한다는 치쿠린 대나무숲과 텐류지로 향해본당 투비컨ㅌ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