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4일
드디어 이 날이 왔구나 집에 가는 날 8ㅅ8
아쉬우면서도 빨리 돌아가고픈 묘한 기분. 오랜만의 혼여는 너무 힘들었고 말도 잘 안 통했던 일본이었기에 피로는 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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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고 싶었던 건 단 하나... 시부야 로프트에 한 번 더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져온 현금이 똑 떨어져 버렸네요? 시부야까지 가는 지하철을 왕복으로 탈 돈이 . . 없네 . . 천엔 뽑자고 수수료를 몇백엔씩 낼 수도 없고... 수중에 얼마 안 남은 현금을 로프트 가는데 써버린다면 가족들+친구들 줄 기념품도 못 사고, 뭣보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도 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말인 즉슨 공항에 못 간다는 소리입니다. 내가 아무리 즉흥적인 인간이지만 사리분별은 해야 하지 않겄니
그래서 로프트 포기하고 그냥 늦잠 잤다. 덩달아 늦어진 체크아웃까지 간신히 시간 맞춰서 하고는 밖으로 나온다.
결국 마지막 방문지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방문할 수 있는 센쇼지가 되었다. 첫날 피곤해서 제대로 못봤던 나카미세도리를 샅샅이 훑으며 기념품 쇼핑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네요? 왜 제가 갈 때 이러시죠 도쿄놈아?
첫날의 그때 그 거리 맞냐
다 좋은데 날이 좋으니 햇빛이 뜨거워져 힘들었기 때문에, 선물용 기념품 몇 개만 빠르게 사서 나왔다. 전병이나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뭐 그런 것들 먹고는 싶었는데 돈도 없고 그랬어용^_^ 현금 거지는 울어야지
나오는 길에 본 카미나리몬
이런 것도 있구나? 자세히 본 게 이 때가 처음이네. 나 아사쿠사에서 6박 한 사람 맞냐
쇼핑을 워낙 후다다다다다닥 끝냈더니 10시 반밖에 되지 않았고. 마음의 고향 스타벅스에서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본 유카타 대여점. 나도 나중에 누군가랑 함께 센쇼지에 온다면 입고 다닐래 흑흑
도착한 아사쿠사 스타벅스! 도쿄컵 예쁘면 사갈까 했는데 별로네
창가 러버는 오늘도 창가에 자리를 잡습니다
주문 받는 점원분이 넘 친절하고 귀여우셔서 기분 좋았는데, 이런 그림까지 그려주셔서 기분 최고 우주 최고
그렇게 눈누난나 시간 보내고. 점심은 현금 없으니 카드 되는 데로 가야지~ VISA 붙어 있는 곳으로 가야지~ 하며 길을 나서려 하는 순간
응?
아닠ㅋㅋㅋ호스텔에 우산 버리고 왔는데ㅠㅠㅠ
소나기가 아닐까, 금방 그치지 않을까 하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스타벅스로 돌아와서 테라스 자리에 슬쩍 앉았다. 하지만 이 비는 30분이 넘도록 그치지 않는 것이었다. 하아 내 점심 먹을 피같은 시간이.... 결국 1시간 동안 스벅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다 보니 점심 먹을 시간 따위는 사라져 버림 ^^
심지어 숙소에 짐 찾으러 가야 하는 최후의 시간이 다 되어서까지 비는 자비 없이 퍼부었다.
어쩔 수 없이 숙소까지는 분노의 러닝 인 더 레인을 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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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레한 몰골로 숙소로 돌아가니 점원 언니가 화들짝 놀라며 호스텔 우산 빌려주셨다.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8ㅅ8 제가 오늘 아침에 여기 우산 하나 버리고 가서 그거 챙기면 되는데.....8ㅅ8 라고 말하기 귀찮았으므로 냉큼 받아서 나왔습니다 헤헤.
그렇게 한 손엔 우산 한 손엔 두배로 무거워진 캐리어를 돌돌 끌고 나오자 정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쳐버리는 게 아니겠니? 캐리어를 끌고 겨우겨우 지하철 타는 곳까지 가는데 안에 계단밖에 없어서 또 매우 고생. 이때 팔에 알 대단히 배겨서 일주일 동안 고통받았다.
하아앗 힘들다 인생아 저한테 왜 ㅇ러세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방 내렸던 폭우때문에 전철이 지연되고^0^ 있었당^0^ 10분만 기다리면 되었던 것을 30분 넘게 기다려서 겨우 탑승하였다. 왜 마지막 날에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ㅠㅠ
나리타 익스프레스에서 본 창밖. 정말 이러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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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무사히 또 감사히 공항 도착. 제주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어설픈 한국말로 체크인을 도와주신 승무원 분이 넘 귀여웠던 게 기억에 남네
3터미널 도착해서 면세점 구경옴
면세점까지 토토로라니 그래 내가 졌다 그치만 귀여워서 또 사진 찍었다 패배했다
3터미널이 워낙 작고 몇몇 저가항공 비행기들 말고는 뜨지 않는 터미널이기도 하고....그래서 면세점도 아주 작고 뭘 사먹을만한 곳도 없었다.
그래도 알차게 도쿄바나나랑 로이스랑 고양이 인형(또..) 삼
히요코 사오고 싶었는데 비싸더라 힝
못 먹은 점심은 카페베네에서 샌드위치로 보충. 아니 이런 곳에 웬 카페베네? 그 와중에 맛없었다 흑
내가 탈 비행기
수중에 남은 엔화를 쓰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자판기를 발견! 5엔 투입은 안 된다고 해서 아까 그 카페베네로 가서 10엔으로 바꿔오기까지 했다 의지의 한국인 그게 바로 접니다
사투 끝에 받아든 130엔짜리 치즈케잌. 10엔은 제가 기념품으로 잘 갖겠습ㄴ디ㅏ
그러고 보니 미처 환불하지 못했던 PASMO 보증금이 남아 있었는데, 올해 도쿄 여행할 때 잘 써야지
게이트 와서 보딩 기다리며 치즈케잌을 까먹기 시작했는데 증말 꿀맛! 도쿄에서의 마지막 먹부림까지 행복해 ㅠㅠ
어느덧 탑승완료~
또 보자 토오쿄오
도착은 순식간
집까지는 지하철 탈 힘이 안나서 리무진 탔는데 너무 오래걸려섴ㅋㅋㅋㅎㅋㅎ힘들었다 다음엔 그냥 눈 딱 감고 공항철도를 타자
이렇게 김귤희의 험난한 첫 도쿄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