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2016 東京, 横浜, 江島

여섯째날 : 가마쿠라코쿄마에~에노시마

만만다린 2017. 10. 8. 21:37

 

계속해서 2016년 8월 23일

 

*

에구 아무것도 모르고 가마쿠라 왔지만 생각보다 볼 게 많쟈너?!

가마쿠라 역, 하세 대불상에 이어 세 번째로 들러본 곳은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와 유명해진 가마쿠라코코마에 역의 철길과 횡단보도(....)였다.

 

 

사실 슬램덩크는 만화책으로 5권 정도만 봤었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굳이 여기 내린 이유는 나 스스로도 설명을 잘 못하겠네^_^

그렇게 머글 김귤희는 슬램덩크 더쿠들의 행렬에 끼어들게 되는데..

 

 

그 행렬은 무려 이렇다 좀비처럼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잘은 모르지만 바다는 아름답네예

 

 

성지순례란 무슨 의미일까요 , ,

 

 

정말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횡단보도에 오손도손 모여 에노덴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저 밀짚 페도라의 여성분은 10분 내내 저곳에 서서 포즈를 잡고 서 계셨던 것

문화 콘텐츠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하고 있었는데

 

 

점점 차단기가 내려가더니 (사람들 이때 대박 환호해서 나 빵터졌다)

 

 

에노덴이 들어온다!!!!! (감격)(환호)

 

 

여기저기서 셔터 소리 들리고 난리도 아니었음ㅋㅋㅋㅋ축제다 축제~~

 

그리고 열차가 지나가자마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이 역으로 돌아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즐거운 경험 하셨길 바라며...

 

*

그렇게 호다닥 가마쿠라코코마에에서의 목표를 달성하고, 네번째 행선지인 에노시마 섬으로 간다!

 

 

내리자마자 털옷 입은 참새들이 반겨줌

 

 

에구 귀여워라

무심코 시계를 보니 오후 4시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나 아직 돌아다니느라 점심도 안 먹었다구욧

 

 

섬 안으로 들어가면 먹을 게 있겄지 하며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간다.

들어가는 사람보다 나오는 사람이 더 많은 걸 보니 정말 해질 때가 다 되었긴 했나봐 ㅠㅠ 아이고 힘들다..

 

 

담쟁이에 덮여버린 건물도 보고

 

 

 

무슨 말인지 모를 안내판도 택시도 신기하고

 

 

로쏜도 반갑고

 

 

자전거를 탈 줄 알았다면 어디서 빌려서 쌩쌩 달렸을텐데 힝

 

*

에노시마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섬이지만.... 이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그럼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이자 에노시마 역이 위치한 이 곳의 이름은 뭐지? 이곳은 섬이 아닌가? 하며 혼란에 빠졌지만 그걸 생각하기엔 지금 탄수화물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잡생각을 줄이고 빨리빨리 걸어서 에노시마에 당도하도록 합시다.

 

 

섬으로 가기 위해 통과하는 다리

 

이 다리는 아주 길었고. 나는 계속해서 '하루종일 뭘 하느라 벌써 네시가 되었나'를 생각하며 타박타박 걷고 있었다. 

오후의 바닷바람이 사정없이 머리카락을 흩뜨려 놓고 지나갔다. 여행 여섯째 날....어쩌면.....이젠 진짜 지친 걸까......오늘만 벌써 이 동네에 와서 몇 군데나 돌아다닌 거시여....저멀리 보이는 섬의 오밀조밀한 풍경에도 불구하고 별로 그곳에 대한 궁금함은 없었다. 다만 늦은 점심을 먹을 곳을 열렬히 폰으로 검색하며 걷고 걸었을 뿐. 

 

그러다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시라스동 파는 집이 에노시마 안쪽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스즈가 흡입했던 시라스동이요?ㅠㅠㅠ 어서 가서 잔멸치로 맨든 덮밥이 얼마나 무미건조한 맛일지 빨리 체험해 보고 싶어졌다.

 

 

청춘이여

 

 

바다는 그냥 서해안 바닷물 색

 

 

그리고 섬에 가까워오자 인파가 어마어마해졌다. 아 시바 할말을 잃었읍니다

 

 

올라가는 길..아니 이게 뭐야...

 

 

정녕 이것이 무엇입니까....? 여기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였던 것이애오...? ㅠㅠ

 

 

오르막길 초입의 고양이가 귀엽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냥 지쳐서 돌아갔을 것임

 

 

후 사진만 봐도 사람이 그득그득하네

 

이 작은 섬엔 온통 관광객들 뿐인 걸까. 날씨도 넘나 후텁지근하고 금세 숙소가 그리워졌지만.. 위에 올라가면 시라스동이 있다 ㅠㅠ 하며 스스로를 고문한 결과

 

 

간신히 첫 번째 신사의 입구에 도착!

 

에노시마에는 총 3개의 신사가 있다. 잘 닦여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어휴 근데 이 미친 오르막길 계단 뭐냐구요ㅋㅋㅋㅋㅋㅋㅋ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였는지,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여행 막바지라 돈이 없어 그냥 걷기로 했답니다^*^

 

 

힘내라 나..돈이 딸리면 몸이 고생

 

 

ㅎㅇㅁㅇㅋ항ㅋ 힘들다 이놈들아ㅠㅠ 하며 첫 번째 신사에 도착!

 

 

보람 대단하였다

 

 

길인데 왜 묶어놓고 가냐 바버들아ㅠㅠ 운 그렇게 쓸거면 저 주세요

 

 

두 번째 신사로 바로 출발해본다. 에노시마를 꼼꼼히 둘러보기엔 해가 질까봐 두려웠어;ㅅ;

높이 올라온 보람이 있는 풍경도 빼꼼하게 보고

 

 

고양이도 또 봤다. 에노시마에 고양이 왜 이렇게 많은지요?

애기들이 5명이나 빙 둘러앉아 고양이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조물락조물락 하고 있었는데 너무 괴롭히지 말아라 얘두라 ㅠㅠ 그치만 예쁨 받는다는 증거니까 뭐..... 내가 지금 고양이 팔자 걱정할 상태인가 ㅎ긓

 

 

높이 올라오니 비로소 보이는 에노시마의 예쁨. 꽤 큰 규모의 어촌 마을이었구나 여기

 

 

가다 보니 금방 만난 두 번째 신사. 역시나 빨강빨강한 경내

 

 

곧바로 지나 다음 신사로 간다. 아구 지쳐

옛날 사진관도 스쳐 지나가봄. 에노시마의 옛 모습들이 가득가득 걸려있겠지

 

 

섬 안쪽엔 요론 전망대도 있다. 굳이 들어가보고 싶진 않았지만 일본 청춘들이 데이트하기 좋아 보였다

 

 

타코센베 먹겠다고 사람들 대단히 줄 서 있었고

 

 

그걸 지나니 이런 한적한 골목이 나와서 심신이 안정됨을 느낌

 

 

오래된 집들도 몇 채 지난다. 어쩐지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은 을씨년스러운 집들

 

그렇게 제법 깊숙한 섬 안쪽으로 들어가자, 앞쪽의 전날 몰아친 태풍으로 길 곳곳에 풀과 잡초들이 뿌리뽑힌 채 나뒹굴고 있었다

아...입구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인적이 드문드문해진 외딴 길 위에서 배가 고프고 조금은 춥고 졸음까지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라스동 파는 데는 어디 있냐구욧 ㅠㅠ 에노시마에는 길이라고는 섬을 따라 빙 도는 산책로 하나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딥니까...하다가 겨우 식당을 발견했다.

 

 

워후 비쥬얼

 

예상대로 이 시간대에 손님이라곤 나 뿐이었으며. 태풍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해 생멸치를 못 잡아오셨다고 한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찐멸치가 올려진 시라스동을 먹었다. 블로그에서 보니 시라스동은 아무 맛도 없는 맛이라고 했는데 ,정말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아주 희미하게 고소한(..?) 멸치맛에 노오란 치자소스 그리고 간장이 버무려진 맛이었다. 아아. 이 음식은 애초에 탱글한 회멸치의 식감 하나로 먹는 음식이구나! 그런데 그 식감이 내 덮밥에는 아리마셍! ^_ㅠㅠㅠㅠ 

 

(뭐 그래도 괜찮은 맛이었다. 다음엔 먹지 않을거지만.....먹어본 것에 의의를....)

 

 

다만 창밖을 보며 먹었다는 것. 그것은 아주 좋았읍니다

 

 

외관

 

이제 다시 입구로 돌아가볼까 하다가 그래도 산책로 끝나는 데까지는 가봐야지 하며 다시 충실히 걷기 시작함. 가끔 나는 내 인내심에 대단히 놀라곤 해ㅠ_^

 

 

세 번째 신사! 역시나 잰걸음으로 쇼쇽 지나침

 

 

세 번째 신사를 지나자 이런 내리막 계단이 나왔고, 여길 지나면 해안 산책로가 나왔다. 두근두근

 

 

오와~~

 

 

와아아

 

 

와앜..와앙...

 

 

바다다 바다으아아아 근데

 

 

산책로는 통제되어 있었다. 왜냐면

 

 

바람이 이따위로 분다곸ㅋㅋㅋㅋ큐ㅠ미친듯이 불어..살려주세요 제 목숨은 소중하다구욧

사진으로 보니 억울할 정도로 평화롭네. 암튼 이 쯤에서 섬을 빠져나와야 무사히 도쿄로 돌아오겠구나 싶어서 돌아와 본다

 

 

돌아오는 길에 또 고양이 봐서 소소한 기쁨

 

 

아까 배고프고 지친 상태에선 잘 몰랐는데 나름 예쁜 가게들 많네

 

 

섬을 빠져나올 땐 해가 지고 있었다

 

 

시들시들한 메리골드

 

*

에노시마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다닥 산책로 따라 영혼 없이 걷다가 왔는데, 사실 큰 감흥을 주는 곳은 아니었음. 경험한 여행지가 늘고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겪을 수 있는 감정의 높낮이가 줄어든다는 건 약간은 슬프다..

 

 

그 와중에 역으로 돌아가는 길 까먹음. 알차게 헤맸다

 

 

엄청 큰 시바견 댕댕이가 나를 반겨주어 그나마 위안이 됨

 

 

아구 예뻐

 

 

무사히 역에 돌아왔다 흑흑 고생했어 나야 이제 도쿄로 돌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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